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아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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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아르고
  • 승인 2013.03.0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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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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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화 제작으로 인질을 구출하라

감독 : 벤 에플렉
출연 : 벤 에플렉, 존 굿맨, 앨런 아킨
매년 2월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많은 스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이 진행되었고, 이 때 수상한 작품들은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3월에 상영되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 역시 3월은 아카데미 수상작 시리즈로 칼럼을 작성하고자 한다. 그 중 첫 번째 작품은 미국 대통령 영부인인 미셀 오바마 여사가 직접 수상자를 호명하여 화제가 되기도 한 영화제에서 가장 큰 상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작품상을 수상한 ‘아르고’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이미 작년 10월 말에 ‘늑대소년’과 함께 개봉하여 크게 흥행하지 못했고, 현재는 DVD로 감상할 수 있다.

1979년, 테헤란에 있는 미 대사관이 성난 시위대에게 점령당하자 6명의 직원들은 캐나다 대사 관저로 은밀히 피신한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작전들이 논의되던 중, CIA의 구출 전문요원 토니 멘데스(벤 에플렉)가 투입된다. 구출작전에 대해 고민하던 토니 멘데스는 자신의 아들이 보고 있던 영화 ‘혹성탈출’에서 힌트를 얻고, ‘아르고’라는 제목의 가짜 SF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를 세워 인질을 구출하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세운다.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협력해 가짜 시나리오를 만들고 배우를 캐스팅해 기자 회견까지 여는 치밀함으로 전 세계를 감쪽같이 속인 그는 로케이션 장소 헌팅이라는 명목으로 테헤란에 잠입하고 인질들과 함께 감독, 제작자, 제작 지휘, 로케이션 매니저, 시나리오 작가, 카메라맨, 미술 감독으로 위장한다.

배우이기도 한 벤 에플렉의 2번째 연출작인 ‘아르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1979년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호메이니 정권으로 변화되던 혼란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때 팔레비는 미국으로 망명을 했고, 이에 분노한 이란 사람들이 미국에 항의하기 위해 인질 사건을 벌였다.

그래서 정치적인 견해로 이 영화를 보면 이란의 입장은 완전 무시하고 철저하게 미국의 시각으로만 그려진 작품이라 혹평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영화적으로만 본다면 긴장감 충만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초반에는 다큐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실화임을 강조하다보니 약간 지루함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의 백미는 가짜 영화를 만드는 작업부터 후반에 등장하는 공항 탈출 장면이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다가 가슴이 콩닥거려서 미리 결말을 알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으며, 아카데미 편집상을 받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엔드 크레딧을 유심히 보면 실제 인물들과 캐스팅 배우들이 거의 닮았다는 점과 당시 실제 사건의 모습 등을 비슷하게 연출한 부분을 비교하고 있으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가짜 영화 제작으로 인질을 구출하라’는 작전 자체가 영화 속에나 등장했을 법한 소재인데 실제 30년 동안 비밀문서로 존재했던 CIA의 작전이었던 ‘아르고’는 디지털 최첨단의 작전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아날로그 작전을 통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 탈출 장면이 너무 긴박한 나머지 실제 사람들이 심장마비에 걸리지 않았을까라고 걱정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영화와 달리 매우 순조로웠으며, 가짜 영화를 만드는 것 외의 이야기는 픽션이 가미되어 있다고 한다.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예술작품상, 각본상, 편집상을 수상했으며,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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