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 핵심은 ‘사업 지속성’·‘한의의료행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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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 핵심은 ‘사업 지속성’·‘한의의료행위 활성화’
  • 승인 2019.02.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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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

인프라 부족·낯선 연구수행 방식 등에 난항…올해 9개 지침 최종인증 목표

“CP개발 및 리플랫 보급으로 지침 인지도 및 실용성 확보할 것”

◇(왼쪽부터)김남권 단장, 박민정, 김수란, 윤영흠, 홍준길, 홍현정, 권수현, 이재숙 연구원.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올해부터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이 2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김남권 부산대한의전교수가 신임 단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새로운 수장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을 만나 2단계 사업에서의 중점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장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

김남권 단장: 이 사업은 근거창출기반의 보장성 강화가 전체적인 미션이다. 나는 보장성강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부산대한의전에서는 임상연구를 전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단장으로서 임상연구를 기반으로 한 보장성강화를 통해 CPG(임상진료지침, Clinical Practice Guideline) 사업의 사회적 편익을 증진시킨다는 목표를 이루고 싶었다.

 

▶2단계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은 어떻게 추진될 예정인가.

박민정 팀장: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 지원과 인프라 구축, 임상연구 지원 및 교육 이 두 가지를 중점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확산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을 구축해서 활성화 하는 것도 목표다. 이 외에 부가적으로 부여된 사업이 바로 한의약 치료기술 및 처방 공공자원화 사업이다. 이는 로컬 임상에서 사용되는 우수한 치료기술 등을 발굴해서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활성화시키며 산업화를 지원하는 것까지 포괄한다.

1단계 사업을 마감하면서 사업단은 30개 지침의 예비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이중 족관절염좌, 안면신경마비, 화병, 견비통 등 9개 지침의 최종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완전히 공개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서는 이런 것들을 신의료기술 통과나 한방의료행위 증가 등의 방식으로 제도화하는 것에 역점을 가지고 지원할 생각이다.

김남권: 2단계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업단 자체가 전체의 편익을 위해 지속성을 갖고, 이를 기반으로 각종 국가사업이 한의계로 들어올 수 있는 일종의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별적으로 연구되는 각각의 사업들이 한의계 의료시스템을 활성화시켜서 사회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시장 기반의 산업 활성화다. 종합하자면 사업 자체의 전체적인 평가가 좋아야 하고,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개별 프로젝트의 성과들이 한의사들의 의료행위를 활성화시켜서 가치를 증진시켜야 한다. 내가 전공한 분야인 ‘경제성평가’라는 개념은 결국 경제적 가치를 증명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료지침은 어떠한 경제적가치가 있을까? 사업단에서 하는 진료지침은 진료가 표준화되는 것이다. 진료의 표준화는 진료의 불확실성을 떨어뜨리고, 예측가능성을 증가시켜 사회적 편익으로 이어진다.

 

▶표준임상진료지침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임상한의사들은 이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남권 단장: 우선 CPG가 있고 임상에서 주로 활용되는 CPG기반의 CP(임상경로, Critical pathway)가 따로 있다. CPG는 이것자체가 가이드역할을 하는 동시에 백과사전으로 볼 수 있다. 진료현장에서 활용되는 모형은 CP에 가깝다. 이는 환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때 그 병원의 환경이나 치료기술에 맞춰서 어떤 치료경로를 따라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올해는 그러한 CPG기반의 CP를 만들어낼 생각이다. 의료기관 형태·질환에 따라 맞춤형 CP가 개발돼서 보급되면 지금 현재 CPG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접근방법들이 다변화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임상에서의 인지도도 훨씬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에서 가장 많이 지적받았던 부분 중 하나가 임상에서 사용하기에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도입부나 사설이 길어 실제 활용할 내용을 찾는데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남권: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차이다. 사업단에서는 정보를 그래픽화 시켜 전달하는 여러 가지 도구들을 같이 개발하고 있다. 간단하게 도식화된 그래프를 활용해 찾아보기 쉬운 리플랫 형태로 보급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즈음에 이런 것들이 보급되면 훨씬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다.

윤영흠 연구원: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확산도구를 개발했지만 아직 공개가 어려운 단계다. 준비 중인 지침들의 최종인증이 완료되면 그때부터 조금씩 정보를 공개하고, 이에 따라 홍보도 이뤄질 예정이다.

박민정 팀장: 임상의가 보기에 알기 쉽고 한눈에 보기 좋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한의계에서 처음으로 만드는 진료지침이기 때문에 정석에 가까운 근거기반 방법론을 고수하려고 노력했다. 임상에서 보기에는 찾기 어렵고 쓸데없는 말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한의계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부분도 있다. 이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조금 더 유연한 형태로 다변화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확산도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실무진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김수란 연구원: 1단계 사업을 진행할 당시에는 구축된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 사업에 대해 이해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교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 그러나 2단계에 들어서면서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과가 생겼고, 이에 외부에서도 사업에 대한 이해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1단계에 비해 2단계는 조금 더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 1단계 때는 보장성 등과 관련한 한의계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2단계 때는 양방이나 보험관련기관들과 대화를 나누며 한 단계 한 단계 교류를 확장해나가려고 한다.

박민정 팀장: 원래 한의계는 바텀-업(bottom-up) 과제가 많아서 연구를 하는 교수들에게 큰 테두리만 주고 구체적인 연구는 스스로 제안하게끔 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보니 연구가 성과로 이어지는데까지 필요한 지속적인 지원 등이 부족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개인에게만 기대하게 되면서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도 했다. 이 사업은 한의계의 대규모 탑-다운(top-down) 과제다. 전체적인 목표가 설정되어 있고, 30가지의 모든 과제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 같이 지향하는 형태다. 이에 연구 중간중간 평가나 관여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모든 연구주제들이 이 목적에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처음에는 연구책임자들이 이런부분에 대해 어색하고 귀찮아해서 세팅에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다들 많이 이해하고 목표에도 공감을 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남권 단장: 이 사업은 종료가 계획되어있지만 지속돼야 한다. 2단계 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도 사업의 연속성이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다. 이 사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편익을 증명하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계속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현실을 반영한 의료가 이뤄질 수 있다. 한의협이나 정부에서 이런 과정이 잘 이뤄지도록 협조가 필요하다. 이 사업은 국내에서 가장 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했다. 이 인프라가 그대로 매몰되는 것은 아까운 일이다. 정부에서 이러한 인프라를 잘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협회에서도 이 인프라가 잘 살아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지해주었으면 한다. 사회적 자산으로 생각하고 잘 키워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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