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구호와 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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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구호와 한의학
  • 승인 2014.08.1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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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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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121>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시호계지건강탕>

[출처] Takehiro Numata et al. Treatment of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using the traditional Japanese herbal medicine saikokeishikankyoto: a randomized, observer-blinded, controlled trial in survivors of the great East Japan earthquake and tsunami.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4.

[개요] 2014년은 유독 재난사고가 많은 한 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 사고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사고, 아프가니스탄 산사태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재난과 관련하여 민족의학신문에서는 재난 구호에서의 한의학의 장점<주1>에 대해 다룬 바 있으며, 중국 상해장정병원(上海長征醫院)에서는 2008년 쓰촨 대지진 후 발생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소요산 기반의 한약에 대한 RCT 연구를 2012년 e-CAM에 게재하기도 하였습니다<주2>. 이와 비슷한 연구로 일본 국립 센다이-니시타가 병원(仙台西多賀病院)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PTSD에 한방약 시호계지건강탕<주3>을 투여한 관찰자 맹검 RCT 연구를 2014년 3월 e-CAM에 게재하여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논문 내용] 동일본 대지진 생존자 중 DSM-IV의 PTSD 진단 기준에 부합하며 IES-R(사건충격척도)≥25에 해당하는 외래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실험군과 대조군을 나누었습니다. 실험군은 시호계지건강탕(SKK)을 2주간 1일 3회 2.5g씩 투여하였으며, 대조군은 연구 기간 동안 어떠한 치료도 받지 않고 연구 종료 후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연구 시작 시점과 2주간의 치료기간이 지난 후, IES-R의 총점과 세부항목인 기억침습(intrusion), 회피(avoidance), 과민반응(hyperarousal) 각각의 변화를 비교하였으며, 부작용 관찰을 위해 혈액검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IES-R 총점에서 두 그룹 간의 유의한 차이(P<0.001)를 보였으며, 전후비교에서 실험군은 유의한 차이(P<0.001)를 보였으나 대조군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또한 IES-R 세 가지 세부항목 각각에서 두 그룹 간의 유의한 차이(P=0.001, 0.025, 0.005)를 보였으며, 실험군은 세 가지 세부항목 모두에서 전후비교 시 유의한 차이(기억침습: P=0.003 / 회피, 과민반응: P<0.001)를 보였으나 대조군은 회피에서만 유의한 차이(P=0.032)를 보였습니다. 실험군 중 3일 간의 경미한 기침이 발생한 환자 1명 외에 부작용이나 혈액 검사 상 비정상적인 변화를 보인 예는 없었습니다.

[필진 의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전쟁,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 경험 후 그 사건에 공포감 및 고통을 느끼게 되는 질환으로, 사건 후 증상의 발생은 짧게는 일주일부터 길게는 30년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 30%는 저절로 회복되지만, 60%는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10%는 증상의 호전 없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DSM-IV에 의하면 장애의 기간이 최소 1개월 이상일 때 PTSD로 진단을 내리게 되며, 증상 기간 3개월을 전후로 급만성을 나누게 됩니다. 본 연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후 2년이 지난 시점인 2013년에 진행된 연구로 참가자들은 모두 만성 PTSD 환자들로 볼 수 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 후 나타난 PTSD에 대한 시호계지건강탕의 효과를 알 수 있었지만, 2만 여명이 희생된 대형 재난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규모 및 기간이 적었다는 점과 대조군에 위약을 투여하지 않아서 시호계지건강탕의 위약 효과를 배제하지 못했다는 점은 본 연구의 한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일본 내 제도 여건 상 소규모 연구에 위약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재난사고 발생 시 PTSD는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이 대형 재난사고를 구호하기엔 인력적인 한계가 있으며, 또한 PTSD에 사용되는 정신과 약물인 기분안정제, 항우울제, benzodiazepine계 수면제 등은 부작용과 약물의존의 문제점으로 인해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의 치료법에 제한을 받는 PTSD 환자들에게 시호계지건강탕이라는 한방약을 활용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링크] http://www.ncbi.nlm.nih.gov/ pubmed/24790634

<주1>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27120
<주2> http://www.ncbi.nlm.nih.gov/pubmed/22028733
<주3> 시호 6g, 과루근 계지 황금 모려 3g, 건강 감초 2g으로 구성된 쯔무라 제약회사 과립제(TJ-11).

※8월 참여필진 :  김도윤, 이지영, 임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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