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매머드 국제회의 코앞인데…’ 구멍투성이 에볼라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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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매머드 국제회의 코앞인데…’ 구멍투성이 에볼라 방역
  • 승인 2014.10.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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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희 기자

홍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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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최 ‘ITU 전권회의’ 참가 에볼라 발생 3개국 관리대상국서 제외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매머드 국제대회를 앞둔 국내 방역에도 구멍투성이 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3일 보건복지부와 부산광역시로부터 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부산에서 개막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관련 에볼라 예방관리 대책’으로 정부는 검역체계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서도 참석 등록자 중 나이지리아, 세네갈, 콩고를 관리대상국가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제외된 이들 세 나라에서 에볼라 환자가 91명 발생해 이 중 51명이 사망(WHO 10월 5일 누적 기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ITU 전권회의에는 전 세계 193개 회원국에서 정보통신기술 장차관과 국제기구 대표 등 3000여명이 참여하는 매머드 국제회의로, 에볼라 발생 위험국가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콩고 등에서 총 176명이 참여한다. 이 중 관리대상국가에서 제외된 세네갈에서 23명, 콩고 11명, 나이지리아에서는 107명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방역의 사각지대 발생이 우려된다. 이번 회의는 관람객만도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에볼라 유입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최악의 경우 에볼라 의심환자나 감염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격리할 수 있는 시설이 부산에는 따로 없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별도의 진단실과 검사장비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볼라 의심환자 또는 감염환자의 임상상태를 진단하고 검사할 수 있는 별도의 진단실과 검사장비도 전무해, 일반 환자들이 사용하는 ‘진단검사의학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또 있다. 현재 의료기관에서의 ‘에볼라바이러스 의심환자 관리에 대한 임시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정작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할 해당의료기관은 관련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 한 차례의 가상연습 조차 없었다. 더욱이 지난 8일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숨진 환자를 치료하다 에볼라에 감염된 여성 간호사가 치료 과정에서 연습되지 않은 안전규정 위반으로 전염을 유발했다고 추정되고 있어 우리 보건당국에 안전규정 관리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목희 의원은 “최근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에볼라바이러스 안전국가가 아니다”라며, “방역을 더 강화해야 함에도 불구, 오히려 방역을 완화하는 정부의 안이한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제외된 3개국을 다시 관리대상국에 포함시켜야 하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일 행사에 한시적으로라도 관리대상 국가로부터 입국 시 발열증상 기준(현재 38℃)을 낮춰 역학조사관 면접․조사를 거치고 입국할 수 있도록 검열을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 의원은 “정부는 에볼라 의심환자를 별도로 진단할 수 있는 진단실과 검사장비를 해당의료기관에 조속히 지원하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원 및 지역거점병원이 임시가이드라인에 따라 가상연습을 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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