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신한국경제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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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신한국경제보고서
  • 승인 2004.09.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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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기자들이 본 국내경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의 총수가 10년 후에 뭘로 먹고 살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정부와의 갈등 속에서 나타나는 푸념이 아니라 선진국과 우리의 후발 국가들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가는 한국경제를 생각했을 때, 적절하다는 표현이 맞다고나 할까.

안산공단과 바로 서해를 맞대고 있는 중국 칭따오와의 비교에서 땅값은 40배, 인건비는 10배, 세금은 중국은 면제 혹은 감면, 전기값은 2배... 이미 가격경쟁력을 기준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거나 혹은 물건을 만들어 파는 건 벌써 끝이 났다. 어떻게 버텨보겠다는 건 중국 15억 인구중의 대다수가 아직 개방되지 않는 지역에 있다는, 이제 중국충격이 시작단계라는 것과 뒤이어 따라 오고 있는 인도·브라질·러시아·아프리카 이야기로 이어진다면 저임금, 가격 경쟁력 이야기는 이미 물정을 한참 모르는 이야기이다.

이태백들이 취업자리를 구하려고 한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경제구조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40~50대들이 대충 대학졸업장으로 취업하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 그때는 저임금과 가격경쟁력이 있던 시대에, 중간관리층이나 사무직이 필요했겠지만 이미 그런 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아니 영구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경제 선행지표라는 것이 얼어붙어 있다. 경기는 최소 몇 개월 아니 1~2년 사이에 풀릴 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우리는 후발주자에 비해 나은 기술이 있지는 않을까. 한국의 핵심산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주요 산업에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평균 5년 정도이다. 우리와 중국은 이 핵심산업에서의 평균 차이가 1, 2년 전후가 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한 5년 이후에는 뒤집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중국공산당을 이끌고 있는 칭화대학교 이공대 출신 정치지도자들의 중국과학기술에 대한 지도력은 무서울 정도이다. 자국내에 공장을 만들고 연구소를 만들라고 살살 꼬시기도 하고, 막강한 수출입흑자를 바탕으로 필요한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째로 흡수한다. 우리의 하이닉스와 쌍용자동차도 중국이 매각 일순위이다.

온 국민들이 zero-sum인 부동산에 매달리고 있을 때, 현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의 심포지움에서 지금의 한국경제현실을 설명할 모델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 같다.

이 책은 각 분야의 경제기자들이 쓴 것으로 현장감이 있다. 대안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반론이나 논쟁의 여지를 가지고 있고, 경제전문지답게 전체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들도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이 일선에서 느끼는 경제현장감을 간결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실용적인 책이다. <값 1만4천8백원>

권 태 식 (서울 구로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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