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843> - 『最新國漢藥物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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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43> - 『最新國漢藥物學』②
  • 승인 2018.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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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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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知識 주입을 위한 二元體制

지난 호에 이어 이 책 『(化學實驗)最新國漢藥物學』을 통해 1950년대 이후 본초약물학의 변화된 양상과 그 지향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편저자인 행림서원 대표 杏坡 李泰浩(?~1962)의 기획 의도와 편집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그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밝혀져 있는 凡例 몇 조문을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범례 가운데 한 조목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본초서에 약물의 수록이 太多한 것은 독자로 하여금 이른바 望洋之歎이 있게 하고 此에 반하야 太少한 것은 遺味之憂가 없지 않음으로 刪繁去復의 手術을 행하여 「獨存精要」의 균형을 잡어야 하는 것이나 시대는 때를 따러 새로워짐으로 되도록이면 아직도 시대 여론 속에서 踏步하고 있는 我漢醫藥界에 新知識을 注入하야 세계수준에 도달시키기 위하야 現下 東西 선진문명국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는 生藥과 더불어 민간약까지도 採摭收錄하기에 沒頭하얐나니 例하면 規邦皮(필자 주: 規那皮의 오타, 키니네의 원료식물인 키나의 樹皮를 말함.) 시나花 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약종의 수에 있어서 과유불급하지 않도록 적절한 내용을 균형 있게 절충하였으며, 새로운 시대의 조류에 부응하여 서구 약물학에서 입수한 신지식을 보완하고 민간에서 사용하는 단방약초까지도 일일이 수집하여 보충하였다는 설명이다.

또 “본서에 수록된 藥品産地에 있어 動, 植, 鑛(物) 三界를 막론하고 我韓國山野에 均有한 약품에 대해서도 중국 및 일본 산지를 倂記한 것은 當該藥品의 貴賤의 別을 昭示하려함과 아울러 「不厭詳」의 老婆心에서이다.”라고 하였다. 이로 보아 당시 중국과 일본산 약재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이 필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약품의 順位配列(분류법)은 醫治效用에 의하는 陶隱居、李梴式을 비롯하여 以氣分의 李東垣式、혹은 以地分의 孫眞人式과 形色氣味別의 徐洄溪式도 있으며 輓近(최근과 동의어) 과학의 進展과 함께 혹은 자연과학적, 혹은 성분, 혹은 생리적 작용 등에 의하는 종종의 諸法이 있으나 此에는 단순이 檢出의 편의을 위하야 新論條에는 「가나다」순에 의하고 다시 徵要條에는 가장 일반에 보편화되고 있는 자연형태 즉, 宋本草, 李東壁式을 그대로 답습하야 인습에 지배되는 世人의 欣賞에 汎應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새로운 본초서의 기술방식에 대해 역대 본초서를 通覽하여 다각도로 고심한 끝에 신지식을 찾아보고자 할 때에는 검색편의를 위해 가나다순으로 정열하고, 徵要조문에서는 예전 방식대로 분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이원적인 체제를 사용하여 배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권미에는 신론에 적용한 가나다 음순색인과 쪽수를 표로 첨부하였다. 다른 한편, “약물의 重要品目을 標識하고 그의 사용빈도수와 응용실례를 들어 示範하는 것은 약학도를 위하야 重要不可缺의 事임으로 각 藥品條下에 實問及豫問을 繼續하야 當該藥에 대한 중요성을 信號하고 다시 方藥合編에 수록된 약간의 처방을 추려 넣어 庶幾連錄의 妙와 실용의 便을 極盡하얐다.”(이상 필자윤문)라고 밝혀놓았다. 이와 같이 사용빈도와 용례를 제시하는 것은 이전의 본초서에서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새로운 방식으로 아마도 신지식의 도입과 아울러 약물별로 중요도를 계량화하여 사용빈도수를 표시함으로써 그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택된 것으로 여겨져, 이 책이 단순히 이전의 본초서에 담긴 내용을 그저 한글로 옮기는데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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