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샌배노 몽골~ 바이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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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 샌배노 몽골~ 바이를라~
  • 승인 2017.08.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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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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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호
부산시한의사회
홍보이사

봉사단원들의 입에서는 샌배노가 떠나는 법이 없었다. ‘안녕하세요’라는 몽골어 샌배노와 ‘고맙습니다’라는 바이를라, 잊지 않고 싶은 두 단어다. 

2017년 8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부산광역시 한의사회의 해외 의료봉사가 있었다. 장소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anbaatar). 2년 전 키르기스스탄의 비쉬켁으로 의료봉사를 떠난 지 2년만의 해외봉사다. 한 나라의 수도로 의료봉사를 간다는 것은 그만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깝지만 낯선 나라 몽골에 도착하고 보니 이 나라가 무척 궁금해졌다. 수도의 공항 이름까지 칭키스칸 공항인 칭키스칸의 후예 몽골. 

몽골에 대해서는 칭키스칸과 몽고반점 그리고 울란바토르가 수도라는 것, 이 정도 외에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우리와 생김새, 문화, 언어(우랄알타이어 계통)까지 비슷한 나라가 몽골이다. 현재는 민주주의 국가지만 1991년까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한 나라이자 소련의 최고 우방국이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민주화될 때 함께 민주화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러시아와 같은 키릴문자를 사용하고 사회, 문화 각 분야에 구 소련의 영향이 아주 많이 남아 있다. 중국과 가까우니까 왠지 중국의 영향권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우리와 일본의 관계처럼 중국과는 오랜 역사적 앙금이 있었다. 

13세기 칭키스칸의 몽골 대제국 시대는 칭키스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칸이 원나라를 세울 때까지 이어졌지만 그 후 중국의 지배와 핍박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600년 만에 러시아 공산당의 도움으로 몽골은 독립을 성취했다. 그러다보니 몽골과 러시아는 혈맹이 될 수밖에 없었고 중국에 대해서는 역사적 반감이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지리적으로는 베이징과 모스크바까지 철도로 연결되어 있어, 유라시아 대륙 철도 여행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몽골을 많이 찾는다. 여기서 만난 몽골 사람들이 6박 7일 동안 기차를 타고 동유럽까지 여름휴가를 다녀왔다는 얘기를 해주는데 참 낯설게 느껴졌다. 이렇게 큰 대륙 국가 몽골이지만 인구는 고작 300만에 불과하다. 그것도 울란바토르에만 140만이 사는 인구밀도가 아주 낮은 국가다. 

평균임금이 낮지만 빈부격차가 심해서 거리에는 최고급 SUV 차량이 자주 보였다. 낮은 평균 임금 때문에 전 국민의 1%인 3만 명 이상이 한국에 와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몽골에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 시절의 영향 때문인지 대형병원 및 의료제도가 미비해서 평균 수명이 남자 66세 여자 75세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몽골의 부유층들은 치료를 위해서 한국에 많이 간다. 그 만큼 한국 의료진에 대한 믿음이 크다보니 몽골에서 한국 의료진의 봉사가 있을 때는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이번에도 진료 첫 날부터 봉사 장소인 한-몽 친선병원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대기하고 있었다. 서로 먼저 진료를 받기 위해 싸우는 장면도 4일의 진료기간 내내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의료봉사는 몽골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검사 장비가 필요한 진료보다 시술을 통해 증상이 바로 개선되는 한방진료는 기타 의료봉사들보다 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부산시한의사회에서는 10명의 한의사와 9명의 가족들이 봉사단원으로 참석하여 4일간 1800명의 환자분들을 진료하며 의료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몽골에서의 의료봉사는 심장과 혈압 질환이 워낙 많은 관계로 보양이나 보기약들의 사용빈도가 낮은 반면 이기(理氣), 활혈거어(活血祛瘀), 청열(淸熱) 약들의 사용빈도가 아주 높았다. 기름진 음식과 술을 많이 먹고 채소와 과일섭취가 어려운 지역적 특수성, 섬유질과 비타민 섭취가 부족한 식습관, 운동을 게을리하는 경향 등을 고려한 진료 계획을 세우면 다음에 몽골에 오실 의료봉사 팀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몽골은 광활한 초원과 유목민 전통 가옥 <게르>에서의 체험 등을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 곳이다. 정말 이국적이고 넓은 자연환경이 멋진 곳이기도 하지만 몽골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울란바토르의 제일 번화가가 <서울의 거리>이고, 몽골 사람들이 가족 외식을 할 때는 비싸더라도 주로 한식을 먹으러 간다는 가이드분의 설명을 들으니 우리가 몽골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에는 키르기스스탄 해외의료봉사에 대한 글을 민족의학신문을 통해 소개했었다. 그 내용이 봉사 활동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주변 원장님들의 말씀을 많이 듣고 이번 에도 몽골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를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봉사활동을 했던 한-몽 친선 병원에는 코이카 협력의사로 한의사 문성호 원장님이 근무하고 계신다. 문 원장님은 많은 아시아권 국가(북한 포함)가 참석하는 몽골 전통의학 세미나에 대해서도 우리 한의계의 관심을 부탁하셨다. 그리고 한-몽 친선 병원에 대한 관심도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셨다.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고생했던 고지대 두통을 몽골에서도 경험한 것을 제외하고서는 모든 것이 좋았던 몽골이었다. 바이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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