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래포럼 41차토론회] “KCD에 근거, 한방의 미래 새롭게 해석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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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41차토론회] “KCD에 근거, 한방의 미래 새롭게 해석할 필요”
  • 승인 2013.06.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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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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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학의 과제와 도전’ 고흥 세명대 교수 발제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 등 다양한 관점 치열한 논의

미래의  한의사상에 대한 개념설정,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 양방과의 차별성 및 경쟁력 등 한국한의학의 과제와 도전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의학미래포럼(대표 인창식)은 5월 30일 서울역 KTX회의실에서 제41차 토론회를 열고 ‘한국한의학의 과제와 도전’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펼쳤다.

 

발제에 나선 고흥 세명대 한의과대 교수는 “KCD의 도입을 한의학이 현대화되어 범위가 좁아지고 축약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이제 한의학은 KCD에 근거해 한방의 미래를 새롭게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흥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변증’은 한의질병을 설명하는 도구로 이해해야 하며, 질병명이나 증후군처럼 사용하는 것은 중의학으로 새로운 변증시치이고 참고사항”이라며, “한국의 기존 한의학에서 설명이 안 되는 질병은 현대 질병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기존의 한방병명이나 질병의 해석과 이해에 근거해 치료방법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미 KCD가 이런 식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고흥 교수는 이어 “증상 기술방식에서 증후에 대한 발생이 병리적 기전에 근거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표현돼 있지만, 기전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기 보다는 진단명에 따른 관찰기록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증상의 조합을 통한 처방이 아니라, 진단에 근거해 증상에 부합되는 처방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흥 교수는 또 “임상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기초학은 과감히 줄여야 하며, 같은 맥락으로 기초과목에서 필요하다면 임상 운용까지 함께 가르쳐야 할 것”이라며, “향후 기초과목에서는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현대의학과 한의학이 결합된 정의와 진단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흥 교수는 ▲복합성분으로 시너지 효과를 이용해 치료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인가 ▲양방에 비해 한방치료가 우수하다는 이론적 배경 및 임상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가 ▲영양제와 보약의 차이점, 혹은 건기식과 한약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제시하며, “현대의 새로운 약품이나 기기를 한방의 이론에 근거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박종승 충남한의사회 기획이사는 “최근 「임상한의사를 위한 KCD지침서」를 제작함에 있어 전제했던 사항은, 고전용어만을 고집하는 한의사와 그것을 배제하고 양방스타일로 진료하는 한의사 그리고 공통으로 하는 한의사 등 같은 한의사들끼리도 소통이 되지 않는 현실이었다”며, “같은 병을 각각 다른 스타일로 설명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는가, 어느 정도의 표준화로 한의사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환자들에게 신뢰감이 제고될 것이고, 그럼으로써 의료분야에서 한의학의 파이가 좀 더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기획이사는 “여러 파트 중 구조와 기능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구조는 해부학, 기능은 생리학으로서 한의계에서도 해부학과 생리학을 사용하는 분위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은영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최근 4대 중증치료와 관련한 보고서를 준비했는데, 내용 중 ‘적취’라는 용어를 관계당국 공무원들에게 설명하기가 곤란했다”며, “그동안 배워왔던 한의학의 정의를 어떻게 살려내고, 어떻게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전 이사는 “어디를 가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한의계는 표준화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곤하는데, KCD가 활성화돼 표준화가 앞당겨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토론에서는 ‘한의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풀어갔다.

백은경 한미래포럼 전 대표는 “한의학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고 정의하기보다는 의료소비자 관점에서 한의사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정립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재효 원광대 한의과대 교수는 “동의보감으로 경혈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의학의 언어가 현대사회에 부합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며, “이를테면 옛날사람만 볼 수 있는 동의보감이 아니라 현대인이 읽을 수 있는 동의보감으로 재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토론에 참석한 한 한의사는 “이 시대에 한의사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라며, “한의학도 분명 과학이기 때문에 꾸준히 검증해왔지만,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이런 토론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종승 기획이사는 “왜 한의학에 대해 정의를 하고 있을까, 쉽게 접근하면 안될까, 한의사라는 직종자체가 1차 의료에 가장 적합할 수 있는 직종인데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한의학의 용어, 같은 직능인들 간의 소통, 환자와 의료인 간의 신뢰문제 등 1차 의료인이라면 이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인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또 ‘해부생리학이 한의학인가’에 대한 열띤 논쟁도 이어갔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해부생리학은 한의학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지만, 만일 한의학이라고 정의한다면 그 틀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부생리학을 한의학이라고 정의한다면 양방과 결국 똑같아져 한의학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대립되기도 했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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