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82) - 「理傷續斷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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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82) - 「理傷續斷方」
  • 승인 2013.04.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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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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類聚시대 外傷의 범주, 折傷

역대 의학문헌에서 외상을 지칭하는 명칭은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 「醫方類聚」에는 ‘折傷’, 「鄕藥集成方」은 ‘折傷跌撲’, 「醫林撮要」는 ‘傷損’, 「東醫寶鑑」은 ‘諸傷’이라 칭하고 있다. 또 근대 중국의학에서는 ‘傷科’라고 부르고 있다. 위에서 보듯이 세종조에 편찬한 「의방유취」와 「향약집성방」에서는 공통적으로 折傷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의림촬요」와 「동의보감」에는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어 외상에 대한 개념과 범주가 시대에 따라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도장수록 「이상속단방」

예컨대, 「의림촬요」의 경우에는 「傷損門」 이후에 「金瘡」, 「箭鏃入骨方」, 「竹木鍼刺入肉方」, 「杖瘡」 등의 병문이 이어지고 있어 외상 관련 내용들이 세분화되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상손’은 절상에 비해 외상에 해당하는 몇 가지 부류가 제외되어 다소 좁은 범위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대비해 「동의보감」 제상문은 오히려 ‘諸蟲傷’까지 포괄하고 있어 ‘傷損’보다 범위가 넓혀져 있다.

그러므로 이상의 견해를 통해 유취시대에 외부의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서 발생하는 신체의 국부적 손상을 의미하는 질병으로서 외상에 해당하는 전통의학 질병명으로 ‘折傷’이라는 용어가 통용되었으며, 그 대략적인 범주를 파악해 볼 수 있었다. 연전에 발표된 「理傷續斷方」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방유취」에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친 것, 칼과 같이 날카로운 것에 베이거나 복부에 손상을 받아 내장이 빠져나온 것, 골절이나 삔 것 등 현대에 이르러서는 창상, 골절, 염좌라고 부르는 외상 질환들이 折傷門에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사라진 외과의서이자 최초의 절상 전문서적으로 알려진 「이상속단방」이 「의방유취」 절상문에 집중 인용되어 있는데, 원본은 이미 망실된 지 오래되어 전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여기 실려 있는 내용이 매우 소중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원작은 당나라 藺道人이란 의인에 의해 841~846년간에 저술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상당 부분 내용이 변형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시대별로 안배된 「의방유취」의 인용원칙을 고려하면 「이상속단방」을 明代에 간행된 서적으로 인식하고 있어 여러 차례 개변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전하는 正統道藏본이나 홍무연간에 나온 판본에 비해 「의방유취」에 담겨진 인용내용들이 변형이 가해지기 이전의 가장 오래된 원래 모습을 담고 있어서 문헌 가치가 크다. 요즘 발행된 중국판에서는 이런 점을 참고하지 않아 이 책의 본래 특성이 온전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의방유취에는 타 판본과 비교하여 특기할 만한 사항이 있다. 明代에 간행된 다른 판본에는 절상에 관한 내용만 들어있는데 반해, 여기에는 절상뿐만 아니라 ??瘡과 痔漏에 관한 醫論과 治方도 ‘이상속단방’ 인용문으로 기술되어있다는 점이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상속단방」은 元代에 ‘彭氏口敎’ 혹은 ‘彭氏方’으로 불리며 떠돌던 잔본을 「영류검방」에서 채집하여 수록했고, 그 후 元明間에 누군가 이런 내용을 모아서 제목과 서문을 붙여 책으로 엮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후대 홍무본에서는 치루와 정창에 관한 내용이 「외과집험방」이나 「비전외과방」에 이미 수록되어 있었기에 삭제해 버린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에 「의방유취」는 독자적으로 善本들을 수집하여 철저한 비교와 대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서로 내용이 중복되거나 교차되어 수록된 「外科集驗方」, 「急救仙方」, 「이상속단방」, 「비전외과방」을 구분하여 인용할 수 있었고 이러한 일련의 고문헌 정리작업의 성과로 「이상속단방」의 가장 온전한 모습이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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