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약무위원회서 엄선한 약재…옹기탕전으로 약 고유의 맛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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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약무위원회서 엄선한 약재…옹기탕전으로 약 고유의 맛 살려”
  • 승인 2019.11.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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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 인증 받은 동의한방바로스한의원 원외탕전

처방부터 배송까지 3단계 점검…인증 위해 시설 리모델링 및 전직원 교육 감행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9월 보건복지부 원외탕전 인증을 받은 동의한방바로스한의원 원외탕전 일반한약조제 탕전실. 기존에 인증을 받았던 원외탕전실이 경기도나 부산, 전남 등에 위치했던 것과 달리 이곳은 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시내에 위치한 만큼 서울시 원외탕전의 기준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이곳이 원외탕전인증을 받은 이후부터 원외탕전을 운영하거나 계획이 있는 한의사들이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조영선 사업본부장은 “한의계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요청에 따라 시설과 공정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직접 방문해 설명을 들은 한의사들은 앞으로 원외탕전을 운영할 때 기준을 어떻게 삼아야 할 지 참고가 될 것 같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처음 원외탕전을 시작했을 때는 약 30평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약 250평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 원외탕전의 시설은 크게 제분‧제환실, 경옥고‧공진단 조제실, 탕전실로 구분되어 있다. 각각의 조제과정에서 교차오염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전에는 하나의 넓은 공간에서 약을 조제했지만 원외탕전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분 시의 가루날림이나 약이 섞일 가능성 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고, 이에 작업자들의 순서 등을 통일하기 위해 구획을 구분하게 됐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옹기탕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시중에서 흔히 사용하는 쇠로 만든 압력약탕기에 비해 관리도 까다롭지만 옹기의 게르마늄 덕에 약이 더 부드럽고 순해진다는 장점 때문에 전통방식인 옹기탕전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조영선 사업본부장은 “옹기의 특성상 약의 본래 맛을 살리고 독소를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찌개를 끓일 때는 모든 식재료를 한 번에 넣지 않고 단단한 순서대로 넣는 것이 요리의 상식이다. 약도 마찬가지로 단단한 뿌리, 광물성재료, 줄기 등을 오래 달이고, 비교적 연한 꽃과 잎, 향의 휘발성이 강한 계피나 육계 등은 비교적 덜 끓여야 약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압력탕전을 이용하면 중간에 뚜껑을 열 수 없기 때문에 하나의 약을 달일 때 먼저 넣을 재료와 나중에 넣을 재료를 구분할 수 없다. 그러나 옹기탕전은 뚜껑만 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동의한방바로스 원외탕전에서는 약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엄격한 과정을 거친다. 그 첫 번째는 약재선별이다. 위생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GMP 인증 약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며, 한의사와 한약사 등으로 구성된 약무위원회가 한 달에 두 번씩 약재를 평가한다. 또한 주문한 약이 뒤바뀌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처방부터 조제, 포장, 배송에 이르기까지 각 공정의 담당자들이 총 3번 약을 확인한다. 아울러, 약이 배송된 이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 주문받은 약 2봉지를 별도로 한 달간 보관하고 있다.

이외에도 복지부의 원외탕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위생과 안전을 충족시킬 수 있는 81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러한 까다로움 탓에 이 원외탕전도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인증을 받기까지 약 8개월이 소요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동의한방바로스한의원 원외탕전이 원외탕전인증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조경하 대표는 “한의사나 환자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있는 한약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외탕전인증제 시행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한약에 제약회사수준의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 것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설렜다”며 “이렇게 하면 한약이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고, 21세기 시대에 맞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제도를 알자마자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관련 업무에 경험이 있는 직원을 고용하고, 제약회사를 시공한 업체를 통해 기존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양약과 한약 제조시설이라는 차이가 있어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없던 개념을 도입하려다보니 관련 기준서를 전 직원이 고시공부를 하듯이 준비했다. 그런데도 선례가 없었기에 자문위원들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기준을 다시 확립하는 등의 혼란이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도 두 번의 도전 끝에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의사로서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 대표에게 원외탕전인증을 준비하는 업체를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인증을 받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금과 인력 등의 계획을 신중하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신뢰받는 한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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