고의서산책(571) - 「瘍醫微」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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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71) - 「瘍醫微」 ①
  • 승인 2013.01.3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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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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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瘍醫의 남겨진 微蘊

 

◇「양의미」

외과술의 시원은 周代의 治政제도를 기록한『周禮』春官편에서 찾을 수 있다. 의사의 종류를 말하는 대목에서 食醫, 疾醫, 獸醫와 함께 瘍醫를 의사의 주요 직능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일반 내과질환을 다루었던 질의를 제외하곤 모두 오늘날 한의학 영역에서 잊혀졌거나 다루고 있지 않는 분야이다.

 

이렇듯 고대로부터 牛馬를 비롯한 동물 치료와 외과적 처치법을 다루는 양의를 엄연히 구분해 왔던 것으로 보아 요즈음 드라마에서 병든 말을 치료하다가 뛰어난 외과술로 사람을 다루는 외과의로 입신하는 주인공 백광현의 휴먼스토리는 다분히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더할 나위없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은 1836년에 申耆永이 지었는데, 그는 원저자인 李宜春이 남긴 경험비방 수십 조문이 집안에 남아 있어 이것을 토대로 책을 엮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문에 밝힌 연유를 살펴보니 그의 돌아가신 할아버지[王考]가 왕명을 받들어 湖西지방의 안렴사로 내려가 무더운 날씨에 일을 재촉하다가 그만 병을 얻은 나머지, 담음이 가득 차고 疽가 생겨 고름이 가득 차 오랫동안 낫지 않았고 여러 의사들이 위험하다고 여겨 자리를 피하였다.

이에 수소문 끝에 連山 땅에 살던 李宜春이란 의원을 불러 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는 진맥을 하기도 전에 그 병의 원인과 증상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보고선 마침내 이에 따라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약을 만들어 주니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게 없었다. 그득 찼던 담이 가라앉고 옹저에서 흘러나오던 진물이 癒合되어 위험했던 증상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되었다.

이로부터 그의 이름이 점차 알려져 여러 사대부가에 推薦을 받았으며, 드디어는 순조 갑술년(1814, 순조14) 부름을 받고 대궐에 들어가 임금의 병을 낫게 하고 魯城(지금의 논산)의 邑宰가 되어 내려오니 세간에 그의 명성이 자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나이가 이미 노경에 접어든지라 십여 년 동안 불과 여섯 고을의 수령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그치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의 의술이 뛰어남을 아쉬워했으며, 그의 술법이 전하지 않음을 한스럽게 여기었다. 신기영은 자신의 조부가 호서에서 얻은 병을 치료해준 이의춘과의 인연으로 그의 여러 외과방을 집안에 간직하게 되었으며, 그의 사후 그가 남긴 치료법을 수집하고 여기에 약간의 새로운 처방들을 덧붙여 이 책을 꾸미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영은 서문의 말미에서 이의춘이 남긴 여러 처방 가운데서도 특히 攻瘍 즉, 외과 치료방이 더욱 탁월하게 神異하다고 감탄하였다.

결국 이 책에는 이의춘의 치료법과 기이한 처방이 담겨져 있지만, 실제 책을 꾸민 편자는 서문을 지은 신기영 자신인 것이다. 본문의 첫머리에도 그의 당호인 ‘謂矣齋 編’이라 기재되어 있어 이 책이 엮어지게 된 사연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발굴하여 자신의 저서인 『조선의서지』에 소개한 三木榮이 ‘李宜春 撰, 申耆永 編’이라고 적은 표현이 비교적 적합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간행된 판본은 알려진 바 없으며, 일제강점기 한국에 머무르며 조선의학사를 연구했던 三木榮이 수집한 寫本만이 전해지고 있다. 본서는 총 3권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권1에는 癰疽, 內癰, , 乳癰, 背疽, 腦疽, 疽, 권2에는 咽喉, 繭脣, 眼瘡, 耳風毒, 鼻痔, 面腫, 頭瘡, 甲疽, 臍癰, 鶴膝風, 瘡, 便毒, 疽, 遊丹, 結核, 瘤, 권3에는 痔漏, 臟毒, 懸癰, 陰囊毒, 陰蝕瘡, 濕瘡, 疥瘡, 癬瘡, 牙疳瘡, 黴瘡, 大麻風, 金瘡, 杖瘡, 凍瘡, 火瘡, 漆瘡, 小兒諸瘡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옹저문은 가장 주력한 분야여서 다시 총론과 消膿, 促膿, 自潰, 開刀, 揷 , 內托, 排膿, 去惡, 洗法, 生肌, 合瘡, 蟲骨, 雜證, 禁忌 등으로 세분되어 있다. 다음 호에서 본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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