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탈출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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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탈출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 승인 2017.10.2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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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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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베이비 드라이버

 

긴 연휴의 후유증인지 일교차 큰 날씨로 인한 증상인지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할 때가 있다. 그로인해 할 일은 많으나 막상 하려고 하면 아무 것도 안하고 싶어 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매사에 피로한 필자와 같이 가을을 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럴 때 어디론가 훌훌 떠나버리는 것도 좋지만 이미 연휴는 지나갔고, 그렇다면 영화 한 편을 통해 스트레스를 한 방에 싹 날려버리는 것은 어떨까!

귀신같은 운전 실력,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갖춘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어린 시절 사고로 청력에 이상이 생겨 항상 이어폰을 끼고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그녀 데보라(릴리 제임스)를 만나게 되면서 베이비는 새로운 인생으로의 탈출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같은 팀인 박사(케빈 스페이시), 달링(에이사 곤잘레스), 버디(존 햄), 배츠(제이미 폭스)는 그를 절대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솔직히 필자는 이 영화의 제목만 보고 <보스 베이비> 같은 애니메이션이거나 아이들용 영화인줄 알고 개봉 당시 별다른 고민 없이 통과시켜 버렸다. 그러나 우연히 보게 된 <베이비 드라이버>는 기대감 하나 없이 봐서 그런지 몰라도 진흙 속에 숨겨진 진주를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는 영화이다. 특히 감독이 영화를 구상할 때부터 30여 개의 곡으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한 후 대본을 썼다고 하니 음악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막귀인 필자도 흥겹게 느꼈을 정도로 음악에서 시작해 음악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리드미컬하다. 또한 자동차 운전을 좋아하는 관객들은 짜릿한 자동차 드라이빙에 스릴을 느끼며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해줄 것이다.  

감독 : 에드가 라이트
출연 :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제이미 폭스, 에이사 곤잘레스, 존 햄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등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독창적인 작품으로 사랑 받아 온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음악과 액션을 결합한 신개념 범죄 액션을 선보이고 있는 <베이비 드라이버>는 비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완벽한 액션과 스타일리쉬한 영상미로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며 나쁜 짓 하는 주인공에게도 감정이입 시키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영국 영화 제작사 워킹 타이틀이 함께 한 작품답게 색다른 로맨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와 제이미 폭스가 모두 악인으로 등장하는 재미도 볼 수 있다. 특히 영화 초반 베이비가 커피 사러 가는 장면을 음악에 맞춰 원테이크로 촬영한 장면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백미로 요즘 말로 그뤠잇이다. 진정한 킬링타임 영화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베이비 드라이버>를 통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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