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는 한약’ 재료 마황, 한의사가 처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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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지는 한약’ 재료 마황, 한의사가 처방해야 하는 이유
  • 승인 2014.04.0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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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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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권 승 원
육군 한의군의관
한방내과 전문의
한의사인 저는 이런 문의를 많이 받습니다.

“저~ 살빠지는 한약 좀요…”

많은 사람들이 비만 치료나, 비만은 아니지만 살을 좀 빼보고자 한약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항상 걱정되는 것이 한의사 진료를 통해 처방된 한약이 아닌, 비정상적인 루트를 통해 비만치료약을 드시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은 이러한 경우를 우려해서 작성해봅니다.

살을 빼는 한약에 많이 처방되는 약재 중 하나가 ‘마황’입니다. 다만, 마황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약재들과의 배합을 통해 마황의 독성을 제어하기도 하고, 몸의 상태와 체질을 고려하여 마황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마황은 예로부터 체격과 체력의 뒷받침이 되지 않는다면 부작용을 겪게 되는 약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한 사용을 위해선 꼭 진료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합니다.

마황의 부작용은 그 주요 성분인 ‘에페드린’의 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에페드린이란, 부신수질에서부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신경전달물질로도 알려진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과 닮은 구조 때문에,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그 작용은 바로 ‘교감신경 자극 작용’과 ‘중추신경 자극 작용’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흥분, 혈압 상승, 가슴두근거림, 빈맥, 발한 과다,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순환기계 질환, 고도신장 장애, 배뇨 장애, 빈맥, 심방세동을 동반하는 갑상선기능 항진증(그레이브스병) 환자분 등은 그 증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마황이 포함된 한약 복용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에페드린류를 포함한 제제, 항우울제로서 알려진 모노아민 산화 효소 저해제, 갑상선 기능의 저하를 보충하는 갑상선 제제, 교감신경 자극 작용이 있는 카테콜라민 제제, 기관지 확장 작용이 있는 잔틴(xanthine) 제제는, 교감신경 자극 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병용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마황은 잘못 사용할 경우, 특정 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고, 질환이 없어도 환자분들이 자각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마황을 비만치료에 사용함에 대하여 대한한방비만학회에서는 2007년 연구를 통해 적절한 사용량에 대해 제시했습니다.

“내복약의 경우 하루 8~16g의 사용량이 일반적이며 비교적 위급증의 경우 24g까지 무난하다. 하루 24g 마황의 에페드린 수치가 126mg인 것을 감안할 때, 미국FDA 허용치인 150mg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기 이상의 양을 사용하였을 경우, 위에 언급해드린 부작용을 겪게 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 기준은 아닙니다. 약의 반응에 있어서는 언제나 개인 특이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므로, 많은 용량을 사용해도 안전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저 용량보다 아주 적은 용량을 사용함에도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한의사의 전문 지식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마황 같은 약재의 사용 적합 여부를 변별하는데 있습니다. 비만 또는 체중감량을 위한 한약을 복용하시기 전에 주변의 많은 한의원 중 가까운 곳에 방문해서 상담 후 몸에 맞는 비만 한약을 처방 받아보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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