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創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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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創意
  • 승인 2020.02.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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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9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202029일에 LA 할리우드의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개최된다. 2019514일부터 525일까지 열렸던 제72회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Parasite)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기생충은 지난 15일에,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수여하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Critics Choice Awards), 뉴욕비평가협회, 전미비평가위원회 등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더구나 역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에 모두 후보로 올랐던 영화들은 예외 없이 외국영화상을 받았으므로,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은 확실하다고 예측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적은 없었다. 즉 역대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중에서 작품상을 함께 받았던 적이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과연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최초의 영화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품상에서 강력한 경쟁작인 샘 맨더스 감독의 1917이 있지만, 기생충의 분위기도 좋고 기세도 놀랍다.

자막이 있는 영화에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많은 관객들이 기생충을 통해서 1인치의 장벽(the one-inch tall barriers of subtitles)을 허물고 있다. 20191011일에 미국 뉴욕과 LA에서 3개관으로 개봉한 이후에 상영관을 1060개까지 늘렸으며, 2020119일을 기준으로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31567648달러(377억원)를 기록했다. 한국 영화 역사 100(2019), 그리고 101년이 시작된 때에 봉준호 감독은 세계인의 가슴 속에 그의 이름을 뚜렷하게 새겨 넣고 있는 것이다.

 

(1) Jimi Hendrix

어린 시절에 기타에 미쳐버린 소년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가 가난해서 기타를 사 줄 수 없었다. 소년은 방에서 빗자루로 기타를 연주하는 흉내를 내면서 꿈을 키웠다. 그가 일렉트릭 기타를 처음 갖게 된 것은 16살 때였다. 곧바로 밴드활동에 몰두하게 된다. 그는 이후에 영국에서 데뷔하였고 3년간 활동했다. 그리고 27세에 요절했다. 바로 기타의 신()’으로 추앙 받는 지미 핸드릭스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건너간 지미 핸드릭스는 일주일 후에, 크림(Cream)의 공연장에 에릭 클랩튼을 만나러 찾아가서 함께 연주를 하자고 요청한다. 지미 핸드릭스는 하울링 울프(Howlin' Wolf)‘Killing Floor’란 곡을 자신 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연주해버렸는데, ‘에릭 클랩튼은 지미의 연주를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곡을 따라가지도 못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미가 미국에서 리틀 리처드 밴드에서 세션맨으로 활동할 때, ‘리틀 리처드보다 옷을 더 멋있게 입는다고 해고를 당하기도 했듯이 지미 핸드릭스는 패션감각도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기타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고 항상 열정이 넘쳤는데 지독한 연습벌레이기도 했다. 그는 대기실에 있을 때도 기타를 놓지 않고 늘 연습을 했다고 한다.

 

(2) Woodstock Festival

1969년의 미국은 인종차별, 베트남전쟁 반전시위 등으로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2차세계대전 직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소위 '꽃 운동(Flower Movement)'에 동참하며 히피족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들은 반전, 사랑, 평화를 외쳤지만 적극적인 의미의 사회참여가 아니라 도피적이자 이상향만을 찾는 소극적인 계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뉴욕 주의 베델 평원(농장)에서 1969815일부터 3일간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는데, 모든 장르의 록음악이 총집결한 한바탕의 잔치였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817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인물은 지미 헨드릭스였다.

그가 연주한 곡은 예상 밖으로 미국 국가인 'The Star-Spangled Banner‘였다. 기타를 제외한 어떤 악기도 배제한 채 무대에 선 그는 마치 기타를 때리듯이 연주하기 시작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기타에서는 갖가지 파열음과 소음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을 들은 관중들은 그것이 총격과 포화의 전쟁터를 묘사하고 있는 것임을 금세 알아 차렸다. 그는 기타로 시대정신을 표현했던 것이다.

 

(3) 봉준호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저마다 특정한 장르로 분류하기가 어렵다. 장르적인 특성을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 코미디에서 서스펜스 스릴러로 가족극이다가 괴수액션물이 된다. 2003년 작 살인의 추억은 마치 버디무비(buddy movie)처럼 진행되다가 영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기생충도 국문광(이정은 분)이 비가 쏟아지는 날 초인종을 누르는 씬(scene)부터 앞부분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느닷없이 벌어진다.

그것들은 감독이 미리 치밀하게 조직한 것이다. 모든 장면은 감독이 직접 그리고 만들어 놓은 스토리보드 안에 들어있던 것들이다. 무계획적이고 무질서하게 일어나고 이어졌던 사건들이, 모두 철저하게 사전에 계획되고 조직되었다는 것에 관객들은 놀라게 된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 스스로는 그것을 강박(强迫)’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어야만 하며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것이다.

칸에서 기생충이 공개된 후에 영화전문매체인 인디와이어(IndieWire)는 이렇게 평했다.

The director refers to his furious and fiendishly well-crafted new film as a ‘family tragicomedy’, but the best thing about Parasiteis that it gives us permission to stop trying to sort his movies into any sort of pre-existing taxonomy with Parasite. Bong finally becomes a genre unto himself.

봉준호는 마침내 스스로 장르가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남들이 했던 것은 안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고, 다른 인터뷰에서는 창의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성공이라고 했다.

 

(4) 창의

창의는 새로운 생각이다. 그것은 과거와 다르고 남과 다른 생각이다. 창의는 행동으로 표출되고 몸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다. 지미 핸드릭스의 우드스톡 공연이 그렇다. 그는 기타로 미국 국가를 연주하면서 반전메시지를 함께 구현했다. 다른 어떤 기타리스트도 시도한 적이 없었던 방식이었다.

서스펜스(suspense)의 대가였던 히치콕처럼, 봉준호 감독은 이전부터 존재하는 어떤 종류로도 분류되기를 허락하지 않고자체로 장르가 되었다. 이것이 금양체질(Pul.)이 가진 창의이다. 남과 다른 새로운 생각을 금양체질만 품으라는 법은 없다. 체질이란 다름이니 각 체질마다 창의를 발휘하는 기제(機制)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양체질은 태양인이다. 동의수세보원확충론太陽之性氣 恒欲進而不欲退라고 하였다. 태음인은 恒欲靜而不欲動이다. 이때 진()은 진취적, 이상적, 개혁적, 혁명적이며, ()은 보수적이며 현실적인 측면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금양체질의 창의는 진취적이고 이상적이며 개혁적이고 혁명적일 것이다.

참고 문헌 & 자료

1) 이경성 [검색본 동무 이제마 선생 전체 원문자료] 2000. 4. 24.

2) https://www.indiewire.com/2019/05/parasite-review-bong-joon-ho-1202143634/

3) MBC스페셜, 칸의 거장 봉준호의 모든 것! (810) 2019. 6. 3.

4) tvN 커버스토리, 봉준호 감독은 어떻게 세계를 사로잡았나? (5) 2019. 6. 6.

 

각주)-----------------
1) AMPAS : 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2)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3) 나는, 종편을 통해서 시상식이 생중계되는 2020년 2월 10일(월) 오전 10시 이전에 이글을 신문사에 보낼 것이다.  
4)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영화상이다.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뉘어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을 시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할리우드 권력자들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개최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임박한 시기에 열려 아카데미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전통을 세웠다. 많은 이들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근거로 아카데미의 결과를 예측하며,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매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5) 미국과 캐나다의 방송영화비평가협회(Broadcast Film Critics Association BFCA)에서 시상하는 영화상이다. 
6) 스페인어로 만들어진 멕시코 영화 '로마'(2019년, 감독 알폰소 쿠아론), 프랑스어 영화 '아무르'(2013년, 감독 미카엘 하네케), 중국어 영화 '와호장룡'(2001년, 감독 이안),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1999년,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프랑스 영화 'Z'(1970년,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이다. 
7) 아카데미 국제영화상(Academy Award for 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은 2020년 이전에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Academy Award for Best Foreign Language Fim)이라 불렸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제작된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삼는 부문이며, 외국어영화상 시절에는 비영어권 언어로 제작된 영화들을 대상으로 삼도록 하였다. 여타 부문과는 달리 미국에서 반드시 상영될 필요는 없다는 조건도 존재한다.
8) 영화 속에 “실전은 기세야. 기세”라는 기우(최우식)의 대사가 있다. 
9) (1942. 11. 17. ~ 1970. 9. 18.)
10) 크림(Cream)은 1966년 결성된 영국의 하드록 슈퍼그룹이다. 잭 부르스(베이스), 에릭 클랩튼(기타), 진저 베이커(드럼), 3명으로 조직되었다. 
11) 천재는 타고 난 재능도 뛰어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몰두한다. 그런 열정과 강박이 없다면 그는 진정한 천재라고 볼 수 없다.
12) 정식 명칭은 ‘The Woodstock music and art fair 1969’이다.
13) 하지만 베델 평원은 정식 공연장이 아니라서 음향시설이 형편없었고 음식과 물과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폭우가 쏟아져 농장은 거대한 진흙뻘 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도 우드스톡에 이르러 절정에 달한 미국의 히피문화(즉 반문화 공동체)의 열기를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사흘 동안 우드스톡은 공연과 마약을 마음껏 즐기고, 사랑이 넘쳐나는(집단섹스) 히피들의 해방구였다고 할 수 있다.
14) 8월 17일 공연 순서 
   : The Grease Band / Joe Cocker / Country Joe and the Fish / Ten Years After / The Band / Blood, Sweat & Tears / Johnny Winter / Crosby, Stills, Nash & Young / Paul Butterfield Blues Band / Sha-Na-Na / Jimi Hendrix

15)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1899. 8. 13. ~ 1980. 4. 29.)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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