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연구 방향 설정 후 중의학 상호 협력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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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연구 방향 설정 후 중의학 상호 협력 방안 찾아야”
  • 승인 2016.04.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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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자 기자

박애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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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차 01 한의학미래포럼 플로어 토의


“학부생 때부터 중의학 연구 교육, 임상의 교류 확대 필요”

“한의대 교육 역할 주도권, 기초→임상으로 변화해야”


김재효 대표(한의학미래포럼): 최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사업이 한의계 가장 큰 R&D로 시작했다. 한의학의 임상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 과정에 임상연구의 부족한 부분을 중의 임상연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중의 임상연구 결과물 중 RCT나 CCT 형태로 진행되거나 메타분석으로 만들어진 것을 한국 한의계가 신뢰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인지 궁금하며, 한국한의학연구원 차원에서 이를 평가하는 역할을 하는 것에 의견을 제시한다.

김동수 박사(한국한의학연구원): 학술 논문들이 중국에서 많이 들어오는데 자체 필터링 할 수 있는

◇김동수 연구원

시스템만 갖추고 있다면 중의의 연구 성과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의학에서 진료지침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이를 한의계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중의학의 건강보험 상황이 우리나라와 매우 다르다.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중의학이 지금까지 구축해놓은 것들을 한의사들 입장에서 볼 때는 이런 부분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좋은 장점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필요하다. 송미덕 운영위원이 패널 토의에서 매뉴얼이 나오고 매뉴얼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는데, 그런 논의들과 시각 속에서 한의사들이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인수 교수(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근거는 동물실험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다. CCT, 대조군시험 등 무작위로 배정한 RCT부터 근거로 본다. 양방의학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국가에서 이미 다 만들어진 진료지침을 가져오면 쉽게 쓸 수 있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일일이 전세계의 자료를 모두 수집해서 분석하고 정리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한중일은 물론 서구에서 진행된 연구를 포함하는 국내외의 모든 임상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활용하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임상진료지침의 제정은 제도권 진입을 위한 필수적인 일이므로 우리가 주도해서 진행해야 한다.

김재효 대표: 국내 연구진들이 중국 전문 저널을 접하는 기회가 적을뿐 아니라 인정하지 않는 이유

◇김재효 대표

는 중의학 연구결과에 대한 불신, 언어 장벽과 접근성 난이 등이 존재하는 것 같다. 또한, 국내 한의학 연구 자체가 서양의 과학기술 연구 기준에 평가 받았던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도 있다. 국내 연구가 SCI급 저널에 많이 게재돼야 그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연구 방법과 연구 결과에 대해 선진국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것이 중의학을 외면하게된 이유 아닌가. 국내 연구진들이 중의학 학술지의 연구결과를 활용한다고 할 때 한의학의 임상과 학술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판단하는가.

윤성중 원장(경희장수한의원): 중의학 논문들의 처방이 구체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관련 논문을 분석하다보면 어떤 처방과 어떤 약물을 많이 쓰는지 눈에 들어온다. 다만, 언어의 장벽으로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중의학 용어는 영어를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중국어로 변환해서 쓰기 때문에 중국 논문에 익숙해지려면 상당한 기간의 학습을 해야 한다. 때문에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 전문가를 키우지 않으면 중의학을 받아들일 수 없다.

김재효 대표: 양방의 의료인들은 임상 진료에 있어 최신지견을 수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서양의 자료와 근거를 찾고 활용하고 있는데, 한의사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중의학의 임상 및 학술 자료에 대한 검토·활용보다는 서양의 논문과 자료를 위주로 근거를 제시하려고 한다. ‘만성 요통에 대한 침 치료’에 대한 근거와 활용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아닐까. 반면 중국에서 나온 연구성과나 근거를 토대로 정부 관계자나 이해관계 대상을 설득하는 작업들이 미약하다. 앞으로 다양한 한의학에서 임상효과와 근거를 제시할 때 다양성 차원에서 중국에 있는 임상연구들을 활용하는 작업을 개원의, 임상의들이 적극 공감해주는 장이 필요하다.

윤성중 원장: 중의학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부 때부터 중의학을 연구하고, 논문을 볼 수

◇윤성중 원장

있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들이 졸업 후 전문가 그룹으로 형성돼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흥 교수(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중국에서 좋은 논문이라고 한다면 영문으로 번역해 SCI급 저널에 게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영문에서 검색이 안 되고 중국 내에서만 검색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의계가 중국 것을 못 받아들이는 이유 중 하나가 처방이 안 맞는다는 것이다. 송미덕 원장의 말처럼 관심 갖고 보면 중의약인지 양약인지 중의약과 양약을 섞은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우리가 양방적 내용으로 검증한 내용은 몇 개 안 되지만 우리나라 실험 논문 등에 나온다. 결국 한의사들이 한의학의 연구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한 후 필요한 연구만 받아들이면 된다. 지금처럼 검색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남훈 원장: 고흥 교수의 말에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식과 중국식으로 가야할 지 결정해야 한다. 최근 의사 친구들과 의료통합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의사 친구들은 하나같이 일본식으로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를 듣는 순간 일본식으로 가면 한의학이 죽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중의학의 변화 과정을 보면서 고흥 교수의 말처럼 한의계가 먼저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과학적 방법을 빨리 받아들여 중국의 과학적인 데이터를 보는 게 순서다. 다만, 일부 한의대에서는 중국식 보다는 일본식으로 가길 원하는 것 같다.

장인수 교수: 어떠한 생명종이든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명종한다. 한의계도 다양성을 확보해야

◇장인수 교수

한다. 최근 상황이 어떠한 학문이건 비과학적이라는 말 만큼 무서운 말이 없었다.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말을 부정하고 넘어서지 못하면 한의학의 존폐의 기로에 설 수 있다. 한의학도 과학이다. 원전, 동의보감, 의료기기파 등 크고 넓게 규정해야만 다음 세대로 넘어갈 수 있다.

김재효 대표: 그동안 국내 한의학 교육과정을 중국과 단순 비교할 때 비슷한 학제가 중국의 중의학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참고로 중국은 중의, 중서 결합의, 서의 교육과정으로 나눠져 있다. 장 인수 교수의 발표를 들으며, 한국의 한의학 교육은 중국의 중서결합의 학제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국에서는 통합의학이라는 측면에서 중서결합의가 존재해 왔다. 한의계는 스스로 전통의학 중심에서 교육한다고 평가했지만, 중국과 비교해보면 중서결합의처럼 교육과정에서 현대의학 지식과 한의학 지식을 모두 가르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그런데 임상 역할에서 중국의 중서결합의적인 역할이 아닌 전통적인 지식이란 방식에 갇혀 버린 서양의학의 의료와 격리된 의료행위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남훈 운영위원(한의학미래포럼): 한의학에 대한 현실을 정부 당국에서 소상히 알고 있지만 이를

◇조남훈 운영위원

해결할 의지가 없다. 중국의 경우 헌법에도 명시돼있지 않은가. 결국 학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입안자의 문제다.

고흥 교수: 한의계의 방향은 잘 잡았다. 서양의학을 적극 받아들여 교과서에 양방 병명과 한방 변증이 같이 표기하기로 한 것은 중국보다 먼저였다.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서양의학을 많이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의학은 하나도 못 쓰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서양의학을 배우지 않았음에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서양의학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한의학의 주도를 기초의학이 가지고 있다. 임상의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하지만 기초 학문, 전통적인 이론에 근거해 치료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양방의학을 많이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관심을 안 갖고 악순환이 됐다.

김재효 대표: 한의학 교육에서 중심 역할을 앞으로는 기초에서 임상으로 옮겨 가야 한다. 양방에서도 기초 20%와 임상 80% 범위로 역할을 나누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즉, 양방은 임상에서 의학교육을 주도한다. 반면, 한의학은 기초가 60% 이상, 임상이 40% 이하를 맡고 있는게 현실이다. 향후 한의학 교육이 성과 중심의 한의사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임상 한의사 인력을 배출하는 점을 고려할때 교육과정의 중심 역할을 임상영역에서 맡아야 한다.

송미덕 운영위원(한의학미래포럼): 고흥 교수의 말처럼 한의학이 어떻게 갈 것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송미덕 운영위원

질병에 대한 논문 분석도 임상의가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또한, 한·중 FTA로 언제 중성약 제제가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제형화된 중성약이 들어오기 전에 각 과별로 중의학 관련 인력을 배치해 유의미한 중성약, 기존 임상 연구발표물을 재해석해야 한다. 그렇게 연구된 것만 임상의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한의학-중의학 연구에 있어 연구진 뿐만 아니라 임상의들이 교류하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조남훈 운영위원: 현재 고양시한의사회 부회장에 재직 중이다. 중의학 교류를 위해 회원들을 모집해 중국을 방문하려고 한다. 또한, 학생들의 교류도 중요하다. 학생들도 함께 중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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