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과거로의 회귀, 한국형 음악영화 ‘쎄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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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 과거로의 회귀, 한국형 음악영화 ‘쎄시봉’
  • 승인 2015.02.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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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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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쎄시봉
감독 : 김현석
출연 : 정우, 한효주, 강하늘, 조복래, 진구, 김윤석, 김희애, 장현성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요들을 모아 방송하면서 덩달아 그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과 방송인들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라오고, 음원 차트를 올킬하는 등 2015년 1월을 뜨겁게 달궜다.

몇 년 전 7080의 노래들이 대중문화를 강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90년대가 우리나라 복고 문화의 중심으로 올라서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요즘 같이 경제 상황도 안 좋고, 여러모로 싱숭생숭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아있는 과거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를 반영하듯 또 한 편의 복고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7080시대를 대중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쎄시봉’의 음악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쎄시봉>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아려한 향수를 주고,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익숙한 음악으로 표현한 한국형 음악영화를 만끽하면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젊음의 거리 무교동 최고의 핫플레이스였던 ‘쎄시봉’에서 마성의 미성 윤형주(강하늘)와 타고난 음악천재 송창식(조복래)이 평생의 라이벌로 처음 만나게 된다. 이에 ‘쎄시봉’ 사장(권해효)은 이들의 가수 데뷔를 위해 트리오 팀 구성을 제안하고, 자칭 ‘쎄시봉’의 전속 프로듀서 이장희(진구)는 우연히 오근태(정우)의 중저음 목소리를 듣고 그가 두 사람의 빈틈을 채워줄 숨은 원석임을 직감한다.

기타 코드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통영 촌놈 오근태는 이장희의 꼬임에 얼떨결에 ‘트리오 쎄시봉’의 멤버로 합류하게 되고 그 시절,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쎄시봉’의 뮤즈 민자영(한효주)에게 첫눈에 반해 그녀를 위해 노래 부르기를 결심하게 된다.

영화 제목과 같은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음악 감상실이자 1970년대 통기타, 청바지, 생맥주 등 이전 세대와는 다른 청년 문화가 일어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곳이다.

그래서 영화 <쎄시봉>은 실제 인물들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이미지가 비슷한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등 관객과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하는 장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허구이다. 하지만 노래 가사와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실제와

허구 사이에서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영화는 매우 영리하게 실제와 허구를 연결하고, 시대적 배경과 아이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극적인 흥미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90년대의 첫사랑을 표현했던 ‘건축학개론’의 70년대 버전인 것처럼 <쎄시봉>도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교차하면서 아려한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최근 개봉했던 ‘강남1970’과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다만, 대과거-과거-현재의 흐름으로 표현되면서 배우들이 교체되는데 굳이 꼭 그렇게 했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월의 흔적은 아름다움보다는 점차 아쉬움에 점철되면서 더욱 과거에 매몰하게 만든다. 이제는 과거로의 회귀만이 아닌 ‘지금도 살만하다’라는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현재 영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출연배우 한효주의 개인사와 연계해서 평점테러를 당하고 있는데 영화는 그냥 영화답게 평가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원스’와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영화가 나름대로 흥행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줬는데 한국형 음악영화인 <쎄시봉>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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