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74) 가미소요산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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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74) 가미소요산을 생각하다
  • 승인 2014.01.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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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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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과 金에 관한 잡생각들…
지난번에 육기는 대기현상들 즉 온도 압력 습도의 세가지 요인들을 가지고 설명되어야 함을 피력하였다.(보험한약 임상사례 38,39) 육기가 대기현상들을 ‘聚象’한 것이라면, 오행 즉 木火土金水는 사물의 성질에 관한 ‘聚象’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오행이라는 자연현상을 통해서 사물이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성질을 나타내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성질을 가리키려고 했을까? 이 글에서는 오행 중 목과 금이 어떤 성질을 聚象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필자의 생각들을 우선 나열해보고자 한다.

나뭇가지를 구부리고 나서 힘을 빼면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온다. 이를 ‘탄성’이라고 하는데, 탄성이란 힘을 가하면 형태가 변했다가도 힘을 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성질을 말한다. 반면 금속을 망치로 두드리면 모양이 변형되거나 모양이 길게 늘어난다. 모양이 변형되는 성질을 ‘전성’, 모양이 늘어나는 성질을 ‘연성’이라고 한다. 필자는 木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성질”을, 金은 “모양이 변형되거나 늘어나는 성질”을 취상했다고 생각한다.<표 참조>

 


튜브에 바람을 넣으면 튜브가 점점 빵빵해져 갈 것이다. 빵빵해진 튜브는 모양을 구부려도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온다. 반면에 튜브의 공기를 빼면 튜브가 쭈글쭈글해지면서 구겨지거나 이것을 펼치면 잘 펼쳐질 것이다. 기타줄도 마찬가지로 기타줄을 팽팽하게 감으면 살짝만 건드려도 ‘띠디딩~’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반면 기타줄을 헐겁게 풀면 기타줄이 늘어지면서 원래 형태로 잘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피부의 금과 목
진피(dermis)의 결체조직은 아교질 섬유(collagen fiber) 및 탄력섬유(elastic fiber), 섬유성 및 특별한 형체가 없은 기질(dermal matrix)로 구성되며 이들은 모두 섬유모세포(fibroblast)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교질섬유는 진피의 주성분이며 건조중량의 75%를 차지하며 피부에 장력(tensile strength)을 제공해준다. 아교질의 생합성은 섬유모세포로부터 이루어지며 아교질 분자는 분자 측면끼리 cross-link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아교질 섬유의 합성과 cross-linking은 창상치유와 흉터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탄력섬유는 진피의 건조 중량의 4%를 차지하며 주된 기능은 가해진 힘에 의해 변형된 피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피부에 탄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피부과학」 제5판,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회, 여문각, 2008)

지인인 피부과전문의에게 한의학의 木과 金에 대해 설명을 하고 피부의 특성 중 유사한 부분에 대한 자문을 구하니, 피부의 상처가 치유되면서 흉터를 남기거나 출산 후 튼살이 생기는 등 피부조직이 remodeling되는 과정은 주로 아교질 섬유의 역할에 의존하며 ‘金의 설명’과 유사한 반면, 피부를 당겼다가 놓았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성질은 탄력섬유와 기질 등이 역할을 하는데 ‘木의 설명’과 유사한 것 같다고 대답해주었다. 그러면서도 피부의 본질적인 기능은 상처를 치유하거나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였으며, 이는 피부가 오행 중에서 金에 속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된다.

肝氣鬱結證
공기가 빵빵하게 들어간 튜브는 實해지기 쉽고 공기가 빠져서 쭈글쭈글해진 튜브는 虛해지기 쉽다. 肝氣는 부족해지기보다는 實해지기 쉬워 肝氣鬱結證이 되고 肺氣는 虛해져서 기운이 늘어지면 肺氣虛證이 된다. 肝氣에 비해 肺氣는 허해지기 쉽지만, 인체의 방어막이 되는 肺氣가 외부 사기에 감염되거나 allergen에 노출이 되면 實證이 될 수 있다. 터질듯한 튜브 혹은 과도한 긴장감을 느슨하게 해주는 처방이 가미소요산이라면, 반대로 늘어지고 쭈글쭈글해진 튜브를 빵빵하게 만들어주는 처방은 보중익기탕이나 생맥산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목과 금의 변증 중에서 간기울결증과 폐기허증 만을 대비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가미소요산
지난번에 소개했듯이 갱년기의 한방치료는 ‘陰血不足+虛火上炎’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자음강화탕과 가미소요산(단치소요산) 보험한약이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는 처방임을 소개하였다. 그러면 자음강화탕과 가미소요산 보험한약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특히 가미소요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평소 예민하면서 까칠한 성격의 환자인 경우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흥분을 잘 한다고 호소할 때, 그러면서도 脈이 ‘팽팽한 기타줄’처럼 弦脈이 나타나면서 안면홍조 다한증 같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肝氣鬱結證으로 변증이 되어 자음강화탕 대신 가미소요산을 선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자문에 응해준 분당미소가인 피부과의원 이상훈 원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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