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사의 위장질환 치료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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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사의 위장질환 치료 엿보기
  • 승인 2014.09.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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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희

공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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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병 희
개곰이의 논문장판
사랑채움한의원 원장http://blog.naver.com/lefhod0706
소화불량, 식욕부진, 위염, 위식도역류 등의 위장 질환은 진료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과질환입니다.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다양한 한의학적 진단이 내려지고 또 그만큼 많은 처방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초보 한의사에게 처방 선정은 어려운 일이 되곤 합니다.

다양한 처방은 연구자에게도 난관이 되는데, 한정된 인력과 자본으로 모든 처방을 연구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처방을 살짝 건드려보는 수준의 연구가 진행되거나 혹은 한정된 처방 연구에 몰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한의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감에 따른 연구는 생각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웃한 일본의 경우는 메이지 유신 이후로 한의사와 의사가 합쳐져 하나의 면허가 되었습니다. 의사는 한약과 양약을 모두 다루며, 몇몇 처방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본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화기 처방은 대건중탕과 육군자탕 등입니다. 자주 사용되는 이들 처방은, 일본에서 많이 연구된 처방이기도 합니다. 즉 많이 사용되는 처방이 연구의 우선 순위가 되며, 연구에서 효과가 증명된 처방이 자주 사용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비슷한 예는 대만의 임신부, 출산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만에는 출산 후 한약을 복용하는 산모들이 많은데, 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산모의 약 80%가 출산 후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한약의 사용자가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80년대 대만에서 한약의 사용자를 분석하면 저소득층, 교육수준이 낮은 인구에서 한약을 더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고소득층, 대만의 중심가에 거주하는 사람,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한약을 더 소비하고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GERD)
이제 일본에서 연구된 몇몇 처방이 사용되는 질병과 연구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식도 역류는 식도의 기능이상에 의한 위산 등의 역류를 말합니다. 일본의 의사들은 PPIs(산분비 억제제)를 사용하는 한편, PPIs에 반응이 적을 경우 육군자탕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미 육군자탕이 위장운동촉진제(prokinetic agents)와 유사한 약리작용을 하며, PPIs와 병행 시 시너지 효과를 보고합니다.

점막 손상 및 위염(H. pylori-유도 위염)
급성위염은 NSAIDs, 에탄올, 스트레스 또는 H. pylori 감염에 의한 점막 손상으로 유발될 수 있습니다. 반하사심탕, 소시호탕은 점액 분비를 증가시켜, 에탄올 유발 점막손상을 예방했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육군자탕의 경우도 위점막의 보호효과를 보고합니다. H. pylori 감염에 의한 만성 위염에는 오수유탕을 사용하는데, 양약과 병행 시 높은 제균율을 보였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기능성 위장장애는 위궤양 등의 내시경상의 병변이 없는, 소화불량, 상복부통증, 조기포만감 등을 호소하는 질환입니다. 위의 저장, 교반, 배출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납니다. 참고한 리뷰논문에서는 육군자탕, 반하사심탕, 반하후박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중 육군자탕의 연구가 가장 활발하며, 위운동 조절, 적응성 이완의 개선(위저장능 향상), 그렐린 분비에 따른 식욕부진 개선, 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등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다기관 RCT 연구는 육군자탕이 기능성 소화불량 중, 특히 상복부 통증을 감소시켰다고 보고했습니다.

반면에, 육군자탕의 효과가 적을 시, 반하사심탕이 효과적이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하후박탕은 장내 가스를 줄여주며, 소화불량과 변비로 인한 복통에 효과적이었습니다. 최근에 진행된 반하후박탕의 연구는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장내 가스가 많았으며, 반하후박탕이 이를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소장의 운동장애와 염증/대장의 질환
소장과 대장의 병변에는 대건중탕, 반하사심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대건중탕은 수술 후 장폐색 또는 유착을 줄여준다고 보고되고,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처방으로 유명합니다. 연구 또한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건중탕은 쥐, 기니피그, 토끼, 개 등의 다양한 동물 모델에서 내장 운동을 촉진한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또한 IL-1, IFN-γ 표현 감소를 통한 항염증 작용도 보고됩니다. 대건중탕은 소장의 질환 뿐아니라, 대장의 질환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반하사심탕의 경우는 지사 작용(항-설사 작용)이 보고되고 있는데, 특히 항암제인 CPT-11의 부작용인 설사 예방효과가 증명되었습니다.

일본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처방을 사용하고 있으며, 연구에 따라 자주 사용되는 처방이 바뀌기도 합니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위장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처방은 육군자탕, 반하사심탕, 반하후박탕, 대건중탕 등이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육군자탕은 건강보험의 보장범위가 아니지만, 반하사심탕과 반하후박탕은 보험한약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육군자탕의 사용과 별개로 이들 처방의 연구 및 사용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1. Tominaga K, Arakawa T. Kampo medicines for gastrointestinal tract disorders: a review of basic science and clinical evidence and their future application. J Gastroenterol. 2013 Apr;48 (4):452-62. doi: 10.1007/s00535-013-0788-z. Epub 2013 Mar 16.
2. Suzuki H et al. Randomized clinical trial: rikkunshito in the treatment of functional dyspepsia--a multicenter,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Neurogastroenterol Motil. 2014 Jul;26(7):950-61. doi: 10.1111/nmo. 12348. Epub 2014 Apr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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