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에 대한 대한민국의 포용성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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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에 대한 대한민국의 포용성 아쉬웠다”
  • 승인 2014.06.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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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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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선정성 논란 철거 ‘스파이더맨’ 조형물 한의원 설치키로 한 서동진 원장


이달 말 손상된 부분 수리 후 한의원에 내걸기로


부산의 한 백화점에 설치된 스파이더맨 조형물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최근 철거됐다. 하지만 이 조형물의 작품성을 인정한 서동진(부안 명인당한의원·51) 원장이 구매해 한의원에 설치할 예정이다. 평소에도 예술작품에 조예가 깊었던 서 원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동진 부안 명인당한의원 원장
▶‘스파이더맨’ 작품을 한의원으로 가져 온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아무 말 없이 전시되던 작품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철거됐다는 보도를 보고 예술 작품에 대한 대한민국의 포용성이 많이 아쉬웠다. 조금 표현이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약간 들었지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SNS도 보고 직접 통화도 했다.
작가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을 영웅에게도 적용해 거짓이 없고 가식없는 아침의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고 그 의도에 동의했다.

▶주변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작품의 수준이 직설이 강하고 은유가 부족해서 가치가 좀 낮다는 평부터 시작해 시골에 노인들이 많은데 많은 항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의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잘 했다’, ‘시원하다’는 표현이었다.

▶한의원에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업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
철거과정에서 손상된 부분이 있어서 이번 달 말까지 수리하고 작가가 직접 설치해 줄 것이다. 조형물의 크기는 길이 140㎝, 폭 66㎝, 높이 80㎝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뭉크의 그림 중에 ‘그 다음날’ 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림 속 여자는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널부러져 있다. 그 앞쪽 테이블에는 술병과 술잔이 흩어져 있다. 말 그대로 여자가 ‘술 먹고 뻗은’ 그림이다. 당시 보수적인 시선이 많았던 때라서 갈 곳 없는 작품을 받아준 곳이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이 그림을 걸겠다고 하자 후원자들은 “아니 어디 술 먹고 뻗은 여자 그림을 걸려고 하냐. 우리 오슬로는 그런 술 취한 여자가 쉴 만한 곳이 아니다”라는 반대가 많았다. 그러자 당시 미술관 관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답하길 “이곳이 쉴 만한 곳이었는지 그녀가 깨어나면 물어보겠다. 그러나 지금은 내버려둬야 한다. 그녀가 있는 것이 미술관의 영예가 될지 치욕이 될 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른 시간이다”라고 논란을 잠재웠다고 라고 하는데, 저도 좋은 멘트를 준비해야할 것 같다.

◇명인당한의원에 설치 예정인 스파이더맨 조형물.
▶예술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등이 궁금하다.
러시아 에르미타쥐 미술관에 갔을 때 에카체리나 여제의 사치가 심해서 당시 유럽 미술품을 모조리 사들였는데 지금 그 후손들은 그 덕에 먹고 산다고 한다. 예술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이 순화되고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 그러다 힘이 좀 남으면 미술관 설립도 다시 모색할 것이다.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의학으로 호구를 삼고 가족의 건강도 보살피고 살지만 25년 동안 임상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한의학은 위대하다는 것이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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