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 통해 임산부와 영유아가 안전한 한약 처방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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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통해 임산부와 영유아가 안전한 한약 처방 받았으면”
  • 승인 2017.10.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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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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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임산부·영유아 약물 투여 지침 개발에 참여한 세명대 한의과대학 성현경 교수


약물 일반에 관한 지식부터 임상 사례 담은 지침 마련
​처방가이드 참고해 안전하고 효과 좋은 한약 처방…이상반응 나타날 시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길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최근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는 ‘임산부·영유아 약물 투여 지침’을 마련했다. 한의계 임상 진료에 참고자료로서 활용되고, 임산부와 영유아 진료에 있어 필요한 연구를 찾아내는데 도움이 될 이번 지침은 향후 임산부와 영유아의 한약 처방을 위한 의약품 정보집 마련과 표준 진료 지침을 만드는 데에도 나침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침 개발에 참여한 성현경 교수(34·세명대부속 충주한방병원 한방소아청소년과)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현경 세명대 한의과대학 교수.

▶임산부·영유아 약물투여 지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한의사들이 임산부와 영유아 약물 투여 지침을 참고하여 안전하고 유효한 한약 처방을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지침을 구성하는 내용의 바탕이 되는 약물 일반에 관한 지식부터 구체적인 임상 진료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예시로 보여주는 임상사례까지 담고자 했다.

침을 구성하기 위한 핵심질문 마련을 위해 한의사가 임산부와 영유아를 진료하면서 약물 투여 시 필요한 내용이 무엇일지를 임산부와 영유아를 대상으로 전문 진료하는 한의사, 1차 진료 한의사, 병원 전공의, 전문의 등을 포괄하여 질문을 선정했으며, 구체적인 임상 상황으로 재구성했다. 임산부 및 영유아 진료, 임상약리학, 약물 정책 등 여러 분야 전문가가 근거를 수집하고 권고안을 직접 작성했다. 

임산부와 영유아의 약물 투여 지침은 세계보건기구의 약물투여지침의 관점을 따라 제작하였으며, 현재 한약진흥재단의 주도로 여러 연구팀에서 제작하고 있는 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s)이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건강관리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결정을 돕기 위해 체계적으로 개발된 진술‘이라면 저희가 제작한 약물투여지침 (Guide to Good Prescribing)은  환자에게 안전하고 유효하며,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길어지지 않게 하면서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적절한 비용으로 나을 수 있게 도와주는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지침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일반 한의원을 방문한 영유아, 임산부 환자에게 한약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아과나 부인과를 전공한 한의사가 아닌 경우 여러 이유로 한약투약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 있으며 투약을 하면서 유의해야 할 사항이나 이후 이상 반응에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여러 한의사들과 공유하고 지침을 기획할 무렵 즈음 한약에 대한 몇몇 안전사고들이 발생했고, 소아과와 부인과를 전공한 한의사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한의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임상지침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 경희대학교 이선행 전임의, 이지홍 교수님과 꽃마을 한방병원 조준영 박사님, 그리고 모유수유한의학회의 조선영 부회장님과 함께 지침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임산부와 영유아는 특성상 생리적 변화가 많아 약을 처방하고 관리하는 것이 까다롭다고 한다.
임산부는 임신시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약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에 변화가 나타나게 되며 태아 또한 태아의 발달단계와 태반으로의 약물 전달 과정 등에 따라 약리작용이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영유아는 특히 생후 1년까지는 장기의 발달이 미숙하고 대사과정이 불완전하여 경구흡수율이 낮고 약물대사능력과 배설기능이 감소되어 있는 등 성인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약을 투약하는데 있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평위산을 처방한다 하더라도 세 소아는 용량도 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1~2세 유아라면 용량 용법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침, 뜸 등 다른 한의학적 치료법보다 한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사표현 능력은 제한되어 있어 한약 복용 후 변화에 대해 쉽게 확인이 어려운데,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먼저 살피는 것은 아무래도 소화기계 증상, 대변과 소변이 정상적인지 부터 봐야할 것이다. 연구결과에서 한약을 먹고 가장 많이 호소하는 이상증상 중 하나가 복통, 설사 등으로 나타났는데 보통 구토, 복통, 설사 등이 자주 나타나는 이상반응 중 하나이고 그 외 소변량의 변화나 두드러기나 소양감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만 2세 이상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의사표현이 가능하지만 영아의 경우에는 특히 평상시와 식사량, 대소변량 등에 있어 변화가 있는지 주의 깊게 봐야한다.

▶그동안 진료에 기준이 될 만한 참고 자료가 부족했다. 이번 지침이 한의계에 시사하는 바나 PDF 파일로 배포됨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임산부와 영유아의 생리학적 특성 때문에 한약이 꼭 필요한 경우에도 투여를 기피한다면, 환자와 환자 보호자 모두에게 손해이기 때문에 지침이 참조가 되어 안전하고 효과 좋은 한약을 환자에게 처방하고, 환자가 안심하며 복용하고, 혹시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 적절히 대처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약이 양약 대비 중대한 이상 반응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근거가 있지만 그에 반해 '한약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늘 따라다닌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영유아와 임산부에게 안전한 범위에서 처방하면 한약만큼 안전하고 유효하게 작용하는 약물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본초, 처방에 대한 약물학과 약동학적인 임상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좀 더 명확한 형태의 처방가이드를 만들어 낼 수 없음이 다소 안타깝다. 예를 들면 반하를 처방함에 있어 2세 소아에게 안전한 용량은 첩 당 몇 그람에 몇 첩까지인지, 이러한 자료가 하나씩 완성된다면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줄어들고, 안전한 범위에서 한약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연구해보고 싶은 주제나, 구상중인 계획이 있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면서, 한의사 대상 강의를 진행하면서 한의원에서 소아과 진료에 참조할 수 있는 자료가 많이 부족함을 느꼈으며 이에 연관된 자료정리나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한의학 치료로 효과적인 소아질환에 대한 임상적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와 학회의 연구에 많은 임상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 

이 지침이 일차적으로는 한의계 임상 진료에 참고자료로서 활용이 되고, 임산부와 영유아 진료에 있어 필요한 연구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며, 향후 임산부와 영유아의 한약 처방을 위한 의약품 정보집 마련과 표준 진료 지침을 만들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임산부와 영유아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임산부·영유아 약물 투여 지침은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홈페이지(http://kabm.co.kr/)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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