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783> - 『重訂遵生八牋』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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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783> - 『重訂遵生八牋』①
  • 승인 2017.07.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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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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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潔하고 우아한 삶을 위한 養生

 

◇ 『중정준생팔전』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一山 金斗鐘(1896~1988) 박사 기념문고에는 『군중의방비요』이외에도 또 다른 중국본 귀중의서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弦雪居重訂遵生八牋』이다. 이 책은 명청대 대표적인 양생서로 손꼽히는 양생전문의서 『遵生八牋』의 교정판인데, 원작은 명나라 高濂이 지은 것으로 전19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력19년(1591)에 초간되었으니, 임진전쟁 직전인지라, 『동의보감』을 편찬할 때에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원작자인 高濂은 명대의 문학가로 지금의 절강성 杭州인 錢塘 사람이다. 대략 만력 년간(1573~1620) 전후로 활약하였으며, 詩賦와 樂曲에 능하여, 『雅尙齋詩草』등을 지었다. 그는 詩才 뿐만 아니라 겸하여 의학의 이치와 양생법에도 밝았기에 『준생팔전』을 저술함으로써 文名을 드높이고 세인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현전 판본으로는 명 萬曆19년 高雅尙齋 간본을 비롯하여, 崇禎 년간(1628~1635)에 『菜根譚』을 덧붙여서 간행한 판본, 그리고 여러 종류의 청대 목판본이 전존한다. 서명의 앞에 붙인 ‘弦雪居’라는 이름은 아마도 원작인 『준생팔전』을 교정하여 중간(重訂)한 사람의 당호로 보이지만 어떤 인물인지 실명이 밝혀져 있지 않다. 특히 청 嘉慶15년(1810) 多文堂에서 판각하여 발행한 弦雪居重訂本 이후로 다수의 弦雪居重訂本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이 교정본에 대한 세간의 성가가 꽤 대단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弦雪居重訂遵生八牋』은 청대에 간행한 목판본으로 전서는 20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0책씩 2개의 포갑으로 나뉘어 묶여 있다. 본문에는 ‘增補遵生八牋’이란 서제가 붙어 있고 ‘光緖甲申年重刊’이라고 밝혀져 있으니 갑신정변이 일어나던 1884년에 재차 간행하여 나온 책임을 알 수 있다.

  원작에 덧붙인 마지막 제20권은 八箋目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 소장본은 원작의 권차와 각권 표지의 편차가 혼잡하여 각기 서로 다르게 되어 있어, 아마도 개장할 때 각권의 표지가 뒤섞인 상태로 제책된 것이 아닌가 싶다. 원서는 9행18자에, 판심은 상흑어미이며, 본문 안에는 다수의 도인도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다만 제1책 하단부가 습기로 인하여 침습을 받아 상당 부분 훼손된 채, 修補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우선 전서는 8종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서 8箋이란 淸修妙論箋, 四時調攝箋, 起居安樂箋, 延年却病箋, 飮饌服食箋, 燕閒淸賞箋, 靈秘丹藥箋, 塵外遐居箋 이 8가지를 말한다. 대략 스스로 마음을 닦는 법, 계절과 기후에 따른 조섭, 주거와 안일, 건강장수 비법, 음식과 금기법, 취미와 여가생활, 비방과 경험방류, 그리고 옛 선인들의 양생 고사를 차례로 나누어 기술한 것이다.

  간략하게나마 본서의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려 부연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권1~권2는 淸修妙論箋으로 養德과 養生, 2가지를 모두 중시하는 논지로 입론하여 유, 불, 도 3교의 修身養性에 관한 양생격언 250여조를 채록하였는데, 먼저 논리적 근거를 세우고 나서 아울러 양생법칙을 제시하였기에 설득력을 갖추었다. 

  권3~권6에서는 四時調攝箋으로 吐納, 導引, 처방약물 등 四時攝養 방법을 상세하게 열거하였는데, 그 가운데서도 四時五藏攝養에 대한 기술이 아주 상세하다. 아울러 치료처방 40여종 및 肘後玉經八방 등을 수록하였다. 권7~권8은 起居安樂箋으로 恬適自足, 居室安處, 晨昏怡養, 溪山逸遊, 三才避忌, 賓朋交接 등 여러 항목이 들어있는데, 가장 중점을 두어야할 요체는 ‘節嗜慾, 愼起居, 遠禍患, 得安樂’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회에 이어진다.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 상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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