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학문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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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학문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 승인 2018.08.2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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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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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교환학생 및 국제기구 인턴 등 다양한 활동하는 황조현 학생

넓은 세상 경험하며 어떤 한의사 돼야 할지 깊이 생각하고파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대 재학 중이면서 해외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국제기구에서 인턴 활동을 경험한 황조현 학생(경희대 본과3년). 고등학교 시절 스페인어를 배운 후 한의대에 진학했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 한의사가 되어야 할지 깊이 고민한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한의대에 진학한 계기는 무엇인가.

아버지가 의사다. 그에 대한 영향도 있었지만 직업을 정할 때 나 혼자만이 아닌 다른 사람도 생각하며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의사가 좋은 직업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외고에 재학 중이라 의대는 지원할 수 없었고, 의사가 아니라면 한의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의대에 진학했다. 또한 재수할 때 목과 어깨가 많이 아파서 한의원을 열심히 다녔고 효과를 많이 봐서 한의학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스페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본과 2학년을 마치고 휴학 신청 후 한 학기 과정으로 떠났다. 스페인 북서쪽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교로 떠났다. 이 곳은 순례자 길로 의미와 역사가 깊은 곳이다. 문과대에서 스페인어 문법수업과 번역 수업, 경영대에서 일의 조직 등 3과목을 공부했다.

 

▶한의대 공부만으로도 힘들 텐데 왜 떠났나.

고등학교 때 전공이 스페인어였다. 너무 재미있었다. 한의대로 진학하면서 진로가 바뀌긴 했지만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게 좋아서 예과 때 혼자서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하고 싶었다.

 

▶페루 중남미 지역 인턴 프로그램도 다녀왔다.

내가 갔던 국제노동기구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지역사무소(Oficina Regional para Am rica Latina y el Caribe de la OIT)는 여성과 남성이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하게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노동기구의 리마 지부다.

외교부에서 진행하는 인턴 파견 프로그램이고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활동했다. 지원하고 선발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페루에서 ILO(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 인턴으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한의학을 전공하면서 왜 이 인턴을 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한의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이 길을 택하였다고 대답했다.

먼저, 사람을 볼 때 인체뿐만 아니라 생활환경과 습관을 함께 고려하는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적절한 노동환경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병을 고치는 의사가 되기 전에 국제기구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또한, 고등학교 때 스페인어를 배운 후 한의대에 진학하게 되면서 가장 한국적인 학문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했다. 그렇기에 더욱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일하는 한의사가 되어야 할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곳에서 스트레칭 강의도 했다는데.

첫 출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원회 모임에서 새로 들어오게 된 나를 환영해주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위원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끝난 후 내게 한의학에 대해서, 그리고 ILO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나의 제안사항을 듣고 싶어했다. 나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과 한의학이 대체의학으로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얘기해 줬다. 이어 며칠 간 ILO에서 일하면서 느낀 바, 업무 시간 내에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모두 동의했지만 다들 효과적인 스트레칭 방법을 모른다는 것과 많은 직원들이 잠깐의 시간조차 내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나에게 스트레칭 강의를 해 줄 수 있느냐 물었고, 이렇게 시작되어 이후 정기적으로 스트레칭 강의를 진행했다.

 

▶또 다른 활동이 계획돼 있다면 알려 달라.

의대에 재학 중인 지인이 있다. 의대는 해외로 실습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올 겨울방학에 쿠바로 1차 의료 시스템에 대해 공부하러 가는데 함께하게 됐다. 요즘은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 또 국제보건과 의료정책 등에 관심을 가진 지인들과 같이 쿠바의 의료시스템을 배우러 갈 예정이기도 하다. 다녀온 후에는 민족의학신문에 기고 할 것이다.

 

▶교환학생, 국제기구 인턴 외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한의대 동기들과 양방 비만학회서 주관하는 청소년 비만예방 캠페인 UCC공모전에 참여했었다. 당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체조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출품했고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졸업 후 계획은 무엇인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임상을 하고 싶다. 우선 수련을 받고 난 후 개원을 하는 것인데 현재로써는 한국에서는 개원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해외를 가보면 한의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계획은 대학원에 진학해 예방의학을 더 공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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