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밀착형 리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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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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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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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감독 : 임찬상
출연 : 조정석, 신민아

예전 영화를 처음 공부하면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던 시절, 선배들과 함께 극장에서 본 ‘나의 사랑 나의 신부’라는 영화가 있었다. 사실 그 때는 영화와 사회의 관계에 관심이 있던 시절이라 뭔가 장난하는 것 같은 이명세 감독의 작품이 눈에 들어 올 리 없었다. 결국 식당에서 박중훈이 故최진실의 얼굴을 짜장면 그릇에 밀어 넣는 장면 정도만 기억날 뿐 개인적으로 그다지 인상 깊은 작품으로 남지 못했지만 세월이 흘러 다시 보게 된 영화는 이명세 감독만의 독특한 미학이 표현된 작품이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개봉된 지 24년 만에 리메이크 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대한 관심이 유독 클 수밖에 없었으며, 원작의 감독이 아닌 다른 감독에 의해 연출된 작품이기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만으로도 흥미로울 것 같다. 물론 원작을 보지 못했던 관객들이라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은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뿐이다.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철부지 남편 영민과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가는 아내 미영은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로 인해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한다.

최근 종영한 TV 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통해 요즘 남녀들의 연애하는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예전과 비교해서 본다면서 그 흐름자체는 비슷하지만 뭔가 행동하는 부분에서는 과감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러한 험난한 연애 과정을 겪은 후 결혼을 하고 난 커플의 이야기기인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또한 예전 원작과 비교해서 본다면 시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효자동 이발사’ 이후 10년 만에 연출을 하게 된 임찬상 감독은 원작에서 보여줬던 에피소드식의 구성을 그대로 차용하고, 짜장면 장면과 집들이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 등의 장면을 넣으면서 원작의 느낌을 크게 바꾸지 않았지만 주인공들의 직업이나 집 등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형하면서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로 짧은 분량이지만 강력한 인상을 남긴 후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조정석이 다시 납뜩이로 돌아온 듯 달달한 로맨스 연기로 극의 재미를 높이고, ‘여신(女神)’ 이미지의 신민아가 평범한 ‘여자 사람’ 연기를 훌륭히 소화하면서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두 배우들의 케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의 헛헛한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단지 알콩달콩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기보다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의 생활을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모든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면서 생각할 수 있는 꺼리를 많이 제공해주고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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