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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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 승인 2015.11.0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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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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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더 기프트

감독 : 조엘 에저튼
출연 : 조엘 에저튼, 제이슨 베이트먼, 레베카 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세상이 좁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다. 실제로 예전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서도 인간관계는 몇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는 것이 나와 있듯이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얘기 속에서 자신이 아는 사람의 얘기가 들리고,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는 등 정말 세상이 좁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알면서도 타인을 대할 때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람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내의 유산 이후, 안정적인 삶을 위해 교외로 이사 온 부부 사이먼(제이슨 베이트먼)과 로빈(레베카 홀)은 우연히 사이먼의 고등학교 동창인 고든(조엘 에저튼)을 만나게 되지만, 그의 과도한 호의가 어쩐지 불편하다. 그 후 고든은 부부에게 선물을 전하고, 항상 부부의 주변을 맴돈다. 그리고 계속되는 불길한 일들로 인해 부부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과거 학창시절 때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누구나 한 번 쯤 겪어봤거나 겪어 볼 수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더 기프트>는 제목에서 주는 느낌과 전혀 상반되게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긴장감만으로 오싹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그러나 여느 스릴러 영화들과 달리 사람을 해치는 장면이 전혀 등장하지 않고, 심리적인 갈등을 주되게 표현하는 영화답게 보는 내내 느껴지는 서스펜스는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 작품의 감독인 조엘 에저튼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본인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이야기의 전개에 맞춰 다양한 성격 표현을 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그러나 <더 기프트>는 피 한 방울 보이지 않고, 최소한의 출연진으로만 구성된 영화라서 다른 스릴러 영화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말로 갈수록 자신이 아무렇지 않게 던진 말 한마디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상처를 받게 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에도 만연해진 왕따와 거짓말로 인한 문제가 향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해준다. 안 그래도 추워진 날씨에 몸이 움츠러지는 시기에 개봉하는 스릴러 영화이지만 영화가 전하는 주제를 곱씹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영화 제목이기도 한 ‘선물’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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