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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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 승인 2016.01.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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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훈

조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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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중의학과 한의학 / 한의학 참관단, 중국 중의병원-천사력제약 방문기


<중의학과 한의학>
1편
1. 3박 4일, 중의학의 현위치를 확인하다 (일지, 매일의 일정과 소감)
2. 달라진 중국, 정부지원과 의료현장
3. 중의연구발표의 산실
4. 한국의 표준한의임상진료지침 추진과 중국의 비교
5. 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6. 중의학 호황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관점의 필요성
7. 한의사 출신 과학자들의 역할
8. 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2편
9. 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참관 기록의 관점 : 임상한의사 입장에서 중의현장을 통해 한국이 받아들일 것, 우월한 것은 어떤 것이 있는가의 관점


짧지만 알찬 중국 중의학/약 견학이었다. 그동안 한국 한의학이 최고라고 자부하던 것들이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내 아집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관단은 중국중의과학원 부설 안과병원을 돌아봤다.
우리나라 한의계는 지금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문제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의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중국 의료계 견학을 통해 실용주의 의학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게 되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일정 교육 과정을 거치면 서의(양의)든, 중의(한의)든 의료인이라면 누구든 진단 기구, 치료 도구를 교차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직접 방문한 중의과학원 소속 안과병원에는 진료실마다 세극등현미경이 설치되어 있고, 필요한 검사는 모두 의뢰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 한국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의료 기구, 진단기기의 자유로운 사용, 그리고 국민의 중의학에 대한 온정적 태도, 서의와 중의의 조화로운 협진 등으로 중의학은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사방이 막혀있는 한국한의학이 가야할 방향은 중국 중의학/약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한국 한의학이 중의학과 다른 점, 중의학보다 우수한 점이라고 항상 내세우는 것은 거의 대부분 사상체질 의학, 허준의 동의보감 정도가 되겠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동의보감은, 중국의 고대 의학 서적을 바탕으로 허준(공동저자들) 등의 시각으로 새롭게 편집한 것은 그 가치를 높이 살 수 있겠지만, 결코 완전히 중국과 다른 새로운 이론이라고 말하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마의 사상체질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양 전통 의학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면이 있다. 진단,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의학과, 새로운 의철학 이론까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특성만으로, 한국 한의학이 중의학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하여 생각할 수 있을까? 사상체질을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본인이 이번 중국 중의학 현장 방문을 통하여, 과연 무엇이, 어떤 이유로 사상체질의학이 중의학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자문하게 되었다. 독특한 것은 분명하지만, 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 그 근거는 무엇인가?

 

 ◇종양과의 거목인 퍄오빙퀘이 교수의 진료를 참관했다.
학부 시절, 교과서는 거의 대부분 중의학/약 교과서를 번역한 것이 많았지만, 정작 교수님들께서는 중국에서 발행된 논문이나 연구는 낮게 평가하시는 것을 익히 보고 들었다. 그런 연유로 나도 중국자료나 논문을 왠지 모르게 무시하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나니, 중국 논문이나 자료를 다시 보게 되었다.

최근 중국 논문을 찾아보면서 한국 한의학보다도, 중국 중의학에서 한약물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독학도 그 일부일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서약(양약)과 중약(한약)의 병용이 일반화되어 있어 이것에 대해서 더욱 많은 연구가 있는 듯하다.

중국 중의학/약이라고 모두 완벽할 수 없을 것이다. 중의약연구원 소속 안과병원에서 만난 중의사와의 대화에서, 그는 망막질환에 중약이 효과가 있다고 처음에는 자신 있게 말하다가, 우리의 질문이 지속되자, 적절한 답을 하지 못했다. 많은 환자 케이스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의 치료가 어디까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그들도 아직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번 중의병원, 제약사 방문을 마치면서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졌다. 한의사(의사)는 환자를 많이 보면 자부심이, 자긍심이 생기는 것이구나,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 이전에, 환자를 잘 치료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환자들을 보는 것이 의사의 행복이구나, 한의사(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구나, 한의학은 질병을 치료하는 실용 학문이구나, 우린 그동안 너무 관념론에 경도된 것은 아니었던가 자문해 본다.

조남훈 / 원당경희한의원 원장

조남훈 원장은?
90학번. 침구과 수련, 한의학 박사, 개원 및 임상경력 15년, 경기도 한의사회 대위원총회 부의장, 고양시한의사회 부회장, 한의사를 위한 임상아카데미 및 살롱 고문

<최선의 진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대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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