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세포 없어도 푹 빠질 만큼 사랑스러운 영화
상태바
로맨스 세포 없어도 푹 빠질 만큼 사랑스러운 영화
  • 승인 2016.09.02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영화 읽기 | 미 비포 유
감독 : 테아 샤록
출연 :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끝날 것 같지 않던 폭염이 어느새 사라지더니 이제는 춥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주일 사이, 날씨에 큰 변화가 있었다. 덕분에 맑고 높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건강 관리 및 폭염에 지쳤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어져서 2012년 조조 모이스가 집필한 동명의 영국 소설을 영화화한 <미 비포 유>를 눈여겨 보게 되었다.

6년 동안이나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백수가 된 루이자(에밀리아 클라크)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촉망 받던 젊은 사업가였던 전신마비 환자 윌(샘 클라플린)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 된다. 루이자의 우스꽝스러운 옷, 썰렁한 농담들,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얼굴 표정이 신경 쓰이는 윌과 말만 하면 멍청이 보듯 두 살짜리처럼 취급하고 개망나니처럼 구는 윌이 치사하기만 한 루이자는 서로의 인생을 향해 차츰 걸어 들어가게 된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미 비포 유>라는 제목의 뜻이 그리 궁금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는 이 뜻이 꽤나 궁금해질 것이다. 원작 소설의 저자가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라는 뜻이라고 했다는데 이 의미를 알고 영화를 다시 본다면 영화를 새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영화는 필자처럼 로맨스 세포가 전혀 없는 관객들이라도 어느 새 푹 빠질 만큼 매우 행복하고 즐겁고 사랑스러운 영화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연애 이야기만 있는 영화는 아니라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존엄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여느 영화들과 같은 결말을 예고하지는 않는다. 사실 예전 같으면 존엄사라는 것을 다룬다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불의의 사고로 또 다른 인생을 살아나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이야기를 보여주었을 것이지만 과감하게 <미 비포 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예상과 다른 결말을 보여주면서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선택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멋진 풍광과 모든 감정을 얼굴 표정으로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여자주인공, 휠체어에 앉아 있음에도 멋진 포스를 보여주는 남자주인공의 연기만으로도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났다 할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영화들처럼 과도한 감정이입을 요구하지 않고 한마디로 ‘쿨’하게 영화를 끝내며,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하는 사람과 자신의 삶은 이런 것이 아니라며 스스로 마감하고자 하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가을, 갑자기 센티멘탈해진다면 루이자 같이 밝고 즐거운 친구와 함께 이 영화를 감상하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