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83) - 「理傷續斷方」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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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83) - 「理傷續斷方」 ②
  • 승인 2013.05.0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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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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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外傷치료의 단계별 처치법

지난 주 「이상속단방」을 연재하면서 판본서지와 절상의 개념 범주만을 얘기하고 수록내용에 대한 소개가 미진한 듯해서 한 번 더 기회를 갖기로 하였다. 본문은 크게 「醫治整理補接次第口訣」과 「又治傷損方論」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편의 첫머리에 먼저 醫論을 밝히고 뒤에 처방을 열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상속단방」에 인용된 治傷損方論

전편인 「醫治整理補接次第口訣」의 편명을 풀이해보면 절상의 의료처치에서 뒤틀린 부위의 整復 처리와 (부목 등을)보강하여 接合하는 차례에 대해 요령을 기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의사가 절상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숙지해야할 처치 과정을 순서대로 적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도에 따라 먼저 14단계의 개략적인 치료과정을 서술하고 그 뒤에 구체적인 부위 및 손상 정도에 따른 외치법 및 외용약과 내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절상에 대한 14단계 치료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먼저 끓인 물에 손상부위를 씻는 과정(煎水洗), 2) 손상된 곳을 살피고 재보는 것(相度損處), 3) 당기거나 늘려 펴는 과정(拔伸), 4) 힘써 뼈를 제자리에 밀어 넣는 동작(或用力收入骨), 5) 눌러 바로 잡는 것(捺正), 6) 黑龍散을 써서 소통하는 것, 7) 風流散을 상처에 채워 넣음(塡瘡), 8) 부목을 대고 고정시킴(夾縛), 9) 내복약을 복용시킴(服藥), 10) 다시 한 번 세척함(再洗), 11) 거듭 黑龍散으로 소통시킴, 12) 다시 풍류산을 상처구멍에 채워 넣음(或再用風流散塡瘡口), 13) 다시 부목을 대고 고정시킴(再夾縛), 14) 전에 사용한 탕약을 복용시켜 치료함(前用服藥治之).

「이상속단방」의 절상치료 과정을 살펴보면 이 단계별 치료법이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인데, 위에 열거한 기본적인 순서에 따라 여러 방서에 나온 원인과 부위에 따른 외치법이나 외용약, 내복약을 적절하게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방유취」 편찬자들도 이러한 점을 다른 의서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상속단방」만의 特長이라고 보고 折傷門의 의론부분에 인용했던 것이다.

단계별 절상치료법은 다시 행위특성에 따라 손상된 부위를 씻어내는 洗藥法, 뼈와 근육을 바로잡는 整復法, 적절한 외용약을 바르는 外治法, 탕약으로 조리하는 內服法, 크게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그 의의를 해석해 보자면 첫째, 절상치료에 가장 먼저 洗藥을 사용하였는데, 이 과정은 상처부위를 씻어 소독하는 의미도 있지만, 세약이 주로 ??白 등 祛風하는 약재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상처가 2차 감염되어 파상풍으로 전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둘째, 「이상속단방」에 구사된 외과술은 상당한 수준에 활용도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의방유취」에 이 책이 고스란히 인용되었고 유사한 외치법이 적힌 「영류검방」이 세조 때 재판되는 것으로 보아 조선전기 외과술에 널리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외용약의 경우 내복약에 비해 약미수가 적고, 단방 위주로 치료하고 있는데, 절상치료에 응급을 요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즉 내복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처방을 구사할 수 있었지만 외용약은 효과가 확실하고 신속한 몇 가지만 미리 구비해두고 만일에 대비하여 사용했기 때문이다. 넷째, 내복약은 주로 어혈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四物湯과 乳香·沒藥 등 驅瘀劑를 사용했다. 또 복약시에 술과 함께 먹도록 하였는데, 氣血의 흐름을 빠르게 하여 어혈이 생기는 것을 막고 혈맥을 소통시키고자 사용한 것이다. 이와 같은 치료방식은 후대 「東醫寶鑑」이나 「醫林撮要」에서도 외과치료에 있어 기본적인 틀로 지속되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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