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청춘이여, 세상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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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청춘이여, 세상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어라
  • 승인 2020.01.3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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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시동

2020년은 20이 두 번 겹치는 해이다보니 자연스럽게 20이라는 숫자가 강조되고 있다. 그로인해 최근 20대를 그리워하는 중년들의 모습을 담는 광고들이 많이 방영되고 있는데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한 번 쯤 나의 20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누군가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을 수 있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계속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인생의 쓴맛을 너무 많이 맛 본 시기였다. 물론 지금은 웃으며 되돌아볼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들었지만 필자처럼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것조차 매우 힘든 요즘 20대 청춘들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꿈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감독 : 최정열출연 :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
감독 : 최정열
출연 :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

택일(박정민)은 학교도 싫고 집도 싫고 공부는 더더욱 싫다며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 학원비로 오토바이를 구매해서 타다가 사고가 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배구선수 출신의 엄마 정혜(염정아)는 택일의 등짝을 때리며 야단을 친다. 이에 택일은 무작정 가출을 하여 군산으로 가게 되고, 숙식제공 배달사원을 모집하는 장품반점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남다른 포스의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을 만나게 된다.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시동>은 매사에 거침이 없어 어딜 가나 매를 벌지만 내면은 때 묻지 않은 철없는 반항아 택일과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의욕이 충만한 상필, 불같은 손맛으로 아들을 키워온 엄마 정혜, 정체불명의 주방장 거석이형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맛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조화를 이루며 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웹툰 속 캐릭터와 똑같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단발머리의 마동석은 관객들에게 비쥬얼 쇼크를 전하지만 그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여하튼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지금의 자리에서 벗어나고픈 주인공이 새로운 환경과 상황을 맞이하며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동>은 웹툰 원작답게 만화적인 상황들이 등장하지만 평범한 우리네 삶 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할 수 있는 결말을 통해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원작을 보지 않고 단발머리 마동석이 등장하는 예고편만 접했던 관객들이라면 큰 웃음도, 큰 감동도 없는 전반적으로 밋밋한 영화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동>은 자극적인 요소 없이 평범하고 착한 캐릭터들을 박정민, 마동석, 정해인, 염정아 등의 배우들이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사람 냄새나는 연기로 다소 거칠지만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통해 인생에서 소중한 행복의 의미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 쯤 겪는 청춘의 일탈일지라도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달리는 과정 안에 있는 청춘들을 응원하며 2020년, 모든 사람들이 올해 계획한 일들을 위해 행복한 시동을 걸어 쭉쭉 앞으로 나아가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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