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질병부터 성격까지 좌우하는 미생물의 힘
상태바
[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질병부터 성격까지 좌우하는 미생물의 힘
  • 승인 2019.06.1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균

김홍균

naiching@naver.com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치아 고고학으로 본 한국인의 기원

이 책은 모두 6개의 논문을 합본한 것이고, 제목은 그 가운데 마지막 6번째 논문의 제목을 책 제목으로 삼았으며, 전체가 3부로 나뉘어져 있는 구성이다. 그래서 목차 구성은 제1부에서 ‘치아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란 제목 하에 ‘고고학 유적 출토 인골 치아의 연구 방법’과 ‘한국 고고학의 인골 연구 성과와 전망’이란 2개의 논문을 실어, 체질 고고학의 한 분야인 치아 고고학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제2부에서는 ‘치아 고고학의 활용’이라는 제목 하에 ‘사천 늑도 유적 출토 인골의 분석’과 ‘영남 지역 출토 인골 치아의 분석’ 및 ‘고인골 자료로 본 청동기 시대 한반도 주인의 삶과 죽음’이라는 3개의 논문을 실어, 치아 고고학이 어떻게 고고 인류학에 기여하며, 우리나라 고고학 분야에서의 역할을 실제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방민규 著, 도서출판 맑은 샘 刊

또한 마지막 제3부에서는 이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치아 고고학으로 본 한국인의 기원’에 대한 논문을 실어, 현재까지 유일한 치아 고고학 분야의 유일한 연구자인 저자의 진면목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고고학에서 고고인류학으로, 다시 그 중 한 분야인 체질인류학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치아 고고학의 발전을 이 서적은 보여주고 있다. 비록 단편적인 몇 개의 논문으로 이뤄져있지만, 어느 한 분야의 개척과 그로 인한 학문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학문발전의 노력과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작은 치아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한 전체적인 구성에 커다란 족적을 이루는 모습을 우리는 이 책에서 엿볼 수 있어 다행인 셈이다.

하지만 책으로서의 모습은 아쉬운 바가 또한 크다. 아직 개척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거친 면이 어느 정도는 이해될 만한 것이기는 해도, 용어의 적절한 설명이 부족하여 일반 자연과학자로서도 이해가 어려운 점들이 보인다. 즉 대중성이 부족하다. 이 책의 이해를 위해서는 치아 고고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비록 여타의 자연과학분야의 전공자라도-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통일된 용어의 사용이 필요하다. 또한 지도, 그림, 사진 및 통계의 도표가 상당히 적은 측면이 있다. 그냥 그림 한 장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을 구태여 언어로 이를 애써 표현함으로써 상상을 동원해야 하는 불편함을 많이 보이고 있음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와 같은 측면은 우리 한의학에서도 내재되어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가 한의학이라는 것은, 분명 현대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전통의학이 배제되는 탓이 있기는 해도, 이해도가 떨어지면 당연히 접근성이 떨어지기 마련인 것이라는 점은 태동기에 있는 치아 고고학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수천 년 내려온 전통이라는 점에 어쩌면 우리가 너무 안주해온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 대중이 당연히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 때를 넘었다. ‘알기 쉬운 한의학’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지도 수십 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대중은 어렵기만 하며, 귀신 씨나락 까먹듯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환자가 믿어주기만을 바라는 한의사의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전통의 가치를 어떻게 오늘에 피워내야 할지 많이 고민되는 시점이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김홍균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