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경 시평] 우리가 만드는 한의약의 가까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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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시평] 우리가 만드는 한의약의 가까운 미래
  • 승인 2015.12.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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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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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12월 7일 보건복지부는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 공청회를 개최하고, “한의약을 통한 국민 건강 향상 및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비전 아래 4대 성과 목표, 18대 과제, 100여 개 실행 과제를 담은 3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안에 대해 공개했다.

김 윤 경
원광대 한약학과 교수,
한의사
이는 ‘한의약(韓醫藥) 육성의 기본방향 및 육성 기반의 조성과 한의약기술 연구·개발의 촉진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건강의 증진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2003년 제정되어 2004년 8월부터 시행된 <한의약 육성법>에 의한 것으로, 이 법은 2011년 “한의약”이란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韓醫學)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ㆍ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韓藥事)를 말한다고 개정되어 한의약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한 것도 포함하여 시대에 맞추어 발전할 수 있게 한 바로 그 법이다.

한의약육성법 6조 1항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은 한의약의 육성·발전 등에 관한 종합계획을 제3항에 따른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주관으로 2006~2010년까지의 1차 한의약 육성계획이 만들어졌다. 애초 7315억원의 정부 지원이 계획되었지만, 실제 투자된 금액은 3968억원(54.2%)에 불과하며, 1차 계획이 끝난 후 평가결과 세부과제 38건 중 완료 4건, 정상추진 30건, 지연 4건으로 충족률은 89%로 평가되고 있다.

2011~2015년까지의 제2차 한의약 육성계획은 “한의약을 통한 국민의 건강 향상 및 안전 확보”를 비전으로 4대 분야, 10대 중점추진과제, 26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고, 약 1조99억원을 투자하여 한의약산업을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육성하고 관련 시장을 10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것을 야심찬 목표로 설정하였다.

R&D 지원에는 5년간 3412억원을 투자해 침과 뜸에 대해서 표준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각 질환별 진단기준, 치료횟수 및 치료기간 등에 대한 표준한방처방 근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또한 글로벌 한약제제 개발 및 한의약 의료기기 핵심기술 개발 연구 등을 통해 2015년까지 한의약 분야를 500억 규모시장, 1000만 달러 수출주력상품으로 육성해 갈 계획이었으나 실제 투자내역(2015년은 예산내역)은 1조99억원의 56.8%인 573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은 달라 보인다. 과다한 성장 기대치나 시장크기를 내세우기보다는 그동안 한의계에서 논의되어 왔고 필요성이 수차례 언급되었던 과제들이 많이 반영되었다. 올해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수차례의 전문가 워크숍과 분과위원회 회의를 열어 다양한 한의약계의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종합하여 정리하는 노력 끝에 만들어진 계획답다.

4대 성과 목표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보급을 통한 근거 강화 및 신뢰도 제고 ▲보장성 강화 및 공공의료 확대를 통한 한의약 접근성 제고 ▲기술혁신과 융합을 통한 한의약 산업 육성 ▲선진 인프라 구축 및 국제 경쟁력 강화로 설정되었다.

1, 2차에서 중시되었던 한의약 R&D 강화나 산업화, 국제화도 중요하지만 이번 계획에서는 한의약이 환자와의 접점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되어 왔던 한의치료의 표준화와 신뢰성 회복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의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보장성 강화 및 공공의료 확대, 제도 개선 등에 대한 부분도 반영되고 있어 한의약의 눈높이에 맞는 현실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 희망을 가져본다.

한약 분야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방향이 감지된다. 2차 계획에서는 한약(재) 유통체계 선진화와 한약안전관리체계 과학화가 2가지 중점추진과제로 탕약에 대한 고민이 주였지만, 이번에는 한약(재) 품질관리 및 유통체계 강화뿐 아니라 한약제제 개발 및 특화지원, 한약제제 사용 유인 기반 마련 등을 주요과제로 꼽고 있어 이번 발전계획이 한약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연구 끝에 도출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으며 실제 한의 임상과 관련된 한약제제산업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약 부분의 구체적인 실행과제로는 한약(재) 품질관리 및 유통체계 강화를 위한 ▲원외탕전실 관리 강화와 ▲토종한약자원 국가관리 체계 구축 ▲비규격 한약재 유통 관리 대책 수립 등이 눈에 띄며, 한약제제 개발 및 특화지원을 위한 ▲의약품 수준 허가 제품 보호 ▲품질관리 한약제제 수가 차등화 ▲약침 규격 표준화 ▲한약제별 포제법 표준 등이 있다.

특히, 한약제제 사용 유인 기반 마련을 위해 마련된 ▲국제 조화된 허가과정 일원화 ▲한약제제 허가 관리 절차 강화 ▲전문의약품 한약제제에 대한 기준 정립 및 허가 요건 강화 ▲전문의약품 비중 강화 및 약가 적정화로 한의의료기관 수익 실효 등의 과제는 세계적으로는 한약산업이 발전하는데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한약제제 산업규모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시급한 것으로 반드시 실천되기를 바란다.

이제 한의약 육성법도 10년이 넘어 세 번째 한의약육성발전 종합계획이다. 어릴 적 방학마다 제일 먼저 만들었던 생활계획표 생각이 난다. 공부로 가득 찬 계획표를 공들여 만들어 붙여놓으면 뿌듯했지만, 방학이 끝나갈 때에는 계획표를 보면서 죄책감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꼭 필요하며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웠다고 생각되는 만큼, 우리 모두가 잘 지키고 관리하여서 5년 후에는 부쩍 성장한 한의약을, 우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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