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치매치료는 원인보다 증상 따라 치료방향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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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치매치료는 원인보다 증상 따라 치료방향 결정”
  • 승인 2014.03.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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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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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형원 원광대 산본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올해 7월부터 경증치매 환자 약 5만명이 추가로 장기요양서비스 혜택을 받는다. 장기요양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한의사도 의사와 동등하게 ‘치매특별등급’에 대한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한의학 치매치료의 현재와 장단점 그리고 향후 발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강형원 원광대 산본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국가 치매사업에 한의사 적극 참여시켜야”

▶한의학의 치매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진단, 특히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치매진단은 크게 네 부분에서 이루어진다. 첫째는 문진과 정신상태검사 그리고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이다. 둘째는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통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의 이상 유무를 판단한다. 셋째는 치매환자들이 자주 나타내는 이상행동 또는 문제행동을 조사한다. 넷째는 치매의 원인질환에 대한 감별진단을 하게되는데, 원인질환에 대한 감별진단은 뇌영상 촬영이나 혈액검사를 포함한 임상병리검사 결과를 종합해 치료 가능한 치매와 치료 불가능한 치매를 분류하는데 참조한다. 그러나 치매 초기이거나 경도인지장애인 경우에는 뇌영상과 임상병리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문진과 신경심리검사를 통한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양방과의 차이점 및 한의학의 장점은 무엇인가.
양방의 장점은 다양한 평가도구와 혈액 및 뇌 영상촬영 등의 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감별 진단할 수 있고, 병정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는 완치보다는 관리적인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한의학의 다양한 치료기술들이 양방의료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즉 치매종합센터 등에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치료팀에 대한 접근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한·양방의 특징을 보완하고자 함이다.
치매의 한의학 치료는 주로 치매의 원인보다는 현재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치료방향을 결정한다. 한의학 치료에서의 장점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 개선과 동통관리가 가능하고, 환자와 보호자 가족 모두에게 접근성이 용이할 뿐 아니라, 기공과 명상요법 등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예방적인 면에서의 강점이 있다. 또한 일상생활수행능력의 저하가 없는 경도인지장애나 다른 인지영역의 장애가 없는 건망증 단계에서 특별한 치료적 접근이 없는 양방치료에 비해 한의학 치료적 접근이 가능한 부분도 많다.

▶한의학 치매치료의 힘든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은.
다양한 치료기술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치료 근거에 대한 부분은 아직 미진하다. 한약물치료에 있어서도 그렇고, 침, 뜸, 부항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종합적인 치료기술을 아우르는 ‘한방 치매진료지침 개발’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의학 치매치료의 효과적인 임상사례를 들려달라.
장기간 외래로 치매치료를 받으신 분들이 많다. 치매 초기나 치매 이전의 경도인지장애인 경우는 확실히 한의학적인 치료가 진행을 막아주는 것을 임상에서 많이 경험한다. 그 중 내원 당시 77세 남성 환자는 내원 전 양방에서 혼합형 치매진단을 받은 후 1년 정도 약물치료양방약물(Renexin tab.l(Cilo stazol 100mg, Gingko biloba leaf ext. 80mg)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본원에 왔을 때 간신음허형 치매 진단을 했고 한약물, 침, 부항치료, 한방정신요법 등을 병행해 1년 이상 치료한 결과 인지기능과 일상생활기능 검사 상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약간의 호전을 보였다.

▶한의학 치매치료의 현재와 전망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임상 근거 및 진료지침 등 양방에는 치료의 매뉴얼이 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2년 전 내가 만들어놓은 진단 및 치료 프로토콜이 있는데, 그조차 근거가 낮은 단계다. 앞으로 임상데이터가 많이 축적되고 한의약적인 베이스 내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데이터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또 실질적으로 인지기능이 개선될 수 있는 한약물에 대한 전략적인 개발에 대한 접근 및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의학 치매치료 진료지침을 개발해서 한의사라면 누구나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통의 매뉴얼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치매치료를 한의원에서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린다면 한의학의 치매치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한의학 치매치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한의협 등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정부에서 국가사업으로 치매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중앙치매센터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한의사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치매예방관리법에 의사나 한의사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사업에 소외돼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한의사협회에서는 각종 치매관련 국가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게 됐다. 한의계에서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가.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복지부가 정한 교육을 이수한 한의사라면 진단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현재 복지부와 한의계가 조율하고 있다.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진단서 발급이 시작되는데 그 전에 8시간의 교육이 진행될 것이다. 한의계에서는 교육프로토콜을 준비하고 있다. 치매의 정의 및 개념, 진단 및 치료방법 등 체계적인 교육을 구성하고 있으며, 실제 실습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보다 디테일한 치료기술은 추후 보수교육으로도 진행될 것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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