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한의대생들 교내에서 ‘장례식’…왜?
상태바
상지대 한의대생들 교내에서 ‘장례식’…왜?
  • 승인 2015.10.07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aj2214@http://


“한의대 인증평가·강릉 분원 설립·교수 충원 약속 불이행” 항의
 
300여 학생들 무기한 수업거부, 집단행동…공개질의서도 발송

◇상지대 한의대생들은 ‘민주화를 지켜가야 할 상지대학교는 죽었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상지대 장례식을 치렀다.

[민족의학신문=박애자 기자]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 300여 명이 수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섰다. 6일 현재 22일째다. 한의대생들은 수업거부에 이어 교내에서 장례식까지 치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강의실에서 공부해야할 학생들이 왜 강의실 밖으로 나왔을까?

한의대 인증평가 관련 약속 불이행
2014년 8월 공금횡령과 부정입학 등으로 교육계에서 ‘퇴출’됐던 김문기 전 상지학원 이사장이 20년 만에 상지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김문기 전 이사장의 총장 취임에 상지대 총학생회에서는 수업거부까지 진행하는 등 강하게 반대했지만, 한의대는 자체 총회를 통해 김문기 전 이사장에게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해결을 제시하며, 수업거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한의대는 김문기 전 이사장에게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해결을 위해 ▲병상 수 확보 마련을 위한 분원 설립 ▲인증평가 기준에 맞는 교수 충원 등을 요구했고, 김문기 전 이사장은 이를 수용, 이사회 승인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김문기 전 이사장은 한의대의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병상 수 확보 마련을 위한 분원 설립을 위해 김문기 전 이사장은 강릉에 있는 본인 소유의 땅을 한방병원으로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강릉 분원은 지난 3월 완공 계획이었지만, 제대로 공사조차 진행되지 않았으며, 부지 용도 변경도 안 된 상태였다.

한의대 인증평가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교수 충원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교수 충원을 해결하기 위해 교수 채용 공고를 냈는데, 교수 숫자는 1년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교수들이 정년퇴임할 경우에만 새로운 교수를 충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문기 전 이사장은 취임 후 1년 동안 한의대의 요구를 형식적으로 들어주는데 불과했다.

◇상지대 한의대생들은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해결, 방정균 교수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사진출처=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SNS>

대학구조개혁평가 D- 등급 받아
이러한 상황에서 8월 31일 상지대는 교육부로부터 대학구조개혁평가 D- 등급을 받았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학령인구 급감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에 근거해 시행됐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총 298교를 대상으로 정량, 정성지표를 함께 활용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상지대는 D- 등급을 받아 부실대학으로 분류됐으며, 2016년도 정부재정지원사업 제한, 2016년도 국가장학금 신·편입생 지원 제한, 일반 학자금 대출 신·편입생 50% 제한, 2013학년도 대비 2017학년도까지 입학정원 10% 감축, 교육부 컨설팅 의무 참여의 제재를 받게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상지대 총학생회는 총회를 통해 9월 15일부터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으며, 한의대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고 무기한 수업거부에 동참했다.

공개질의서 발송 및 교내 장례식 퍼포먼스, 가두행진까지
9월 15일 수업거부를 시작한 본과 4학년을 제외한 300여 명의 한의대생들은 이사회와 총장실에 현 사태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제출하는 한편, 연일 장례식 퍼포먼스, 가두행진 등 집회를 이어갔다.

16일에는 ‘민주화를 지켜가야 할 상지대학교는 죽었습니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상지대 장례식을 치루는 한편, 17, 18일에는 교내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특히, 추석 연휴 전인 23일에는 교육부 세종청사에서 상지학원 이사회 전원 사퇴 및 교육부의 임시이사 즉각 파견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으며, 24일에는 강원도 원주 시내에서 현 상황을 호소하는 한편,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김세중 한의대 학생회장(본과 2년)은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도 문제지만 학교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 등급을 받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한의대 인증평가 문제 해결, 방정균 교수 부당징계 철회, 교육부 임시이사 파견 등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수업거부는 무기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지대 한의대의 수업거부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