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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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 승인 2004.04.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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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무풍지대인 줄로만 알았던 한의계에도 조용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진료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 있는 의료인들이 세상의 흐름과 호흡하려는 기운이 일고 있다.

본지가 지난 한달간 한의협 전국지부장 인터뷰를 연재하면서 체감한 것도 지부장들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회의나 주재하는 명목상의 자리, 명예직으로 인식하기보다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중앙의 정책을 회원에 전달하는 세터 역할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과거와는 판이한 모습이다.

구체적인 회무현안에 이르러서도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는 모습이 두르러지게 관찰되었다. 똑같은 일이라도 일하는 방식이 달랐다. 틀에 박힌 의료봉사라 해도 이들 지부장들은 총체적인 한의학 홍보 차원에서 접근했다. 의권활동 또한 단순히 항의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중앙회의 과제, 지부의 역할, 회원의 역할을 정확히 구분하면서 스스로 할 것은 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합리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지부장들이 경영마인드를 갖춘 것은 이전 지부장들과 구별되는 변화였다. 회비만 걷을 줄 알았지 불황으로 인한 소득감소현상에는 나몰라라 했던 구태의연한 모습은 사라지고 지부장부터 회원의 소득향상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지부장들은 ‘회원 개개인의 경제사정을 호전시키는 것만큼의 의권활동은 없다’면서 자동차보험과 산재보험 청구 프로그램을 직접 연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가 하면 도농간 소득격차를 반영한 회비수납방식의 근본적 개편까지 요구하고 있다. 중앙회에는 비전과 방향성있는 정책을 요구함은 물론이다.

정부의 지방분권정책과 맞물려 살아나고 있는 지부 활성화 조짐은 한의협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한의협은 그간 정책의 실패를 소극적인 회원과 지부 탓으로 돌리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부와 회원을 나무랄 때는 이미 지났다. 획일적인 지시나 순응만으로는 생산적인 조직이 될 수 없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된 지금 개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살려야 함은 당연하다.

중앙회는 지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사회 때나 선거, 혹은 총회 때만 지부에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수시로 지부의 목소리를 챙겨야 한다. 이왕이면 상시적으로 여론을 수렴하는 장치가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한의협은 지부의 열정과 의지를 뒷받침하는 데 조금이라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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