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외면하는 중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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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외면하는 중요 이유
  • 승인 2015.09.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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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동

이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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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의계의 현재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은?’ <2> 이선동 상지대 한의대 교수

필자는 지난 글에서 한의계의 중요 통계를 소개한 적이 있다. 한방의료 이용실태, 한방의료기관 운영실태, 시장규모, 앞으로의 한의사 공급 등의 자료를 근거로 볼 때 전반적으로 한의계가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이 선 동
상지대 한의대 교수
특히 의료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료 및 치료에 대한 불확실성과 전문분야의 전문성 제고 요구 의견이 높았다. 이외에도 고가의 진료비, 진료질병 중 통증질환이 대부분이었고, 치료질병도 다양하지 않았으며, 발생과정이 복잡한 난치성 질병들이었다.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에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한 것이지만 의료기관은 질병치료나 건강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환자가 오지 않는 이유는 의료기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나 실망, 불신의 표시다.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문제나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치료비용, 기간 등에서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에 다른 기관으로 가버리거나 대체재를 구입하게 된다.

한방의 불충분한 의료조건
연구자들은 바람직한 의료의 조건으로 효과성, 안전성, 환자중심성, 적시성, 효율성, 형평성, 접근성, 의료의 질, 지속성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가 이의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면 최고겠지만 이중에서도 최소의 중요한 요소는 효과성과 안전성일 것이다.

실제로 2014년 한방의료이용실태보고서(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를 보면 한방의료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건강상태가 양호해서(46.4%)>한방의료의 효과성이 의심(21.9%)>비용부담(15.5%)>한약 및 침 치료방법의 불편(14.9%) 순이었다.

또한 한방의료가 개선해야할 사항으로는 고가의 진료비(40.9%)>한약재의 안전성(27.6%)>치료효과의 불확실성(15.5%)>전문성 제고(9.2%) 순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보건복지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라 대표성과 신뢰성이 있다.

다른 조사에서는 한방은 양방에 비해 치료율이 낮고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양방의사들의 한의학신뢰도 조사에서 한의학은 경험에 의존하며 비과학적이라며 불신을 나타냈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한방은 치료효과가 낮거나 불확실하며, 한약의 안전성문제, 비용부담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의사들은 객관적, 근거중심의학이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있다.

또한 바람직한 의료의 조건의 측면으로 볼 때도 국민들의 한방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의학과 한의사의 전반적인 진료에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한의사를 찾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에서의 심각한 불신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또는 미래의 한방 의료소비자들인 젊은 층의 한의학에 대한 불신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그들은 한의학을 진료에 체계적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한의학 전체를 ‘미신’이라고 여긴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한의학을 검색하면 연관된 검색어로 ‘한의학 사기’가 있다.

또 다른 연관검색어로 ‘한의학 갤러리’가 검색되는데 이 사이트에는 한의학에 대한 매우 극단적인 비판과 조롱의 글들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 한의사는 ‘한무당’, ‘한방무당’으로 지칭하거나 한의학을 일종의 종교로서 표현하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간독성’의 연관검색어에는 ‘한약의 간독성’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약의 간독성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인터넷상에서 간독성을 한약과 연관하는 인식이 상당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지금의 컴퓨터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방향과 현대인들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늠해 볼 때 인터넷상에서 한의학이나 한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불신의 존재는 한방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는 진단과 치료근거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과 한의사마다 각기 다른 치료를 하고 표준화되지 않은 것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방의료서비스 이용자들에 대한 인식과 이용형태 및 만족도 분석에서도 한방은 단순히 전통의학의 개념에서 벗어나 근거중심의 과학화된 의료서비스라는 인식을 확립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제각각의 진단과 치료로 인한 불신
한의사들의 진료는 주관적, 경험적으로 언제나 잘못, 실수가능성이 높으며, 과장, 왜곡될 수 있다. 경험적 진료의 근거수준은 매우 낮으며, 대조군이 없고 placebo effect까지 치료효과에 포함하기 때문에 치료율이 높게 평가되어 과장왜곡 된다. 진단과 치료단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미 보았듯이 인터넷상에서 한의학과 한의사의 평가도 심각하다.

일부 의도적인 왜곡부분도 있겠지만 상당부분 한의사 스스로 빌미를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각각의 진단과 치료과정, 개관적 사실과 진실에 근거한 치료보다는 나의 치료만이 최고라는 경험적 치료 등은 이러한 문제를 만들고 있다.

한의사간 다름과 차이의 결과?
종합하면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의 방문을 외면하는 주요 이유는 한의사의 치료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신과 실망, 고가의 치료비에 대한 불만, 한약재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불안 등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제각각인 한의사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문제이다. 한 환자에 대해서 한의사마다 진단도, 치료처방도, 체질도 다르거나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의사의 의학적 전문성의 수준에 대한 문제이며 한사람의 한의사 또는 모든 한의사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심각한 결과의 오류를 발생하며, 실수를 의미하며 의료과정의 실패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며 한의학과 한의사의 불안정성을 말한다.

이러한 서로 다름의 진단과 치료법은 한때 한의학의 장점으로까지 이야기했으며 실제로 대사회적으로 통했다. 지금은 전혀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다. 한의사마다 제각각의 다양한 진단과 진료는 환자들에게 불안, 불신감의 요소이며 큰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주관적 사실 수준에서 객관적 진실 수준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달라야 함이 아니라 같아야 함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한 환자를 치료할 때 너와 나의 진단과 치료가 다르다면 너와 나 모두, 너 또는 내가 실수하거나 잘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나와 환자 모두에게 실망과 불신을 주는 요소가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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