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현지인들 한의학에 대한 환상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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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현지인들 한의학에 대한 환상 갖고 있어”
  • 승인 2014.11.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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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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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해외진출 국제포럼] 최가야 아제르바이잔 SEBA Clinic 원장

열악한 의료진으로 인해 현지의사들에 대한 극심한 불신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국가인 카스피해 연안 아제르바이잔의 SEBA Clinic에 근무하는 최가야 원장은 “아제르바이잔의 국민은 한의학에 대해 엄청난 환상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현지 상황에 대해 강연했다.

◇최가야 아제르바이잔 SEBA Clinic 원장

아제르바이잔은 면적 8만6600㎢, 인구 약 968만명의 나라이며 소련 연방에 소속돼 있다 독립한 지 20년 됐으며 수도는 바쿠다.

최 원장은 “이 나라의 의료인 수는 인구 1000명당 3.5명으로 많은 편이고 실제로 한의과 진료를 보러 오는 환자들 중 50% 이상이 의사”라며 “또 현지인들은 의사에 대한 불신이 깊게 새겨져 있어 한의사를 더 신뢰하고 의료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은 한의사들의 진출과 관련 국가에서 인정하는 제도가 없다. 전통의학자 등의 자격도 없어 한의사라고 하면 의료보조인에 속할 수밖에 없다. CIS국가 중 하나인 아제르바이잔의 의료보건 체계는 아직 구소련 시스템과 유사하며 다른 나라의 의료시스템에 비해 10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 원장은 “현지의 전통의학은 민간의학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라며 “나프탈란 목욕이라고 해서 석유 원유에 들어가 목욕을 한다. 이들은 그 방법이 관절염에 좋다고 믿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 원장이 직접 겪은 사례를 소개하며 “몇 년 전 한국에 급히 들어와서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이유는 진료를 하면서 말을 많이해 목이 부었었다. 그런데 현지인이 목에다 원유를 발랐다. 그 이후 강한 화학물질 때문인지 부기의 정도가 커지면서 편도가 종양처럼 부었었다”며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이슬람 전통으로 여자들은 월경을 하기 때문에 괜찮지만 남자는 가끔 피를 뽑아야 한다며 등을 칼로 찢어 사혈한다”고 그들만의 전통의학을 소개했다.  

이어 “현지에서는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다. 중국인들이 불법체류 및 불법시술을 많이하다 보니 1~2년 전쯤 경찰들이 중국인을 잡아서 내보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공식적으로 침을 놓고 있는 건 SEBA Clinic 외 한 곳이 더 있다”고 했다.  

“의료인이 비자를 받기 위한 서류절차가 까다롭다”며 “아제르바이잔에 올 때 경희대가 불법을 자행한 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가져오라는 것도 요구받았으며 남편이 해외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도 된다는 것을 허가하는 공증서류도 요구한다. 신생국이다 보니 까다로움이 있다. 중요한 것은 석사 이상만 올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이 아제르바이잔으로 오게 된 계기는 2006년 경희대와 아제르바이잔 병원이 협력해 ‘SEBA Clinic’을 만든 것이었다. 때문에 경희대와 협력관계가 친밀하게 유지돼 경희대 교수들이 과별로 돌아가면서 현지에서 근무했다. 최 원장의 남편도 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교수로, 있다가 차례가 돌아와 따라온 것이 지금까지 머물게 됐다.

최 원장은 “처음 왔을 때 여자 의사라고 많은 환영을 해줬다”라며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남자 의사 앞에서 옷 벗는 걸 꺼려한다”고 소개했다. 

또 “이 나라에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고 한의학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한번은 1주일에 루게릭병 환자만 4명을 본적도 있을 만큼 지방에 사는 노인들은 한의학병원에 오는 게 꿈이라고 한다”고 현지에서 한의학의 위상에 대해 말했다. 

특히 “현지 의료인에 대한 극심한 불신이 묻어 있다. 수술을 하면 죽는다고 믿고 있으며 정말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한방으로 치료받겠다고 고집을 한다. 진료기술이 발전하지 못하다보니 환자를 보낼 곳이 없다. 환자를 잘못 보내면 치료받다가 죽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의학, 한국에 대한 환상이 강해서 맞춰줘야 하는 고충이 있다. 여기에서는  근골격계, 화병 등을 주로 치료하고 미용, 성형, 비만도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세션이 10회에서 12회다. 예를 들어 발목이 삐끗해서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1~2회에 완치가 됐음에도 굳이 10회를 채운다. 반대로 오랜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10회만 오고 안 온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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