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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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 승인 2018.05.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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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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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챔피언

영화계에서 5월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이고, 올해도 어김없이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되며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정의 달에 걸 맞는 우리 영화 한 편이 개봉되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외모와 달리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는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인 <챔피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는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출연 : 마동석, 권율, 한예리

미국 로스엔젤레스, 한 때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클럽에서 일하는 마크(마동석)는 자칭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권율)의 설득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마크는 진기에게서 귀국 선물로 오래 전 헤어진 엄마 주소를 받아 찾아가지만 그곳엔 엄마 대신 본 적 없는 여동생 수진(한예리)과 그녀의 두 아이가 살고 있다.

‘범죄영화 아님’, ‘조폭영화 아님’을 알리는 포스터가 있을 정도로 <챔피언>은 마동석의 외적 이미지만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액션 장르의 영화가 아닌 팔씨름에 관련된 스포츠 영화이다. 영화 초반, 주인공이 왜 팔씨름을 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실제로 마동석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겪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팔씨름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영화로 만들게 된 것도 마동석의 아이디어가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가 다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을 보면 ‘기획’ 부분에 마동석의 이름을 볼 수 있고, 촬영을 위해 프로 선수 못지않게 훈련을 하면서 20인치 팔뚝을 선보이는 등 영화 전반에 마동석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솔직히 <챔피언>은 마동석의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또한 냉철한 승부의 이야기 속에 입양아, 싱글맘 등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사람들과 혈연관계를 넘어선 가족의 이야기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경기의 긴장감보다는 가족의 따뜻한 감정을 더 많이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아 몰입을 방해하고 있고, 전형적인 캐릭터와 큰 반전 없이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결말로 진행되는 점 등이 약간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조카로 나오는 두 아역 배우들의 귀여운 연기와 중간 중간 등장하는 마동석의 유머, 그의 어마어마한 팔뚝 등을 보면서 그나마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지만 큰 기대 없이 감상하는 것이 좋다. 가정의 달인 5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챔피언>은 사람과 사람이 손을 맞잡고 경기를 펼치는 팔씨름처럼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이에 감사하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감독의 메시지처럼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족의 사랑을 듬뿍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갖길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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