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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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링컨」
  • 승인 2013.03.1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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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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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가 전쟁인가…세계를 바꾼 위대한 선택

2013년 2월 25일, 대한민국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이끌어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대통령이기에 국민으로서 많은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시작은 녹록지 않아 현재에도 여야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야 관계자들이 ‘링컨’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을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대통령 취임식과 같은 날 진행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 다니엘 데이 루이스, 샐리 필드, 토미 리 존스, 조셉 고든-레빗
미연방 역사상 가장 아픈 상처로 기억될 남북전쟁. 그 사이에 노예제도가 있었다. 모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 링컨(다니엘 데이 루이스)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 노예제 폐지 역시 물거품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전쟁 종결 이전에 헌법 13조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하지만 수정안 통과까지 20표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남부군으로부터 평화제의가 들어온다. 수많은 젊은 장병들의 목숨과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류의 자유를 포기할 수 없는 링컨은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위대한 결단을 하게 된다.

링컨은 우리에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게티스버그 연설로 유명한 미국의 16대 대통령이다. 영화 ‘링컨’은 제목 그대로 링컨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결코 그의 생애를 다루는 전기 영화가 아닌 링컨이 피격 당하기 4달 전 노예제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을 주되게 담고 있다. 마치 현대인들에게 정치가 무엇이며,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고자 역사적 인물을 활용한 듯 당시 링컨 대통령의 고뇌와 그가 처했던 상황은 현재와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링컨 대통령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은 의외다. 노예제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기에 반대표를 던질만한 의원들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방법이 그려지는데 우리가 예상했던 방식이 아니기에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진다. 아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링컨 대통령의 방식대로 자신의 뜻에 반한 사람들과도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음을 역사적 사실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링컨 대통령의 부인이 왜 세계 4대 악처 중의 한 명이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과 공화당의 급진파 의원으로 출연하는 토미 리 존스의 역할 또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노예제가 폐지된 후 그가 한 행동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물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3번이나 수상하면서 대기록을 세운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이다. 마치 실제 링컨 대통령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행동 모두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2시간 3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과 전체적으로 느린 진행으로 인해 지루한 편이다. 물론 중반 이후부터는 좀 나아지긴 하지만 단순히 영화적 재미만을 느끼기 위해 영화를 봐서는 안 된다. 현재 흑인 대통령이 통치하는 미국에서 링컨이 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영화이자, 오랜만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심오한 연출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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