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중의학 발전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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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중의학 발전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승인 2016.04.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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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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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2부 '패널토의' 요약

한의학미래포럼 1부 발제에 이어 시작된 2부 패널 토의에서는 중국에 직접 참석한 한의사들과 전문가가 중의학성과에 대한 발표에서도 중서의 결헙형태에 대한 벤치마킹과 중의학 논문의 발전상에서 우리 한의학이 배워야 할 점등이 제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중서의 결합형태 부러워”
조남훈 경희원당한의원 원장

◇조남훈 원장

지난 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을 방문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북경중의약대학 소속 국의당이다. 두 번째 방문지는 광안문병원이다. 우리로 치면 3차 의료기관이고 하루 외래인원 1만2000명, 650병상에 직원 1000여명이다. 중국은 1999년에 중의학 의료보험이 시작됐는데 그때부터 환자가 매년 20%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중국이 의료에 있어서는 자본주의 국가만큼 시스템이 최신화 돼 있다. 세 번째 방문지는 등소평의 안과질환을 치료했다고 해서 유명해진 중의과학원 소속 안과병원이다. 이 병원에서는 중서의가 안저질환을 보고 서의는 보조적인 개념으로 진료를 보고 있다. 모든 진료실에 세극현미경이 다 있었다. 중서의가 서의 진단기기를 쓰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네 번째는 천사력제약회사다. 매출 규모를 보면 4조 6000억원. 건물 대지가 80만평이다. 작은 도시 하나를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심적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복방단삼적환의 매출이 우리 돈으로 3600억원 정도다.

우리가 학술적인 부분에서 중의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중국을 다녀오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 자료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배움이 있었다.

하지만 처방들이 병을 치료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예로 암은 서의가 수술하고 몸 보신은 중의에게 중약 먹으라고 권한다고 한다. 중성약으로 암을 치료하는 것인지, 몸을 보신하는 것인지는 의문이 들었다.

또 난치병인 폐류평고를 봤을때 적응증으로는 비소세포폐암, 병기로는 3B-4기이다. 구성을 보면 황기, 당삼, 사삼, 행인, 삼칠, 패장초, 백화사설초 등이다. 중요한 것은 ‘등’이다. 내용이 모두 공개되는 것이 아니다. 이게 OTC로 판매되고 있었다. 중요한 약재가 ‘등’에 없다고 하면 폐암 3B에서 4기로 어떻게 치료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중의학자료는 모두 공개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중성약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다. 이것을 한약, 양약 어느 것으로 봐야할지 혼동스러웠다. 그들도 막연한 기대감에서 중약을 쓴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서의 결합형태는 부러웠다.

“중국, 한국이나 일본처럼 전통의학 뿌리 뽑힌적 없어”
장인수 우석대한의대 교수.

◇장인수 교수

우리가 오는날 서양의학을 볼 때의 기준은 미국이다. 1910년 카네기재단의 후원을 받은 Abraham Flexner라는 교육학자의 보고서가 발표된다.

이 보고서에서 Flexner는 미국 의과대학의 의학교육을 낱낱이 분석하고, 향후에 미국 의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정리한다. ▲과학에 기반 한 교육을 실시할 것 ▲최소한 2년의 예과과정을 college나 university에서 마칠 것 ▲의학교육과정은 4년으로 할 것 ▲종합대학에 속해있을 것 ▲전임 임상교원을 채용할 것이다. 이 보고서의 영향력은 미국 의학교육의 쇄신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현대의학의 발전과 미국 의학의 발전으로 나타나게 된다. 오늘날 미국 의학이 전 세계 의학의 주류가 되게 만든 산파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중,일 세 나라의 전통의학 흐름을 살펴보면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전통의사 제도를 폐지하면서 비유하자면 뿌리가 잘린 것과 다름없었다. 반면 한국 한의학은 경술국치 이후 일본 통치하에서 한의사제도를 폐지했으나, 사실상 의생 제도를 통해서 명맥을 유지했던 면이 있으므로 뿌리가 반쯤 잘려나갔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중국은 1910~1970년까지 침체기는 있었지만 1980년대이후 중의학을 본격적으로 집중적으로 양성했고, 제도적으로 단절이 된 바가 없어서 일본이나 한국과는 달리 전통의 뿌리가 뽑힌 적은 없었다.

한국의 한의학 교육을 살펴보면 1950년대의 초창기부터 이미 서양의학의 해부, 생리 등이 들어와있었다. 1960년대에 들어와 윤길영 교수가 한방의 생리, 병리를 만들었고 1970년에 김정제 학장이 들어오면서 동의보감식의 임상교육이 실시되고 병원에서는 5개 내과로 나누어 임상을 했다. 한의사는 교과서를 놓고 보면 중서의와 비슷하고 양방과목의 비중이 높다. 그간 한의학 교육과정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한의대의 대두분이 경희대한의대의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형성됐고 국가고시와 관련해 공동교육목표를 설정했기에 대학별 교육과정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1990년 중반부터 점차 대학별로 미미하게나마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형성하게 되었다.

중국은 1956년에 중의전문대학교를 설립, 고급 중의약 이재를 전문 육성했으며 그 후 각 성을 중심으로 중의약 대학교가 설립됐다.


“중의약 논문 활용해 한의계 출구 만들어야”
윤성중 경희장수한의원 원장.

◇윤성중 원장

중의약 논문은 1970년~1990년대 까지만 해도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도 이후에 나온 논문은 수준이 높은 편이다. 특히 한약파트에서 성분쪽으로는 꽤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있다.

중의약 논문 검색사이트인 CNKI는 중국 국가지식 기초시설의 확보 차원에서 세계은행이 출자해 1999년에 만들어진 중국 최대의 문헌정보 사이트다. 여기에는 매년 4만건의 중의 관련 논문이 수록되고 있으며 중약 관련 논문은 매년 3만건이상이 실리고 있다. 중의과학원의 데이터베이스에는 매년 6만건의 중의약 관련 논문이 수록되고 있다.

현재 한의계가 전체 보험재정에서 4%만 차지하고 있고 첩약이 날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빈도 질환이나 난치병을 다룰 수 있는 제제쪽으로 접근해 파이를 키워야 한의계에 출구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의약 저널 분석이 이러한 제제 개발에 도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예로 들면, 국내에서 이뤄진 논문이 고작 8편이다. 중국은 CNKI에서만 매년 2,000여편 이상의 논문이 수록되고 있다. 이들의 연구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중의학을 무시할 단계는 아니다. 2003~2013년 SCI에 수록된 전통의약 논문중에서 중국이 11,406편인데, 한국은 1,819편에 불과하다. 심지어 미국도 4,719편의 전통의약 논문을 SCI급 저널에 게재하고 있다.

우리도 중의학 논문의 활용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학부과정 및 한의사 보수교육에서 해외 논문 검색 및 활용방법에 대해서 교육하여야 하고, 중의약 핵심 저널 중에 중요 논문을 번역해 인터넷과 책자를 통해 소개하여야 한다. 또 협회와 학회의 지원하에 중의약 동향 분석과 저널 리서치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중의학연구원, 한국과 국가지원 자체가 다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동수 연구원

◇김동수 연구원

중의학 연구기관 종사자들은 1만여명이다. 지역에서 관련된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2011년도 기준 연구비가 우리 돈으로 1300억원정도가 투자됐다. 우리나라는 850억 정도로 절반수준이었다. 이를 GDP대비로 보면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몇 배 높은 수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의약 관련 인력, 연구개발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도에 중의약 관련 논문이 5000편 이상이 나왔다. 특허등록건수도 한해 100건이상의 특허가 나오고 있다. 논문도 한의학연에서는 1년에 SCI는 100편이다. 연구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인프라도 차이난다. 중국은 고급인력들도 800여명이다. 2000년 이후 전체적인 인력수가 증가하고 있다.

연구프로젝트도 연 2000건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은 임상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한의학연은 기초와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의료서비스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있고 연구개발을 하려는 의지가 많이 보인다. 이를 활용해 세계화를 하려는 방향성도 있고 중의과학연은 산하병원이 6개가 있다.

그에비해 한의학연은 병원도 없고 산하기관, 교육기관도 없다. 이런 것들이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제한적이다. 중국은 규제가 많이 열려있다. 성과나 목표를 향해 가는데 효율적인 측면이 많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규모성이라는 게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투유유가 노벨상을 받으면서 아이템 선정이나 정치문제가 영향력을 보였다.

 “중의약 관련 많은 임상연구 처방이 나오고있다”
송미덕 경희한의원 원장

◇송미덕 원장

한의사가 왜 중의학 연구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봐야하느냐하는 것은, 현대 한의사는 통합의료, 순조로운 협진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바뀌는 의료시장에서 한의사가 치료 관리할 진료영역을 넓혀야하고, 천연물 유래의 제제사용에 대한 임상연구자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한의사가 원하는 각종 검사, 그 자료의 공유를 통한 한의학적 치료효과의 입증은 현재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중서의 결합진료를 하고 있으며, 중의약에 대한 신뢰는 정부주도하에 서의사의 수술 이후 중의약치료 의뢰로 이어진다. 여기서 나온 진료결과를 바탕으로 각 질환별 치료지침으로 공표하여 (예)종류치료와 관련, 중화중의약학회에서 <중의종류진료 지침>을 발표) 업계 표준으로 삼고 있다. 광안문병원, 동직문병원, 동방병원 등 각 중의병원별로도 고유의 중의치료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 매뉴얼에 따른 치료를 권장한다. 결과물은 지속적인 중의학의 우수한 연구결과로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번 중의우세병종 1권 (2010년)에 수록된 ① B형간염에서는 항바이러스제의 진화와 한약투약의 목적성을 제시하였고, ② 2형당뇨의 중약투약에서는 질병의 추세, 선행질환을 고려한 한의치료 목표점을 설정하여야 한다는 점, ③ 비소세포성 폐암에서는 서양의학으로 잘 관리되지 못하는 병기 (Ⅲb-Ⅳ기)에서의 한의치료의 효용을 살펴보았다. 이 3종의 임상연구를 리뷰한 결과, 중의임상연구가 비록 변증론치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들의 연구구조와 평가방법, 한국 한의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부분을 알아보았다.

한의사는 한의사만의 고유영역인 증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한열, 허실, 체질 등으로 변증하여 개인별 치료관리방법을 제시하는 것에, 질환에 대한 인식을 더하여야한다. 그리고 증상기록의 표준화, 기술 가능한 임상지표를 사용하여, 기존 발표된 중약의 치료성적을 통해 서 의미있는 처방을 추출하고, 사용가능한 제제화에 힘써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양약투여가 병행되고 있는 환자들이 매우 많다. 지속적으로 부작용을 줄여나가고, 기전을 달리하는 양약에 한약의 병용투여가 어떤 치료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한다. 저농도 복합제제인 한약의 장점을 중국보다 나은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하는 것도 숙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구인력 보강과 장단기적 임상연구, 순조로운 협진을 위한 정부지원과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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