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차이니즈 조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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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차이니즈 조디악
  • 승인 2013.02.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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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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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사라진 보물을 찾아라

설 연휴가 지나간 영화계에 한동안 명절 극장가의 단골손님으로 군림했던 성룡의 영화가 약간 뒤늦게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친한파 배우로도 널리 알려진 성룡이 직접 우리나라에 와서 영화홍보를 했고, 능숙한 우리말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했다. 필자는 학창시절 성룡의 왕팬이었다. 성룡의 영화가 상영되는 날에는 좌석제가 아니었던 시대였기에 아침에 극장에 가서 3~4번 정도는 기본으로 보고 저녁 때 쯤 집에 돌아올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룡 만의 코믹한 액션 영화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 보내주었던 비타민과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그로부터 거의 3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시기에 만난 성룡의 ‘차이니즈 조디악’은 예전 작품과 달리 최첨단의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만의 맨 몸 액션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왠지 모를 아련한 추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국보급 보물을 도난 당한 지 150여 년이 흐른 현재, 전 세계 경매장에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12지신 청동상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모험가이자 보물 사냥꾼 JC(성룡)와 그의 파트너 사이먼(권상우)이 고용된다. 이들은 행방이 묘연한 12지신 청동상 중 나머지 6개의 청동상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가게 된다.

◇출연 : 성룡, 권상우, 리아오 판, 요성동, 장란신
‘차이니즈 조디악’을 보면서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올해 우리 나이로 환갑이 된 성룡이 예전과 변함없는 액션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소개했던 브루스 윌리스의 머리카락이 없어진 것과 비교하면 성룡은 동안임에 틀림없다. 특히 영화 첫 부분에 나오는 온 몸으로 타는 인라인 스케이팅인 ‘버기 롤링’ 장면은 관객들에게 아찔한 긴장감을 부여해주는 영화의 압권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대역 없이 소화한 성룡은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과 무술 감독 등 15가지 역할을 손수 맡으며 작품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는 외세의 침략에 의해 고국의 문화재가 강탈되어 반환되지 못한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물론 주되게 중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이야기까지 언급되는 등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주제를 전하고 있다. 1천억 원의 예산과 7년여의 준비기간, 5개국에서의 촬영 등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의 요소를 갖고 있는 ‘차이니즈 조디악’은 오랫동안 성룡의 코믹 액션을 기다렸던 관객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약간 조잡하고 유치한 장면들이 어이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성룡만의 유머로서 이해하고 본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또한 권상우가 매우 비중 있는 역할로 등장하고, 유승준이 허당 해적으로서 짧지만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나라 제품이 영화 곳곳에 사용되는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우리나라 관객들만의 특별한 재미가 숨어 있다. 그리고 성룡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NG 장면이 엔딩 크레딧 때 나오니 영화가 끝났다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끝까지 감상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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