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779> - 『攷事新書鈔』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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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779> - 『攷事新書鈔』①
  • 승인 2017.06.0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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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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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이 지녀야 할 필수의약 상식

 

  이 책은 서명에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徐命膺(1716~1787)이 지은 『攷事新書』를 토대로 본문 가운데 등사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필수 내용만을 취사 선별하여 재편한 것이다. 일찍이 예문관제학으로 있던 서명응이 校理 鄭忠彦으로 하여금 편집케 하여 만든 원작은 1771년(영조47)년에 교서관인서체자로 15권 7책으로 간행되었다. 『고사신서』에 대해서는 오래전이긴 하지만 이 자리에서 소개한 바 있다.(217회, 의약 사무에 참고할 새로운 책, 2004년9월13일자)
 
 

◇ 『고사신서초』

애초 『고사신서』는 1554년 魚叔權이 지은 『攷事撮要』를 개정하여 증보한 것이기에 新書라는 이름을 서명의 뒤에 붙인 것이다. 잘 알다시피 『고사촬요』는 지방의 목민관이나 사행에 예비하는 업무편람 용도를 의식하여 사대부의 필비서로 제작되었기에 역사나 전장제도, 지리행정, 의례에 관한 사항이 들어있어, 십여 차례 개찬되었다.
 
 한편 실학자 鄭東愈(1744~1808)가 1804~1805년 사이에 나누어 집필한 대표적인 저술 『晝永編』에도 『고사신서』가 근간에 간행되었다는 사실을 기재하고 있다. 또 국립중앙도서관에 『고사촬요초』라는 사본이 소장되어 있어 당대에도 이 책과 같은 초략본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고려대학교 도서관에는 『고사신서초』라는 서명이 같은 책이 있는 것으로 보아 관에서 간행한 이 책이 당시 지방에까지 널리 읽혀졌을 것으로 익히 짐작해 볼 수 있다.
 
『고사신서』는 내용상 전체 12부문, 15권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권1 天道門, 권2 地理門, 권3 紀年門, 권4~5 典章門, 권6 儀禮門, 권7 行人門, 권8 文藝門, 권9 武備門, 권10~11 農圃門, 권12 牧養門, 권13~14 日用門, 권15 醫藥門으로 나뉘어져 있다. 현전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全史字本도 역시 15권7책으로 제책되어 있다고 한다. 
  목양문에는 가축사육법과 牛馬醫方 등이 실려 있고 일용문에는 원거리 여행이나 외방에 출행할 때 겪을 수 있는 풍토병과 구급질환에 대비하기 위하여 각종 구급방이나 구황방, 음식금기 등이 아우러져 있으며, 갖가지 생활상식과 제조법들이 들어 있다. 또 의약문에는 납약과 두창경험방이 들어 있는 것도 커다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뒤쪽의 농포, 목양, 일용, 의약 4부문은 洪萬選이 지은 『산림경제』에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 언해와 인용문헌을 삭제하고 출처도 밝히지 않은 채 전재하였다. 이 때문에 후대 학자로부터 그 문헌 가치에 대해 사료로서 再論할 여지가 없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자료 『고사신서초』는 이와 같은 체제를 따르고 있긴 하지만 필요한 내용만을 등사자가 임의로 발췌하여 選錄하였기에 15개의 문별 분류를 엄밀하게 준용하고 있진 않으며, 권차 역시 불분권인 채로 건곤 2책으로만 적당히 나누어 제책하였을 뿐이다. 

 게다가 이 寫本에는 등사자나 소장처가 밝혀져 있지 않아 추가정보를 알 수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표지는 쪽빛으로 곱게 물들여져 있으며, 가로세로 길이가 같은 정방형의 5침 선장본이다. 건책에는 대략 천도문, 지리문, 紀年문, 典章문이 들어 있고 곤책에는 給假로부터 시작하여 문별 분류가 정확하지 않은 채, 모본의 문별 분류와 다르게 의약문, 두창경험방, 농포문, 행인문으로 이어져 있다. 권미에는 決獄이나 儀禮에 관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부분은 권미에 첨록된 通信使行員額, 倭使接待儀 등 사행에 관한 내용들이다. 1700년대부터 1800년대 전반에 걸쳐 활발하게 진행된 일본통신사절과 사행에 관한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이 사본이 당시 사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점이다.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 상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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