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에게 새로운 골든타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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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에게 새로운 골든타임이 필요하다?
  • 승인 2014.07.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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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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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118>
[출처] Chen CL et al, Effects of MLC601 on early vascular events in patients after stroke: the CHIMES study., Stroke. 2013 Dec;44(12):3580-3. doi: 10.1161/STROKEAHA.113.003226. Epub 2013 Oct 17.

[개요] 기존에 이미 ‘丹?偏?’이라는 이름으로 시판되어오던 MLC601, NeuroAid(상품명)한약제제는 황기, 단삼, 천궁, 적작약, 수질, 토별충, 전갈, 원지, 석창포, 우황 등으로 조성된 처방입니다. 이 처방은 기존의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다수의 연구에서 뇌허혈 환자에 대한 효과가 확인되어 있었으나, 연구 환경과 설계의 오류 등으로 인해 많은 비뚤림으로 그 신뢰성을 크게 얻지 못하였습니다.

많은 한의학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결과들이 한방치료의 효과를 보이고는 있으나, 연구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방법론에 문제가 있기에 대규모의 잘 짜여진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말 그대로, 의학계에서 표준적으로 요구되어지는 이러한 기준을 맞춘 임상연구가 진행되어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한약 관련 연구의 한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연구로서, 국내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연구이기에 지면을 빌려 소개하고자 합니다.

[논문내용] 일반적으로 뇌허혈 환자의 단기(<30일)사망원인의 90%는 뇌허혈의 진행이나 재발, 혹은 심혈관 질환 등 조기혈관사건(Early vascular events)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건을 예방하는 치료는 임상적으로 큰 의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중국내 중의병원 등에서 진행된 다수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기반으로, 싱가포르 등 화교 의료인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국적 기반의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을 시행한 것입니다. 이 丹?偏?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는 1099명의 급성 허혈성 뇌경색 환자를 치료군 혹은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 발생 72시간 내 본 한약제제 혹은 위약을 투여시작하여 3개월간 투여를 지속하며 경과를 관찰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약제제 투여군 550, 위약투여 군 549)두 군 모두에는 적절한 뇌졸중 관리, 항혈전치료, 기타 위험요인 관리, 재활치료를 동등하게 시행하였고, 이중맹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 그림을 통해 요약될 수 있습니다.

한약을 투여받은 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p=0.025) 혈관사건(비치명성 재발성 뇌졸중, 급성 관상동맥사건, 혈관성 사망 등)의 발생이 줄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한약의 투여가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인 것입니다. 또한 subgroup 분석에서는 뇌졸중에 의한 사망을 감소시킬수 있음(p=0.045)을 보였습니다.

또한 이 한약제제 처방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아스피린이나 기타 항혈소판제제와 상호작용을 검토하였을 때도, 이들 약물의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그 안전성과 임상적 가치는 더욱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이 연구 외에도 3상규모의 대규모 다기관 이중맹검 연구, 투약에 관한 연구를 통해 장기안전성의 확보(Reza Bavasard shahripour et al, A randomized trial to assess the long-term safety of NeuroAiD among Caucasian patients with acute ischemic stroke, Chinese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April 2014)가 되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필진의견] 본 처방은 이미 소규모 연구를 통해서 그 효능이 입증되어 있는 한약제제를, 다수의 한의약 관련 메타분석에서 지적되고 있는 장기간, 대규모 연구의 부재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 사례로, 해외 다수 의료시설에서 가장 질적으로 우수한 의학적 연구방법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여, 한의학 연구의 모범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몇 년전만 해도 한방병원은 중풍치료로 상징되는 의료기관이었지만, 지금 그러한 환자를 한방병원에서 찾아보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양방 신경과, 재활의학과와의 학문적 경쟁과 임상적 효과 입증면에서 한의계는 참패하였고, 요양병원이라는 제도의 도입을 통해 장기 치료에 있어서도 한의계의 우위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과거의 한의계 진료 행태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했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의 한국 한의학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에 이러한 연구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능력은 없다고 판단되므로, 한국 양의학계가 70년대 그러하였듯 해외의 선진적인 의학근거를 중심으로 국내 임상 현장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새롭게 무언가를 만들 능력이 없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따라가기만이라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학문적 문제를 두고서라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임상현장에서 72시간 내 빠른 한약의 투약이 임상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빠른 국내 검증을 통하여 국내 한방의료기관에의 도입이 시급하다 생각이 됩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pubmed/24135924

※7월 참여필진 : 박정경. 권승원, 정창운, 김도윤, 임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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