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임상사례(60) 誤診, 그리고 비염으로 인한 두통에 삼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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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임상사례(60) 誤診, 그리고 비염으로 인한 두통에 삼소음
  • 승인 2013.06.0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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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http://


감기환자를 보려면 준비가 되어야
감기환자와 위장질환 환자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보험한약 몇 가지만 구비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원내에 급성내과질환을 본다는 신호를 곳곳에 둘 필요가 있다. 진료실에는 비경이나 검이경 비내시경 청진기 체온계 설압자 등이 구비돼 있어야 하며, 접수실에는 감기나 위장질환 두통 등에는 보험이 되는 한약제제로 치료한다는 문구가 곳곳에 있어야 한다. 환자가 감기나 비염 증상을 호소할 경우, 문진만으로 처방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편도 비강내 이강내 등을 확인해보고 청진도 하고 vital sign(혈압/맥박수/호흡수/체온)도 체크해야 한다. 처음에는 조금 서툴기도 하고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으나 자꾸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빨라질 것이다.
필자가 병원에 근무할 당시 협진을 통해서 신경외과 교수님 외래에 함께 있었던 적이 있었다. 신경외과 의사는 적당히 증상을 듣고 검사 order를 낼 줄 알았는데, 갖은 증상과 과거력을 다 묻고 온갖 physical examination을 다 하고 차팅을 빽빽하게 마치고 나서야 각종 검사 order를 내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던 적이 있었다.

두통으로 내원하다
2011년 말 평소에 다니던 3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면서 내원했다. 4일 전부터 두통이 시작됐다고 했으며 터질 듯이 아프다고 호소했고, 음식을 먹으면 두통이 시작된다고 했다. 차트를 보니 2010년도 9월과 2011년 2월에도 항암요법으로 인해서 생긴 두통과 소화불량 메슥거림으로 내원해 침치료와 반하백출천마탕 보험한약으로 잘 치료가 됐던 기록이 있어, 이번에도 식체로 인한 두통으로 판단 脾虛濕痰으로 변증을 하고 침치료와 함께 반하백출천마탕 보험한약을 2일분 처방했다. 다음날 내원했는데 두통은 조금 덜한데 어지럽고 속이 조금 쓰리다고 했다. 속이 쓰리다고 해 작약감초탕 보험한약을 처방하고 반하백출천마탕 보험한약과 함께 복용케 하였다. 다음날 다시 내원했는데, 두통이 더 심해졌으며 쥐어짜듯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여전히 뭘 먹으면 두통이 심하다고 했다.

誤診이었다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해서 다시 꼼꼼하게 문진을 했다. 그런데 1주일 전부터 감기로 인해 해열제와 감기약 복용 중이며, 비내시경으로 비강내를 확인해보니 비점막이 충혈돼 있었으며 콧물이 뒤로 넘어가고 누런 가래를 뱉는다고 했다. 그리고 부비동염 과거력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급성비염(혹은 부비동염)으로 인한 두통으로 다시 진단을 내리고 風熱證으로 변증을 해 형개연교탕 보험한약을 처방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여환의 경우, 위장 기능이 약해서 소화도 잘 안 되고 몸도 허약한 상태라 風寒+虛證으로 판단을 바꾸고 삼소음 보험한약을 2일분 처방했다. 이틀 후에 내원했는데, 두통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 삼소음을 2일분 더 처방했다. 또 이틀 후에 다시 내원해서는 두통은 소실이 됐고 소화가 아직도 조금 안 된다고 해 삼소음을 3일분 더 처방하였으며, 3일 후에 소화도 호전됐다고 해 3일분씩 두 차례 더 처방하고 치료를 종결했다.

誤診 그리고 반성
음식을 먹고 체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두통과 같이 두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으며, 그럴 경우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실수는 항상 기본을 소홀히 하는데서 온다. 상기 여환도 음식을 먹고 두통이 심해진다고 했으며 기존에 두 차례나 그런 경우가 있어, 자세한 문진이나 확인 없이 반하백출천마탕 보험한약을 처방했던 것은 아무런 변명이 필요 없는 실수였다.
이 환자 비염의 경우 콧물이 뒤로 넘어가면서 누런 가래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鼻流濁涕 그래서 風熱로 변증이 된다고 생각이 됐지만, 이전의 글(비류청체와 비류탁체, 보험한약 임상사례 56)에서 볼 수 있듯이 변증은 콧물의 양상만으로 결정지을 수 없다. 그래서 기타 다른 증상과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서 風寒+虛證으로 변증이 돼 삼소음 보험한약을 통해서 호전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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