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편하게 사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미니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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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편하게 사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미니언들
  • 승인 2015.10.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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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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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미니언즈

감독 : 카일 발다, 피에르 꼬팽
목소리 출연 : 피에르 꼬팽, 마이클 키튼, 산드라 블록


2015년 여름 영화계는 ‘쌍천만 영화’의 탄생을 비롯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흥행몰이가 함께 이어지면서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예년보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애니메이션들이 연이어 개봉되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그 중에서도 또 다른 애니메이션인 ‘슈퍼배드’ 시리즈의 캐릭터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미니언들이 단독 주연으로 등장하는 작품의 상영은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미니언즈>는 ‘슈퍼배드’ 에서 파생된 일명 스핀 오프 작품이자 ‘슈퍼배드’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이전의 시대를 그리고 있는 프리퀄 작품이다.

그래서 이미 ‘슈퍼배드’ 시리즈를 본 관객들이라면 <미니언즈>가 내용이 무엇일지 호기심을 갖고 보기에 충분하다. 물론 필자처럼 ‘슈퍼배드’ 시리즈를 보지 않은 관객들이라도 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 태초에 미니언(피에르 꼬팽)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슈퍼 악당만을 보스로 섬겨온 미니언들은 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로 인해 보스들과 이별하게 된다. 이에 우울증에 빠진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한 리더인 케빈은 자유로운 영혼 스튜어트 무한 긍정 밥과 함께 슈퍼배드 원정대를 결성한다.

그리고 나서 우연히 세계 악당 챔피언십에 참석해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산드라 블록)을 보고 첫눈에 반한 이들은 일생일대의 위기가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스칼렛의 특급 미션을 넙죽 받게 된다.

<미니언즈>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미 성공한 작품의 뒤를 이어 나오는 속편과 다르게 작품 속에 표현되지 않았던 주인공들의 과거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미니언들 답게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그들의 보스들이 낯익은 역사적 인물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주된 배경이 되는 1968년 역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젊은 모습의 영국 여왕, 비틀즈 등이 등장하고, 미국의 달 착륙에 대한 음모론을 대놓고 보여주는 등 그 시대의 인물과 역사적 사실들을 극 속에서 자연스럽게 잘 버무리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영어, 한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일어, 프랑스어 등을 혼용해 만들었다는 미니언들의 언어는 상당히 재미있고, 독특하여 자막조차 나오지 않지만 그들의 표정만으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완성도가 너무 비약적이라서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좌충우돌하는 미니언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극적인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미니언들이 ‘슈퍼배드’ 의 악당인 그루와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보여주면서 이전에 ‘슈퍼배드’를 보지 않았던 관객들에게 ‘슈퍼배드’를 감상하고자 하는 욕구를 생성시키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기발한 상상력과 풍부한 표현력으로 무장한 <미니언즈>는 이야기의 완성도나 감동 따위는 잠시 접어둔 채 아무 생각 없이 낄낄 웃을 수 있는 작품으로 추석 연휴 동안 지쳤던 심신을 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세상 편하게 사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미니언들의 초긍정적인 마인드를 본받아 항상 즐거운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고, 영화 다 끝나고 나오는 엔딩 크레딧도 빼놓지 말고 보길 바란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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