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장애, 이선탕(二仙湯)으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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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장애, 이선탕(二仙湯)으로 잡는다
  • 승인 2013.12.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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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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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90

[출처] Zhong LL, Tong Y et el. A randomized, double-blind, controlled trial of a Chinese herbal formula (Er-Xian decoction) for menopausal symptoms in Hong Kong perimenopausal women. Menopause. 2013;20(7):767-776.

[개요] 폐경은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75%에 달하는 폐경기 여성들이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하고, 그 중 25%가 의학적 치료를 요하는 증상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기존의 호르몬 치료는 유방암, 관상동맥 질환, 혈전 색전증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대체 치료법들이 각광받는 추세입니다. 최근 홍콩의 중의사들이 ‘북미폐경학회’에서 발간하는 저널에 투고한 한약복합처방 무작위 이중 맹검 시험(환자, 의료진, 평가자 모두 맹검)이 있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본 연구는 45~55세의 폐경 전기 중국 여성 중 폐경증상척도(Menopause Rating Scale : MRS) 28점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지난 3개월 간 증상 관리를 위한 호르몬 치료나 한약, 양약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자는 배제했습니다. 총 108명의 대상자가 54명씩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이선탕 그룹, 위약 그룹에 배정되었습니다. 2주간 초기 상태 파악 기간을 거친 후 12주간 투약이 이루어지고, 치료 중단 3개월 뒤 최종 평가를 시행하였습니다. 이선탕은 선모, 음양곽, 파극천, 당귀, 지모, 황백 여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15g 과립 형태로 제작하여 하루 두 번 물에 타서 복용하도록 했습니다. 위약은 같은 모양, 색깔, 맛, 냄새로 제작되어 같은 방식으로 투여되었습니다.

12주 후 안면홍조 하루 평균 빈도 및 안면홍조 중증도 평가(1~4점 : 높을수록 심함) 모두 대조군에 비해 치료군에서 유의한 호전이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3개월 이후 평가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빈도와 중증도 점수를 곱하여 얻는 안면홍조 점수 또한 그룹간 분석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P=0.02) 3개월 뒤 관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습니다(P=0.06).

MRS 점수는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P=0.03) 3개월 이후 평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P<0.01). MRS를 세부 영역으로 나누어 시행한 분석에서는 비뇨생식기증상을 제외한 정신증상, 신체증상 영역에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폐경기 삶의 질 점수(The 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 : MENQOL) 역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P<0.01) 3개월 이후에도 지속되었습니다(P=0.02). 마찬가지로 세부 영역 분석에서 성적(sexual) 증상 영역을 제외한 혈관운동증상, 정신신경증상, 운동기증상 영역에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혈압 및 혈청 FSH, LH, 에스트라디올,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12주의 치료 기간 전후로 차이가 없었으며, 그룹 간 차이도 없었습니다. 전혈구 분석, 신기능 검사, 간기능 검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설사(n=1), 두통(n=2) 등의 부작용이 경미한 정도로 보고되었습니다.

[필진 의견] 이선탕은 1958년 폐경기 고혈압을 다스리기 위해 상하이 대학의 중의학 교수가 만든 처방으로 국내 한의사들에겐 생소하지만, 중국에서는 지난 50년간 다수의 실험연구 및 증례보고, 임상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2008년에는 그간 발표된 5개의 연구, 총 677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한 리뷰에서 갱년기 증상에 관한 유효성이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구성 약물을 살펴보면 補陰, 補陽하는 약물이 같이 들어가 있어 양단(兩端)을 다 잡아주는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약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본 연구는 한의학적 변증 혹은 진단이 없이 처방이 일괄 적용되어 개별 치료를 진행했을 때의 결과와는 다를 수 있지만 표준화된 치료를 제시한다는 점 및 안면홍조를 포함한 제반증상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으로는 자기선택편견(self-selection bias)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그룹 내 분석에서는 위약군에서도 모든 증상 지표에서 12주 후 유의한 개선이 있었습니다. 이는 모집광고를 보고 자원한 피험자들이 대개 호르몬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가짐과 동시에 한방치료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갖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선탕 투여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호전된 것은 분명합니다.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013년 9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4~56세의 여성 2204명 중 16%만이 증상 완화를 위한 보완대체요법을 이용했고 그 중에서도 한방치료 비중은 미미합니다. 다 같이 분발해야 하겠습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 pubmed/23442373

[참고] 침 치료는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 있다. 2011년 11월 17일자 / 안면홍조, 뜸 치료로 도움 받으세요. 2012년 7월 26일자 / 안면홍조, 한약치료로 도움 받으세요. 2012년 8월 30일자 / 한방심리요법과 한약치료 병용, 여성 갱년기장애에 효과적. 2013년 9월 26일자 민족의학신문
Menopause Rating Scale(MRS)은 정신증상, 신체증상, 비뇨생식기증상 등 3영역, 총 11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항별로 없음(0점)~매우 심함(4점)까지의 점수가 부여됩니다.
The 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MENQOL)는 혈관운동증상, 정신신경증상, 운동기증상, 성적 증상의 4영역, 총 2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항별로 없음(0점)~너무 괴로움(6점)까지의 점수가 부여됩니다.

※12월 참여필진: 정창운 임정태 권오준 유도영 이선행 권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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