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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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싶다”
  • 승인 2017.02.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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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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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7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특히 최근 대통령 탄핵 심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때보다 빨리 대통령 선거가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여러 대통령 후보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그로인해 그들의 공약이 하나둘씩 공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도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던져 놓고 보는 공약들도 많아 보인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들에게 좀 더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공약을 수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를 위해 예비 대선주자들이 <나, 다니엘 블레이크>라는 영화를 무조건 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해 주고 싶다.

평생을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데이브 존스)은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계속 해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다니엘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찾아간 관공서에서 복잡하고 관료적인 절차 때문에 번번이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니엘은 두 아이와 함께 런던에서 이주한 싱글맘 케이티(헤일리 스콰이어)를 만나 도움을 주게 되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의 사회주의 감독인 켄 로치 감독의 작품으로 평소 감독의 스타일답게 부당한 현실을 다큐멘터리처럼 표현하면서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관객들에게 매우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지만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자연스럽게 영화 속 주인공에 감정이입 되면서 함께 공분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불합리한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해 항변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국민의 권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물론 모든 일에는 원칙이 있고, 그것을 따라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일정정도 상식선에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실은 행정편의주의에 빠지는 바람에 3년 전 생활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 사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지원조차 못해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보던 여타의 영화와는 완전 다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그 어떤 판타지조차 느낄 수 없고, 결말 또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이었다. 예상했던 결말과 전혀 다르게 끝나면서 더욱 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지만 소시민인 다니엘 블레이크가 남긴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받고 싶다는 말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감을 느끼면서 앞으로 한 국가를 이끌어나갈 모든 정치인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힘없고 가진 것 없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불평등한 사회가 아닌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에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2016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및 2017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면 작품성을 인정받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영화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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