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 안 맞으면, 오래 잘 수록 병 키운다"
상태바
"베개 안 맞으면, 오래 잘 수록 병 키운다"
  • 승인 2014.05.12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what@http://


전문가들 조언..."베개 높이 숙면과 수면 건강에 중요"
직장인 김 모 씨(32세·남)는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고역이다. 충분히 잠을 잤다고 생각하는 데도 피로감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어떨 때는 몸까지 뻐근하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한방병원을 찾은 김 씨는 뜻밖에도 베개를 바꿔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딱딱한 베개가 숙면은 물론 목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은 평일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13분으로 하루에 1/4 이상을 잠자리에서 보낸다. 하지만 깨어 있을 때 입는 옷, 먹는 음식에는 많은 비용과 정성을 들이지만 잠자리 건강을 지켜주는 출발점인 베개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지난 3월 17일부터 26일까지 일반인 517명을 대상으로 ‘베개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52%) 267명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잠을 자고 난 뒤에는 282명이 목에, 242명이 어깨에, 255명은 허리, 등, 골반 등 척추에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두통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88명이나 됐다.(복수응답)

숙면을 방해하고 수면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베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7%(449명)가 베개의 모양과 소재가 숙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베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정작 베개를 선택할 때 신중하게 구입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성’을 보고 베개를 고른 사람은 173명(30%)에 불과했다. 173명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답했고 ‘소재가 부드럽고 포근해서’라는 응답이 153명으로 뒤를 이었다.(복수응답)

‘베개 구매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도 ‘본인의 판단’이란 응답이 3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서 구매하는 경우(78명)는 지인의 추천을 받아 구매하는 경우(90명)보다도 적었다.

유한길 강남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베개를 베면 목이 편안한 곡선을 유지하지 못해 목과 어깨주위 근육이 긴장하게 되어 통증이 발생하며 머리에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두통도 발생할 수 있다”며 “목에서 발생한 이상은 척추로 이어지는 등과 허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베개 높이 외에 소재, 모양까지 꼼꼼히 따져야
옛말에 고침단명(高枕短命), 즉 ‘높은 베개를 베면 빨리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베개 높이는 숙면과 수면 건강에 중요한 요소다. 베개가 너무 높아 목의 C커브가 소실되면 일자목이 되고 바로잡아주지 못할 경우 경추와 추간판에 퇴행성변화가 시작되면서 목디스크로 진행하게 된다. 너무 낮아도 경추관절에 압박이 가해져 디스크 유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딱딱한 베개도 피해야 한다. 머리만 지탱해주는 딱딱한 베개는 머리 하중을 분산시키지 못하고 국소적 압박을 가해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숙면을 어렵게 한다.

보통 바른 자세로 누울 때를 기준으로 베개를 고르지만 자는 동안에는 여러 번 몸을 뒤척이며 수면 자세가 수시로 바뀐다. 따라서 베개를 고를 때는 바로 누웠을 때와 옆으로 누웠을 때, 팔을 올렸을 때와 내렸을 때 등 자세 변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탄력적인 소재나 인체공학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유 원장은 “잘못된 베개를 선택하면 초기 신호로 수면 후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어깨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심하면 머리를 움직이기 힘든 낙침과 같은 경추질환이 올 수도 있다”며 “최근 1년 동안 낙침을 3회 이상 경험하고 어깨와 목 통증 혹은 팔 저림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정확한 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