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二原者에 대하여(02)《구침십이원(영.01)》12원혈(原穴)의 기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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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二原者에 대하여(02)《구침십이원(영.01)》12원혈(原穴)의 기존 해석
  • 승인 2019.12.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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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모

김선모

mjmedi@mjmedi.com


師曰, ......(중략)...... 少陽脈卑, 少陰脈細, 男子則小便不利, 婦人則經水不通, 經爲血, 血不利則爲水, 名曰血分.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중략)...... 소양맥(少陽脈)이 침(沈)하면서 약(弱)하고 소음맥(少陰脈)이 세(細)하면 남자는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부인(婦人)은 월경(月經)이 막힌다. 경수(經水)는 본래 혈(血)이니 혈(血)의 운행이 원활하지 않아서 수기병(水氣病)이 되는 것을 혈분(血分)이라 한다.

問曰, 病有血分水分, 何也? 師曰, 經水前斷, 後病水, 名曰血分, 此病難治, 先病水, 後經水斷, 名曰水分, 此病易治. 何以故? 去水, 其經日下.

묻기를, 병(病)의 종류에 혈분(血分)의 병(病)과 수분(水分)의 병(病)이 있다고 하니 어떻게 구별합니까? 스승께서 말씀하시기를, 경수(經水)가 먼저 끊어지고 나서 수병(水病)이 생기는 것을 혈분(血分)의 병(病)인데 이 병(病)은 난치이다. 먼저 수병(水病)이 생기고 나서 경수(經水)가 끊어지는 것은 수분(水分)의 병(病)이니, 이 병(病)은 쉽게 치료된다. 어째서 그러합니까? 수기(水氣)가 제거되기만 하면 경수(經水)는 시간이 지나면 통(通)하기 때문이다.

《금궤요략》 〈수기병맥증병치 제십사 水氣病脈證幷治 第十四〉

위 조문은 《금궤요략》 〈수기병맥증병치 제십사 水氣病脈證幷治 第十四〉에서 발췌한 두 조문이다. “少陽脈卑, 少陰脈細, 男子則小便不利, 婦人則經水不通, 經爲血, 血不利則爲水, 名曰血分.”은 수기병(水氣病)의 병인(病因)중 혈(血)에 병(病)이 들게 되면 수기병(水氣病)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름하여 혈분(血分)이라 한다는 내용이다. 다음 조문은 먼저 수기병(水氣病)이 생겼을 때 경수(經水)가 단절되는 혈병(血病)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분(水分)이라 한다는 내용이다.

혈(血)의 문제가 생기면 수액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수액대사에 이상이 생길 때에도 혈(血)의 병(病)이 올 수 있다는 말이다. 혈분(血分)과 수분(水分)의 병증(病症)이 생기는 것은 수(水)와 혈(血)이 근원이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근원(根源)이 같다해서 혈(血)과 수(水)가 같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같은 경수불행(經水不行) 수기병증(水氣病症)이라도 병인(病因)이 혈(血)인지 수(水)인지에 따라 치료방법은 극명히 갈리는 법이다.

위 조문의 주제는 수(水)와 혈(血)은 동원(同源)이지만 수병(水病)과 혈병(血病)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는 것이다. 한의학(韓醫學)이 그만큼 섬세하고 정확한 병(病)의 기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학문이며 ‘비슷하지만 다른’ 풍부한 용어를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한의사(韓醫師)들이 생각하는 한의학적 용어는 그 ‘같지만 다르다’는 이율배반적 통념에 혼란스러운 경우가 매우 많아 보인다.

수(水)와 혈(血)처럼 영기(營氣)와 위기(衛氣) 또한 근원(根源)은 같되 그 존재는 음양(陰陽)의 대척점에 서 있다. 다시 말해 천지(天地)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오곡(五穀)이 인체의 추출분리시스템에 의해 음(陰)과 양(陽)의 극명히 다른 성분으로 추출된 ‘다른’ 존재인 것이다. 한의학 용어의 ‘다른 존재’는 ‘다른 성질(性質)’과 ‘다른 경로(經路)’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교과서에서조차 위기(衛氣)와 영기(營氣)의 존재를 구분하고 경로를 명확히 제시한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한의사들이 생각하는 영위기(營衛氣)의 개념이 영기(營氣)가 위기(衛氣)가 되었다 위기(衛氣)가 영기(營氣)가 되기도 하는 “정기(正氣)의 다른 이름”정도인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구침십이원(영.01)》의 12원은 어떨까?

다음은 《동양의학대사전》과 《영추연구집성》의 원혈(原穴), 12원혈(十二原穴)에 관한 기록이다.

● 원혈(原穴) : 장부(臟腑)의 원기(原氣)가 지나가거나 머무는 혈자리. 원(原)은 본원(本原), 원기(原氣)라는 뜻이다. 원기는 삼초(三焦)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삼초는 원기의 별사(別使; 특별한 임무를 띤 사신)로서, 신간동기(腎間動氣)에서 원기를 끌어내 온몸에 고루 퍼뜨리므로, 인체가 생명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부의 병변은 흔히 십이원혈(十二原穴)에 반영되므로 원혈에 자극을 주는 것은 장부의 병변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추(靈樞)≫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서 「오장에 병이 있으면 십이원혈(十二原穴)에 응하여 나타나는데 원혈(原穴)은 각각 밖으로 나오는 곳이 있으므로 원혈을 명확히 알아 그 반응을 살펴보면 오장의 병을 알 수 있다.(五藏有疾也, 應出十二原, 而原各有所出, 明知其原, 睹其應, 而知五藏之害矣.)」 「대개 이 12개의 원혈은 오장육부의 질병을 주치(主治)한다.(凡此十二原者, 主治五藏六府之有疾也.)」라고 하였다. 십이경(十二經)에 각각 1개의 원혈이 있다. 즉 태연(太淵; 肺), 태계(太溪; 腎), 신문(神門; 心), 대릉(大陵; 心包), 태백(太白; 脾), 태충(太衝), 합곡(合谷; 大腸), 완골(腕骨; 小腸), 양지(陽池; 三焦), 충양(衝陽; 胃), 구허(丘墟; 膽), 경골(京骨; 膀胱)이다. 그 중에서도 수족삼음경(手足三陰經)의 원혈은 모두 본경(本經)의 수혈(輸穴)로 대체한다. 각각 해당되는 장부에 있는 병증을 치료한다. 십이원(十二原).

● 십이원혈(十二原穴) : 1. 오장(五臟) 및 고(膏)와 황(肓)에 배속되어 있는 12개의 원혈(原穴). 곧 좌우에 하나씩 있는 태연(太淵; 肺), 대릉(大陵; 心), 태백(太白; 脾), 태계(太溪; 腎), 태충(太衝; 肝) 등으로서, 오장에 배속된 10개의 원혈에 고의 원혈인 구미(鳩尾), 황의 원혈인 발앙(脖胦; 氣海)을 합하여 모두 12개의 원혈이다. ≪영추(靈樞)≫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서 「이 십이원혈은 오장육부(五藏六府)와 관련된 각종 질환을 다스린다.(凡此十二原者, 主治五藏六府之有疾者也.)」라고 하였다. 2. 오장과 심포(心包) 및 육부(六腑)의 원혈을 말함. ≪난경(難經)≫ <육십육난(六十六難)>에 나옴. 원혈(原穴).

《동양의학대사전》

五藏有六府 六府有十二原 十二原出於四關 四關主治五藏 五藏有疾 當取之十二原 十二原者 五藏之所以稟三百六十五節氣味也

馬・景岳・張・白話는 “五臟은 바깥에 六腑가 있어서 서로 表裡가 된다. 六腑와 五臟의 氣는 겉과 속에서 서로 같으며 十二個原穴이 있다. 十二原穴의 經氣는 양 팔뚝과 양 무릎의 四肢關節部位에서 많이 흘러나온다. 이 四肢關節以下의 穴位는 모두 五臟의 疾病을 主管하여 治療할 수 있어서 대개 이 五臟에서 發生하는 病變은 모두 應當 十二個 原穴을 취하여 사용한다. 왜냐면 이 十二個 原穴은 全身의 三百六十五節이 五臟에서 변화된 氣와 營養을 받아 보내져서 모이는 體表部位이기 때문이다.”고 하였다. 《영추연구집성-영추연구집성간행위원회》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고 익힌 한의학적 용어들은 여러 제가들의 해석들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을 선별하여 배워왔다. 《동양의학대사전》은 12원(原)을 위와 같이 풀이하고 있다.

장부(臟腑)의 원기(原氣), 본원(本原), 원기(原氣)의 별사(別使), 신간동기(腎間動氣)등등... 12원(原)의 해석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해석을 보면 장부(臟腑)의 어떤 근원적인 기(氣)가 머무는 곳, 다시 말해 신간동기(腎間動氣)같은 뭔가 근원(根源)적인 곳으로부터 기(氣)를 끌어올려 온몸으로 보낸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 바탕이 된 역대 제가(諸家)들의 해석 또한 “十二個 原穴은 全身의 三百六十五節이 五臟에서 변화된 氣와 營養을 받아 보내져서 모이는 體表部位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정리하면 원혈(原穴)이란 오장(五臟)의 근원(根源)으로부터 체표(體表)로 에너지를 보내는 곳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마도 원혈(原穴)의 원(原)이라는 글자로부터 어떤 근원(根源)으로부터 발생한 원기(原氣)와 같은 개념을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근원(根源)적인 것에서 발생한 무엇, 그것이 정기(正氣)이건 진기(眞氣)이건 신간동기(腎間動氣)이건 무엇이 문제겠는가? ‘근원(根源)에서 발생한 아주 중요한 무엇’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한의학의 동류이명(同類異名)이란 이율배반적 개념은 어려운 개념을 아주 쉽~게 만들어주는 마법같은 주문이다.

수(水)와 혈(血)처럼 큰 차이의 병증도 근원(根源)이 같기에 의사(醫師)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영기(營氣)와 위기(衛氣)처럼 극(極)과 극(極)의 대척점에 서 있는 개념도 《황제내경》이 말하고 있는 실체(實體)를 깨닫기가 이리도 어렵다.

때문에 수많은 혈(穴)자리중 하나일 뿐인 원혈(原穴)의 비밀(秘密)이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도 풀리지 않았다는 것 또한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용어(用語)를 명명(命名)하였다는 것은 그 존재(存在)를 분별(分別)하였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의 용어는 파악음양(把握陰陽)한 진인(眞人)이 경험한 실체(實體)에 대한 명명(命名)이다. 코와 입을 통해 공급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생명(生命)의 힘으로 전환되는지, 그 전환된 수십가지 생명(生命)의 빛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는지 직접 목도(目睹)한 기록인 것이다. ‘같은 듯 다르게’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 해석해도 될 것이 아닌 것이다. 이리 저리 해석해도 알 사람없다는 위험한 안도감이 수천년의 혼란함을 가중(加重)시켜왔다. 다시 돌아가 《황제내경》의 참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차례이다.

 

김선모 / 반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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