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침으로 우울증의 증상개선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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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침으로 우울증의 증상개선에 도움
  • 승인 2013.08.0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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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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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73
Qu SS et al. A 6-week randomized controlled trial with 4-week follow-up of acupuncture combined with paroxetine in patients with major depressive disorder. J Psychiatr Res. 2013 Jun;47(6):726-32.


본 논문의 주저자는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남방의과대학 중의학부 소속 연구자이고, 해당 저널은 IF 4.664의 SCI급입니다.

[개요] 주요우울장애(MDD, 이하 우울증)는 전세계적으로 8~20% 유병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정신질환 중 하나입니다. 현재 우울증의 1차 약물치료로 파록세틴, 플록세틴과 같이 ‘SSRI’로 불리는 약물군이 흔히 사용됩니다. SSRI는 과거 사용되던 항우울제의 항콜린성 부작용(변비, 구갈, 시야혼탁, 잔뇨 및 배뇨곤란 등) 및 기립성 저혈압, 졸림 등을 개선한 약물군입니다.

하지만 SSRI 역시 부작용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치료초기에 빈발하는 위장장애, 두통입니다. 보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함께 사용하는 항정신병약물 혹은 항우울제와의 약물상호작용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약 40% 정도의 환자에서 발기 저하, 사정 지연, 성욕 감소 등의 성기능장애가 관찰됩니다.
이 외에도 SSRI 사용에 의해 유도된 불면증도 드물지 않습니다. 여전히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항우울제의 지속적인 복용을 힘들어하며, 수차례 약물 교체에도 적절한 치료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많은 우울증 환자분들이 한방진료기관에 오십니다. 이에 적절한 치료 근거를 지니면서 환자에게 큰 부담 없이 권할 수 있는 한의학적 치료법이 무얼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논문 내용]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파록세틴(이하 PRX) 복용과 침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①PRX 단독군, ②PRX와 일반 침치료(MA) 병행군, ③PRX와 전침치료(EA) 병행군으로 나누어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침치료는 주 3회씩 총 6주간 이루어졌으며, 자침 혈위로 백회, 인당, 풍부, 대추, 풍지, 내관, 삼음교가 선택되었으며, 유침은 총 30분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일반 침치료는 득기감을 위해 30분간 총 2회의 수기법이 행해졌고, 전침치료 역시 자침시 수기법과 더불어 유침시 전기자극(백회-인당, 양 풍지 간; continous wave, 2-100Hz 교대 자극)이 가해졌습니다.

PRX 처방의 경우, 중국 내 환자들에게 널리 쓰이는 방법이 사용됐습니다. PRX를 복용하지 않았던 경우 10mg/day에서 시작해 환자 반응에 따라 일주일 안에 20mg/day까지 증량했습니다. 또한 치료기간 중 증상악화로 판단될 경우 최고 40mg/day까지 증량했습니다. 한달 미만으로 PRX를 기복용한 경우 본래 용량을 유지하였고, 한달 미만으로 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는 PRX로 처방을 변경했습니다. 모든 환자는 침치료 후 4주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환자들은 PRX 복용을 유지하도록 하였고, 이를 어길 경우 분석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타 향정신성 약물의 동시 복용의 경우, PRX와 상호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벤조디아제핀계, 비-벤조디아제핀계 수면제를 누적 14일 미만으로 사용하는 경우만을 허용했습니다.

증상 평가에는 임상가의 판단이 반영된 ‘헤밀턴 우울척도(HAMD-17)’와 환자 본인의 증상 호소가 반영된 ‘자가우울척도(SDS)’가 주 평가지표로 활용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분석해보니, 6주 치료기간 전후로 HAMD-17의 경우 PRX 단독군은 -11.3점의 변화가 있었던 반면, MA 병행군 -14.1점, EA 병행군 -15.7점의 변화가 관찰되어, PRX 단독군에 비해 모든 침치료 병행군에서 보다 유의미한 우울증 증상개선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DS에서도 마찬가지의 경향성이 관찰되었습니다(PRX 단독군 -11.2, MA 병행군 -15.4, EA 병행군 -17.8).

또한 침치료 병행군의 우월한 치료 효과가 침치료 종료 4주 후 추적관찰 시점까지 지속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HAMD-17; PRX 단독군 -13.1, MA 병행군 -14.8, EA 병행군 -17.1. SDS; PRX 단독군 -13.9, MA 병행군 -15.0, EA 병행군 -21.0). 치료에 대한 반응률에서도 유의미한 군간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PRX 단독군의 경우 41.7%에서 적절한 치료반응을 얻었던 반면, MA 병행군은 69.8%, EA 병행군은 69.6%로 PRX 단독군에 비해 높은 치료 반응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6주 치료기간 동안 증상 악화로 PRX 복용량을 5mg/day 이상 늘린 환자 비율에서 침치료 병행군이 PRX 단독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습니다(PRX 단독군 22.9%, MA 병행군 5.7%, EA 병행군 8.9%). 이외에 군간 부작용 및 우울증 재발률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필진 의견] 본 연구의 임상적 의의는 기존 우울증 치료에 침치료(특히 전침)를 병행할 경우 보다 효과적인 증상개선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일 것입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침치료를 병행할 경우 치료전략에 대한 반응률을 높일 뿐 아니라, 증상 악화를 효과적으로 막아서 우울증 치료를 보다 안정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경우 우울증 환자 내원 시, 우선적으로 환자 전신 건강상태 개선 및 우울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한약 치료가 선택됩니다. 이와 함께 정기적인 전침치료가 추가된다면 보다 나은 증상개선 뿐 아니라 중장기적 치료 순응도 향상에서도 부가적 이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침치료는 시술이 간단하고, 건강보험적용으로 환자 비용부담이 적으며, 부작용이 적은 안전한 치료법입니다. 많은 원장님들께서 임상현장에서 우울증 증상 개선 목적으로 전침치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 pubmed/23498306

※ 8월 참여필진 : 홍순상, 이선행, 정종수, 유도영, 임정태, 권승원, 정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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