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이익을 위한 ‘양질의 근거’ 보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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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이익을 위한 ‘양질의 근거’ 보였으면
  • 승인 2016.01.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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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이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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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2016년] 이향숙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장

2015년 나의 머릿속 핵심어는 온통 ‘근거중심’, ‘정보’, ‘커뮤니티’, 이런 것들이었다.

이  향  숙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장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를 통해 한의약 분야의 제대로 된 근거들을 가공하여 확산하느라 여러 선생님들과 씨름하다 보니 벌써 새해다. 올해는 어떤 일들을 만들어 가야 할 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정보센터를 통해 근거중심 한의약 정보, 한약-양약 상호작용 정보들을 서비스하는 작업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한의계가 필요로 하는 근거 자체였다.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었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파동이 났을 때, 메르스가 터졌을 때… 우리는 난감하게도 내놓을 근거가 부족했다.

백수오를 갱년기증상에 건기식으로 허가받았다는 근거들이 초라했고 - 물론 한의사와 상관없고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엉뚱하게 한의계로 피해가 오는 현실이 잘못되었음을 안다 - 메르스를 비롯한 감염병들에 관한 지침을 문의하니 관련 학회에서는 한의사는 그런 감염성 질병을 안 본 지 오래 되었으니 섣불리 치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답변까지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인가? 고작 중국에서 나온 (역시 매우 근거 수준이 낮은) 메르스 진료지침을 소개하는 수준의 자료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힘들었다.

우리는 연구를 왜 하는 것일까? 2016년 1월 현재 내가 생각하는 답은 하나인데 그것은 공익(公益)을 위해서이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아마 한의계의 이익보다는 환자의 이익에 가까울 것이다.

근거중심의학에서는 양질의 근거, 임상가의 전문성, 환자의 가치와 상황을 잘 통합하여 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나를 찾아온 환자를 가장 잘 돌보기 위해서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아직은 역시 양질의 근거가 아닐까 싶다.

최근 몇 년 간 한의계에는 양질의 근거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금년에도 부족한 인력과 재원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할 연구자들이 떠오른다.

또한 늘 좋은 연구와 근거에 관심을 갖고 진료에 임하는 학술적으로 탁월한 임상가 선후배, 동기들도 떠오른다.

다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공익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금년부터 실제적으로 침구치료 안전성 자료들을 온라인에서 한의원 단위로 수집하고 한의원 단위에서 질환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효능 평가 도구를 확산시키는 작업을 할 계획이라 우리에게 필요한 근거를 만들어 갈 기대에 가슴이 뛴다.

혜안이 부족하여 2016년에 의료일원화, 의료기기 등 여러 중대한 사안들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공익을 위해 작게라도 보탬될 수 있는 일이라면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양질의 근거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아무쪼록 한의계,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위한 근거들을 차곡차곡 만들어 스스로들 흐뭇해하는 그런 연말이 되길 희망해 본다.

또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에서는 그런 정보들을 바쁘게 제공하며 서로 소통하는 한의계에 일조할 수 있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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