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수유부 한약복용 폄훼 거짓정보에 현혹되지 마세요
상태바
임산-수유부 한약복용 폄훼 거짓정보에 현혹되지 마세요
  • 승인 2014.03.14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은영

지은영

mjmedi@http://


기고 : 지은영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홍보이사

 

한국마더세이프 홈페이지의 블로그에 2014년 2월 6일 임산부수유부의 한약 복용을 폄훼하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우측 별항 참조)

한의사협회의 빠른 대응으로 이틀도 게시되지 못하고 바로 글이 내려지긴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적절한 대응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1. 허브차를 한약차라고 표기했다. 차파랄이나 파라구아이차 같은 허브는 국내 한의사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재이다. 이것을 허브라 표기하지 않고 한약이라 표기한 것은 어느 정도 고의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는 지치과, 국화과 식물, 꿀, 우유나 머위, 선복화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로 특히 1, 2- unsaturated pyrrolizidine alkaloid는 장기간 고용량 섭취시 간독성과 발암 작용이 있어 임신수유 중 뿐만 아니라 관련 질환이 있는 환자는 피해야 하고 일일섭취량을 0.007㎍/kg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꿀, 우유, 곡식, 씨앗 등 너무 광범위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피하기 힘든 물질이기도 하다.

또한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가열을 하거나 에틸아세테이트 같은 용매에 녹이면 함량이 감소하고, 젖소의 경우 다량을 복용해도(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 함유 건초 10g/kg 씩 일주일 간) 젖으로의 이행은 0.1%에 지나지 않기도 하다. 약초를 생으로 먹을 경우 중독, 부작용이 생기지만, 한약재 가공법과 조제 과정을 거치면서 독성이 저감된다.

한의서에는 예로부터 이런 약재의 특성에 따라 유효 성분의 추출률을 높이고 독성을 줄이는 포제법이 발달하였다. 약에 따라 굽거나 찌거나 태우거나 알코올에 담거나 식초에 절이기도 하여 독성을 줄인다. 따라서 한약재를 복용할 때 규격화된 한약재를 사용하는 한의사를 통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시장에서 구입해 임의로 복용하거나, 산에서 채취한 약초나 나물을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3. 첫번째 문단과 두번째 문단에서 독성을 가지고 있는 허브를 나열한 후 교묘하게 세번째 문단에서 산후조리 한약을 끼워 넣은 것 또한 의도적으로 보인다.

4. 한약을 폄훼하는 내용 또한 비전문적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산모들은 출산 후산후조리를 위해 성분을 잘 모르는 한약탕재를 복용하게 되는데 아기는 간이나 신장의 독성물질을 처리하는 능력이 극히 제한되어~’ 라는 문장은 첫째,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은 ‘성분을 모르는 한약탕재’가 아니라 진맥을 토대로 환자가 한의사에게 처방 받은 약이 된다. 양약도 마찬가지이다. 환자가 중이염으로 의사한테 처방을 받을 때 맥시부펜, 오구멘틴 등 상품명으로 처방 받고 의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처방을 복용하지, 그 안의 아세트아미노펜, 아목시실린클라부란산칼륨 등 성분명을 알고 먹지는 않는다. 왜 한의사에게만 그런 엄격한 ‘성분을 모르는 한약탕재’란 굴레를 지우는가.

또한 만약 독성이 있는 한약재라면 당연히 한약전문가인 한의사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의사라면 임신과 수유 중 금기약재를 잘 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처방을 한다. 한약의 비전문가인 의사들이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

5. 또한 수유부의 한약 복용의 안전성은 이미 논문으로도 입증이 된 내용이다. 2013년 ‘산모의 한약복용이 모유에 미치는 영향 : HPLC와 LC/MS/MS를 이용한 생화탕 지표 성분분석’이란 논문에서는 엄마가 먹는 산후조리약이 모유로 이행되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당귀의 지표물질인 데커신(decursin)이 검출됐고, 감초의 liquirtin은 검출되지 않았다. 데커신(decursin)이 가장 많이 검출된 모유시료가  64ppb로 실제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은 아님이 확인됐다. 처방의 가이드라인이 있고, 독성이 없다는 근거가 있는 산후 조리약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한마디로 최신지견을 공부하지 않는 의사라는 것을 스스로 밝히는 꼴이 된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지은영 / 모유수유한의학회 홍보이사,
약수아이누리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